<그것이 알고 싶다>오토바이 보험료의 비밀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6.13 09: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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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다다~’ 오토바이 보험료가 수입차 두 배?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그동안 책임보험 의무가입 대상자가 아니었던 50cc미만 이륜차도 국토해양부의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오는 7월 1일부터는 각 구청에 차량등록을 해야 하고 책임보험에도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대략 24~27만 대 정도로 추산되는 국내 50cc 미만 이륜차 가운데 보험에 가입한 차량비율은 10%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코앞으로 다가온 7월 1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이 시작될 경우 무더기 범칙금 부과 사태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무보험 운행 시에는 범칙금 10만원이, 미사용 신고운행 시에는 과태료가 최고 50만원까지 부과되는데도 스쿠터이용자들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토바이 가게를 운영 하고 있는 김모씨는 정부의 스쿠터 의무사용신고제 발표 직후부터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 걱정이다. 지난주에는 보유하고 있던 중고 스쿠터 수 십대를 헐값에 처분하기도 했다. 국토해양부의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오는 7월 1일부터는 50cc미만 이륜차도 차량등록 및 책임보험에 의무가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스쿠터는 주로 돈이 없는 대학생들이나 서민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법 개정이후 스쿠터를 이용하기 위해 매년 큰돈을 내야한다니 당연히 구입을 망설이는 것"이라며 "스쿠터 의무사용신고제는 아예 스쿠터를 타고 다니지 말든지 불법으로 스쿠터를 타라고 강요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갑자기 쏟아져 나온 매물로 인해 스쿠터의 가격이 급락했지만 스쿠터를 구입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보험료=스쿠터 가격

현재 30대 초반 이용자가 책임보험에 처음 가입할 경우 회사별로 20만~40만원대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이용자들은 "보험료가 중고 스쿠터 1대 값과 비슷하다"며 불만을 터트린다.

지난 1월 의무보험 도입 공고 이후, 26세 이하 대학생이 통학용으로 이용할 경우 종전보다 할인을 해주는 등 가정용은 평균 25% 가량 보험료를 인하했지만, 여전히 불만이 많은 실정이다. 또 보험료는 가정용, 비유상 배달용(피자, 치킨, 중국음식 배달용), 유상 대여 배달용(퀵서비스, 대여용)으로 분류돼 부과되는데 가정용은 그나마 보험료 수준이 덜 비싼 편이지만, 배달용 오토바이의 책임 보험료는 웬만한 고급 수입자동차 책임 보험료의 2배 수준이나 된다. 모 수입자동차 중급모델의 책임보험료가 대략 40만원 선인데 음식점 업주가 가입해야 하는 배달용 오토바이의 보험료는 1대에 80만원 선이었다.

만약 배달용 오토바이를 4대 가량 운영하고 있다면 업주는 보험료로만 매년 내야 하는 돈이 300만 원을 훌쩍 넘긴다는 계산이 나온다. 배달원이 다칠 경우를 고려해 자기차량보험까지 든다면 액수는 더 올라간다.


이미 많은 자영업자들이 경기침체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스쿠터 의무사용신고제가 자영업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보험개발원에서는 사고율 등을 계산해 산출한 결과 50cc 미만 이륜차의 1대 당 평균 책임보험료를 가정용은 12만원, 피자나 치킨 배달용은 23만원, 퀵서비스 배달용은 31만원 수준이 적당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들은 "오토바이가 워낙 사고율이 높고 한 번 사고가 나면 엄청난 피해금액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험료를 낮게 책정할 수 없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륜차 의무가입으로 '새로운 시장'이 생겨 보험사들이 더 좋은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사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치사율이 높은 이륜차의 보험가입을 많이 받아봤자 남는 것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며 "비싼 보험료 책정으로 사회적 비판을 받고 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처럼 소극적인 보험사들의 태도가 저조한 보험가입률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입대상자 비싼 보험료에 반발…보험 가입률 ‘비상’
보험 가입률 10%미만, 미가입 무더기 적발 우려

게다가 일부 보험사의 경우는 기존에 이미 의무가입 대상이었던 50cc 이상 오토바이의 보험료도 슬쩍 인상한 것으로 드러나 보험사의 횡포가 극에 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물론 보상 대상과 폭이 크게 상향됐다는 설명을 하고 있지만 갑자기 수 십만원이나 오른 보험료에 가입자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스쿠터의 차량등록절차도 복잡해 많은 스쿠터 이용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한 스쿠터 이용자는 "스쿠터의 경우는 번호판 자체가 없어 매매계약서 등의 서류는 작성하지 않았으며 그냥 일반 물건을 구입하듯이 돈을 주고 산 것인데 이제와서 스쿠터가 내 것임을 증명하기 위해 따로 보증인까지 내세워야 한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스쿠터를 주로 타고 있는 계층 중 농어촌 주민이나 가정주부 등은 어떻게 차량등록을 해야 하는지조차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스쿠터 차량등록율과 보험가입률이 미비하자 국토해양부에서는 시민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집중적인 홍보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 라디오 등 언론매체 홍보는 물론이고 버스 및 지하철 등에서도 광고를 실시하고 관공서 및 이륜차 대리점 등에 리플릿을 작성해 배포했다. 특히 부산, 광주, 대전 등 각 지역별 홍보도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높은 보험료 부담에 대해서는 "보험료가 다소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지금까지 안전사각지대에 있던 50cc미만 이륜차의 안전관리 강화와 사고 시 피해보상 차원에서 꼭 필요한 조치"라며 "의무가입을 통해 도난 범죄, 폭주족 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 사실상 높은 보험료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음을 인정했다.


보험료 등에 대한 사항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은 각 보험사들의 오토바이 보험료 수준에 대해 전면적인 점검에 나서 적정수준 이상을 부과한 부분이 있다면 시정조치 한다는 방침이지만, 이 또한 보험업계와의 지루한 힘 대결로 번질 가능성이 커 실제로 보험료가 현실화되기까지는 무척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입절차도 '복잡'

한 스쿠터 이용자는 "정부의 일방통행적인 정책시행에 무척 화가 난다. 당연히 처음 정책을 구상할 때부터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대책을 마련해 놓고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최소한 현실적인 보험료 인하대책을 마련하기 전까진 정책의 시행을 유예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스쿠터 이용자들의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국토해양부는 스쿠터 의무사용신고제를 계획대로 시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가입대상자들은 일단 보험사 별 보험료를 비교해 최대한 싼 가격에 가입하는 것만이 현재 유일한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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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