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야구부 탐방> 서울 덕수고등학교

선진 시스템으로 새싹들 무럭무럭

<일요시사>가 야구 꿈나무들을 응원합니다. 야구학교와 함께 멀지 않은 미래, 그라운드를 누빌 새싹들을 소개합니다.

강팀의 조건은 무엇인가? 그리고 강팀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우리나라 초중고의 엘리트 야구부를 취재하면서 품게 된 근본적인 의문점이다. 이 같은 의문에 대한 단초를 어느 고등학교의 야구부를 관찰하며 잡게 됐다.

그 학교는 바로 고등부의 최고 명문 중 하나인 서울 덕수고등학교 야구부다. 1980년 창단 이래 20여년에 걸쳐 덕수고 야구부가 추구하고 구축해온 시스템은 국내 엘리트 야구부 운영에 하나의 지향점을 제시해 준다.

그렇다면 덕수고가 보여주는 강팀의 요소들은 무엇인가. 첫 번째로 학교 내에 잘 구축된 인프라를 꼽을 수 있다. 덕수고는 최근 10여년에 걸쳐 야구부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과 그 실행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잘 구축된 인프라
전폭적 협조·지원

관할 구청의 지원을 받아 학교 운동장에 인조잔디와 야간 연습을 위한 라이트 시설을 설치했고, 학교 당국과 동문회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선수단 숙소를 전면 개보수했다. 이웃한 행당여중과의 학교 부지 맞교환을 통해 학교 내 실내 연습장과 웨이트 트레이닝장도 마련했다.


인프라 조성은 막대한 비용을 요구하는 것이었고, 관할 구청은 물론 학교 당국과 동문회까지 야구부와 야구에 대한 전폭적인 이해와 협조가 없다면 실현되기 어려운 요소다.

다음으로는 코칭스태프 구성과 이들의 보직 분담, 보고와 지휘체계의 구축이다. 감독을 정점으로 수석코치와 투수코치, 그리고 야수코치 등으로 보직이 분담된 시스템은 덕수고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고등학교 야구부들이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덕수고 야구부에서 코칭스태프들에게 분담된 업무는 좀 더 세밀하고 야구 외적인 분야(선수들의 식단 관리와 건강 검진, 학업과 일상적인 생활 등)까지도 그 대상을 넓힌 상태다.

분담 지휘체계 구축
적절한 프로그램 운용

세 번째로는 좋은 선수들의 수급과 선수 훈련 프로그램, 그리고 프로그램의 적절한 운용이다. 마지막으로 20여년 동안 덕수고에서 감독과 코치로 재직하며 정점에서 각종 지원을 이끌어 낸 정윤진 감독도 강팀의 요소다.

다음은 정 감독이 소개한 2017시즌 유망주들이다. 정 감독은 “프로구단으로 진출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과 재질을 갖춘 선수들”이라고 평가했다.

▲양창섭(180cm/74kg, 우투우타, 청량중 출신) =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자타공인 고등학교 넘버원 투수다. 만 15세인 작년 2015년 추계리그 대회에 출전, 150km/h의 구속을 선보였다. 고등학교 2학년생인 올 시즌 덕수고가 황금사자기와 청룡기 전국대회서 2관왕을 차지하는 것에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


▲김동찬(181cm/85kg, 우투우타, 청량중 출신) = 양창섭에 버금가는 투수다. 체격 조건은 오히려 양창섭 보다 우위에 있다. 현재 구속은 140km/h 중반 정도고, 동계훈련 후에 150km/h에 육박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신력이 강하고 승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금년도 추계리그 결승전서 덕수고의 선발로 등판, 장충고의 막강 타선을 잠재웠다.

▲백미카엘(181cm/75kg, 좌투좌타, 잠신중 출신) = 좌완의 투수다. 제구력이 뛰어나고, 변화구의 움직임과 각도가 훌륭하다. 금년도 추계리그 장충고와의 결승전서 김동찬에 이어 불펜 투수로 등판, 장충고의 타선을 농락했다.

▲박용민(188cm/81kg, 우투우타, 신월중 출신) = 투수이고 우월한 체격 조건으로 성장 가능성이 많은 선수다. 직구의 위력이 훈련을 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다. 변화구의 제구력 또한 갖췄다.

▲최건희(182cm/63kg, 좌투좌타, 잠신중 출신) = 덕수고가 보유한 또 한 명의 좌완 투수다. 체격의 보완이 필요하지만 제구력이 동반된 영리한 투구를 하며 작년 시즌부터 출장했던 풍부한 실전 경기 경험이 있다.

▲박동수(172c m/63kg, 우투좌타, 경원중 출신) = 사이드암 투수다. 중학교 때까지는 내야수로 뛰었으나, 덕수고 진학 이후 그의 균형 잡힌 투구폼을 평가했던 정 감독으로 인해 보직을 투수로 전향했다. 빼어난 제구력을 갖고 있으며, 구속도 130km/h이 넘는다. 작년 시즌 보다 10km/h 늘었다. 금년도 추계리그 결승전 마무리 투수로 나와 덕수고의 우승에 일조하며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윤영수(178cm/72kg, 우투우타, 이수중 출신) = 포수로 2학년생인 올 시즌부터 주전으로 안방을 꿰차고 있는 선수다. 정 감독이 ‘똑똑한 포수론’을 말했을 때 예를 들었던 선수다. 포수로서 잘 갖추어진 기본기 이외에 똑똑하고 영리해 타자와의 승부는 물론 경기장서의 수비 시에 모든 것을 조율한다. 장타력을 갖춘 타격 솜씨도 뛰어나 덕수고의 막강 타선서 4번 타자를 맡고 있다.

▲김민기(175cm/67kg, 우투우타, 선린중 출신) = 내야수로 주로 2루수를 맡고 있다. 센스가 뛰어나 공수의 핵심 역할을 한다. 덕수고 야구부의 야수들은 공격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수비력이 뒷받침 안 되거나 그 반대인 경우 또한 경기의 출장이 거의 막혀 있는데, 김민기는 2학년인 올 시즌에도 거의 붙박이로 모든 경기를 출전했다. 덕수고의 리드오프로 정교한 타격에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

▲양원중(175cm/60kg, 우투우타, 청량중 출신) = 김민기와 더불어 내야수의 핵심 역할을 하는 선수다. 주력과 주루 플레이가 뛰어나고 수비의 기본기와 송구 능력이 뛰어나다. 정교한 타격에 일발장타의 장타력도 갖췄다. 금년도 추계리그 결승전서 장충고 에이스 성동현을 상대로 1회 말 만루 찬스에서 싹쓸이 2루타로 덕수고의 완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인혁(180cm/76kg, 좌투좌타, 상명중 출신)·신승환(178c m/74kg, 우투우타, 언북중 출신)·전이준(전영민에서 개명, 180cm/80kg, 우투우타, 잠신중 출신) = 덕수고 타선의 핵을 이루는 외야수들이다. 모두 뛰어난 주력을 바탕으로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수비력이 있다. 장타력도 갖췄다. 덕수고 외야수에는 이밖에도 1학년생으로 올해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의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던 변중섭(174cm/65kg, 우투우타, 청량중 출신)이 그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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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