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대한체육회장 선거> '다크호스’ 전병관이 뜨는 이유

“체육회는 체육인에게 맡겨주세요”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체육계 대권 경쟁이 뜨겁다. 통합체육회 초대 회장을 뽑는 제40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으며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 구도는 ‘5파전’. 이 중 유력한 후보를 꼽아봤다.

통합체육회(대한체육회+국민생활체육회) 초대 회장선거관리 위탁을 받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에 지난달 23일, 총 5명의 후보자가 등록을 마쳤다. 장정수 전 볼리비아 올림픽위원회 스포츠 대사, 이에리사 전 국회의원,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 수석부회장, 장호성 단국대학교 총장, 전병관 경희대학교 체육대학 스포츠지도학과 교수 등이다. 이들은 저마다 선거사무소를 꾸리고 장점과 이력을 내세워 선거인단 표심 공략에 나섰다.

스포츠 발전 기여

가장 눈에 띄는 후보는 전병관 후보다. 전 후보는 이번 선거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해 61세(1955년생)인 전 후보는 ‘체육회는 체육인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행기는 조종사에게, 배는 선장에게, 체육회는 체육인에게’가 그의 슬로건. 50년간 한결같이 체육인으로 살아와 누구보다도 체육계의 문제와 애환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유도선수 출신으로 전문체육은 물론 생활체육계에도 유명한 인물이다. 경희대 체육학과 학사, 경희대 대학원 석사, 일본체육대학대학원 체육학과 석사, 한양대 대학원 체육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국민생활체육회 부회장과 대한체육회 이사, 한국체육학회 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 동계유니버시아드 총감독 등을 역임했다. 인문학 명강의로 유명한 전 후보는 교양강좌에 600여명의 학생이 몰려 체육계의 마이클 샌델로 불리기도 했다.

지금 체육계는 엄청난 위기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체육회에 전혀 체육을 모르는 사람들이 와서 일을 하면 되겠습니까. 운동선수로 시작해 쌓아온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체육의 선진화를 이끌겠습니다.”


전 후보는 한국체육을 위기에서 구해달라는 체육계 원로와 선후배 체육인, 생활체육 관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장고 끝에 출마의지를 굳혔다.

체육단체 여러 요직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체육인맥과 소통하고 부딪치며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체육 전문가인 많은 체육 전공 출신들과 현역 은퇴선수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대우받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겠습니다.”

전 후보는 주요 공약사항으로 혁신 5대 과제상생 5대 과제를 내놓았다.

먼저 혁신 5대 과제로 세계 최상위권 경기력과 생활체육 기반조성 재정 200% 증액 대한체육회 가맹 협회 및 시도체육회의 위상 제고 체육행정 전담부처 체육청 설치 체육관련법 정비를 통한 체육기반 확장 남북통일 체육과 국제스포츠 외교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통합체육회 초대 회장 가열 ‘5파전’
전문체육·생활체육 지지로 급부상
“독립성과 재정 확충 위해 뛰겠다”

여기에 상생 5대 과제로 체육지도자의 역량 강화 및 고용 안정 선수 및 체육전공 출신자의 체육단체 채용 확대 체육단체 재정 및 대국민 홍보 강화 대한체육회 시너지 효과 극대화 및 깨끗한 이미지 제고 국민 건강 및 체육복지 적극 기여 등을 내세웠다.

전 후보는 체육인 출신답게 현재 체육계가 직면한 문제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가장 많은 비중을 둔 부분이 ‘갈길(독립성)’과 ‘살길(재정 확충)’이다. 이 두 가지 난제 해결을 통해 체육인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체육행정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발전을 위해 체육관련업무를 주관하는 독립된 체육청을 설립해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 잘하게 되면 정부가 나서는 일이 줄어들 겁니다.”
 

정치적 독립이라고 해서 정부와의 대결 구도를 뜻하는 건 아니다. 어차피 체육계는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 후보는 같은 맥락에서 재정 확보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대다수의 체육인은 생계가 힘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올림픽서 금메달을 땄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진 않아요. 체육계 발전을 위해서는 구성원이 행복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재원 확보가 절실합니다.” 

재원 확보 방법도 제시했다. 

“여아를 막론해 많은 정치인을 만나 재정 문제를 해결할 겁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체육이 국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해 예산을 확보하겠습니다.” 

재정과 관련해 마사회도 예로 들었다. 현재 농림수산부에 속해 있는 한국마사회 등의 관할을 바꿔야 한다는 것. “마사회가 농림수산부에 있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죠. 마사회서 벌어들이는 10∼20%만 체육계를 위해 쓴다고 해도 체육인들을 위한 노후 연금 제도 등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겁니다.” 

대한체육회 통합과정에서 나온 불협화음도 숙제다. 이에 대해 전 후보는 “파벌 싸움, 괴리, 갈등 등을 잘 풀 수 있도록 양쪽 의견을 잘 취합해 화합을 이루는 메신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조리 없는 조직원, 투명한 조직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육인 생계가 먼저 

제40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달 5일 오후 1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다. 이번 선거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지난 3월 통합 후 선거로 선출되는 첫 통합체육회장이기 때문.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과연 누가 체육인 600만명의 대표가 될까. 온 국민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한체육회장 선거 어떻게? 

문화체육관광부는 “대규모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첫 선거인만큼 금권 및 혼탁 선거를 방지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했다. 각 후보는 10월4일까지 11일간 선거공보, 전화(문자메시지 포함), 정보통신망, 선거 당일 소견발표 등을 통한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선거방식은 종전과는 다르게 진행된다. 기존에는 50여명의 대의원 투표로 회장을 선출했지만, 이번 선거부터는 대한체육회 대의원 62명, 회원종목단체 710명, 시·도체육회 278명, 시·군·구체육회 355명 등 총 1405명의 선거인단이 투표에 참여한다. 당선인은 유효투표 중 다수 득표자로 결정된다. 단, 다수 득표수가 동수인 경우 연장자로 결정된다. 임기는 2020년까지. 신임 체육회장은 등록선수 600만명을 관리하며 연 40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한다. <우>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