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부추기는 힐링의 숲을 찾아서 ⑤경기 양평군

숲에서 놀고 쉬고 건강도 지키자!

숲은 몸과 마음을 위로해주고, 차분한 휴식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숲을 만나기만 해도 좋은데, 숲에서 몸과 마음까지 치유하는 곳이 있다. 바로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치유의 숲이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산음 치유의 숲은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연 치유의 숲으로, 수도권에서 가까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수도권과 가까워 찾기 쉬운 산음 치유의 숲
비·예약제로 운영되는 숲 치유 프로그램

산음 치유의 숲은 봉미산(856m) 남쪽 자락에 자리한 국립 산음자연휴양림 내에 있다. 봉미산 주변으로 남쪽에 용문산, 서쪽에 유명산과 중미산, 동쪽에 소리산이 있어 산이 깊고 숲이 울창하다. 용문산 때문에 그늘이 생긴다고 ‘산음’이라는 지명이 붙은 만큼 울울한 숲의 규모가 느껴진다. 산음 치유의 숲은 휴양림 매표소와 산림문화휴양관을 지나 왼쪽에 보이는 건강증진센터로 가면 된다. 산음 치유의 숲은 4~11월 예약제와 당일 비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제는 5인 이상 가족이나 단체가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자 구성에 따라 해오름숲(2030 직장인), 차오름숲(중년 남성과 여성), 정다움숲(가족과 어르신), 나눔의숲(장애인, 청소년, 단체) 등 맞춤형 숲 치유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당일 비예약제는 5인 이상이면 예약 없이 숲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며, 매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2시에 진행한다.

오감 체험 등
다채로운 구성

숲 치유 프로그램은 오리엔테이션, 하늘 경보기, 숲 속 오감 체험, 음이온 소리 명상, 맨발 체험, 소원아! 소원아!, 꽃 편지 쓰기 등으로 구성된다. 꽃 편지 쓰기를 제외한 숲 치유 프로그램은 무료다. 숲 치유 프로그램이 어떻기에 많은 사람들이 치유와 힐링을 이야기할까? 참가자들과 함께 숲으로 떠나보자.

치유의 숲과 숲 치유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마치면 치유의 숲으로 이동한다. 먼저 간단한 의식을 하는데, “제가 숲에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하고 숲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이다. “숲의 주인은 누구일까요?”라는 산림치유지도사의 질문에 다양한 답이 나온다. ‘나무’ ‘흙’ ‘동식물’에 이어 ‘산림청’이라는 대답에 웃음이 터졌다. 숲과 하나 되기 위한 의식을 치르고 숲으로 들어간다.


가장 먼저 치유의 숲길을 따라 지그재그로 이어진 데크를 천천히 둘러보며 걷는다. 차분히 시선을 던져두고, 여유롭게 호흡하며 걷는 길이다. 구상나무의 향기와 맛을 느끼며 숲 속 오감 체험을 하고, 소나무와 리기다소나무, 잣나무를 구별하는 법도 배운다. 산림치유지도사가 소나무와 리기다소나무, 잣나무 잎의 개수를 쉽게 알 수 있도록 노래와 율동을 보여준다. “소나무 잎은 두 개래요~ 두 개래요~ 두 개래요~ 리기다 잎은 세 개래요~ 세 개래요~ 세 개래요~ 잣나무 잎은 다섯 개래요~ 다섯 개래요~ 다섯 개래요~” 중독성 있는 노래에 율동은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한다. 참가자들은 처음에 개인 율동을 어색해하지만, 금세 노래와 율동에 익숙해진다.

발목과 허리, 팔다리 두드리기, 열까지 세며 호흡하기 등 삼림욕 체조, 뱀과 새의 눈이 되어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기, 소원을 들어주는 바위에서 소원 빌기,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숲길 걸어보기 등 숲 치유 프로그램이 차례로 이어진다. 숲 치유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음이온 소리 명상, 누워서 하늘 바라보기다. 음이온 소리 명상은 폭포 소리, 산새 소리, 바람 소리가 일렁이는 계곡 가에 자유롭게 앉아 소리에 집중한다. 다양한 소리를 듣기도 하고, 한 가지 소리에 집중해보기도 한다. 음이온이 풍부한 숲과 계곡 주변에 앉아 눈을 감고 있노라면 소리에 자기 모습이 투영되고, 자신에 대한 생각과 반성으로 이어진다.

산음 치유의 숲에서는 매주 토요일, 엄마와 태아가 교감하는 숲 태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산음자연휴양림에서는 휴양림 내 1.5km 숲길을 따라 자연을 만나고, 자연 체험 놀이를 하는 숲 체험이 매일 두 차례(오전 10시, 오후 2시) 진행되고, 나무 목걸이 만들기와 꽃부채 만들기 같은 공예 체험도 할 수 있다.

양평군에서 운영하는 건강한 여행을 소개한다. 헬스투어는 청정 자연에서 전문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몸의 변화를 체험하는 특화 프로그램이다. 혈압, 키, 몸무게,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고, 건강과 휴식,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측정 지수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느껴보는 체험 여행이다. 소리산 코스, 물소리길+자전거길 코스, 쉬자파크 코스가 있으며, 힐링을 테마로 한 소리산 코스가 인기다. 당일과 1박2일 일정에 따라 가격과 프로그램이 다르다. 헬스투어센터에서 건강 체크가 끝나면 양평의 가장 북쪽에 자리 잡은 석산1리 마을회관으로 옮겨 점심 식사를 한다. 마을에서 나는 나물을 이용해 곤드레밥과 취나물전, 장아찌 등을 내는 건강한 밥상이다. 점심 식사가 끝나면 마을에서 시작해 산음천과 소리산을 따라 하천 길과 숲길을 걷고, 숯가마 찜질로 건강·휴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헬스투어에 포함되는 건강·휴식 프로그램은 다양하고 세밀하다. 가이드와 코디네이터가 참여해 지형 요법, 기후요법, 크나이프 요법, 온열요법, 횡와외기욕 등을 진행한다. 힘들거나 피로해지지 않도록 쉬엄쉬엄 걷고, 중간중간 휴식과 퀴즈, 놀이 등이 이어져 남녀노소가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스스로 돌아보는
명상의 시간

서종면 서후리에는 아름다운 숲이 있다. 20여년 전부터 가꾼 서후리숲은 인위적인 풍경이 거의 없다. 낙엽이 쌓여 푹신한 산책로를 따라 잣나무 숲, 자작나무 숲, 단풍나무 숲 등이 이어진다. A코스(1시간)와 B코스(30분)로 나뉘는 서후리숲을 한 바퀴 돌면 들꽃과 나무, 동식물이 펼치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본 듯하다. 안내소 앞에 잔디밭이 있어 도시락을 먹으며 가족 소풍을 즐겨도 좋다.


양평의 청정한 자연에서 난 재료로 맛보는 로컬 푸드 역시 치유를 선물한다. 산음 치유의 숲과 가까운 용문산관광지에 가면 친환경농업박물관 내 자연요리연구소가 있다. 경봉 스님이 진행하는 연잎밥 만들기와 다도 체험을 추천한다. 백련 잎으로 싼 밥을 무쇠솥에 5분 정도 찌면 건강에 좋은 연잎밥이 완성된다. 정갈한 반찬이 뷔페식으로 제공되는데, 입안에 원재료의 식감과 자연이 그대로 느껴진다.  연잎밥을 찌는 무쇠솥은 중금속 제거, 해독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경봉 스님이 몸에 좋은 식재료를 선택·구입하는 법, 건강한 음식 만들기 등 귀한 이야기도 전해준다. 점심 식사와 함께 세 가지 반찬을 만들어보는 하루 코스 음식 체험도 진행한다.

양평군에서는 지난해 ‘두메향기 산’ ‘화니핀야생화찻집’ ‘산앤들한정식’ ‘산마늘밥’ ‘용문산가든’ 등 웰빙 산채 음식점 다섯 곳을 선정했다. 양평에서 나는 산나물로 건강한 밥상을 내는 식당이다. 이 중 두메향기 산을 추천한다. 산나물공원으로 조성한 ‘산나물 두메향기’ 내에 있는 레스토랑이다. 곤드레와 곰취, 참취, 방풍, 산마늘 등 공원에서 재배한 산나물로 다양한 음식을 내는데, 직접 담근 장을 사용하며 조미료는 일절 넣지 않는다. 산나물비빔밥은 고추장 대신 산나물을 넣어 볶은 된장에 비벼 먹는데, 풍미가 그만이다. 밀가루 양을 최소로 하고 산나물을 듬뿍 넣은 두메향기부침개의 두툼한 비주얼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식사 후 온실정원 휴, 갤러리 락, 정원처럼 꾸며 놓은 장독대를 구경하고, 산나물이 자라는 산에 조성된 에움길을 걸어도 좋다. 에움길 중 마루길에 올라 만나는 전망대에서는 산나물 두메향기의 전경은 물론, 양평과 가평 일대의 산세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산음자연휴양림(산음 치유의 숲)→서후리숲→산나물 두메향기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산나물 두메향기→서후리숲→양평군립미술관→산음자연휴양림→숙박
· 둘째 날: 산음자연휴양림(산음 치유의 숲)→친환경농업박물관→쉬자파크

관련 웹사이트
· 양평관광 http://tour.yp21.net
· 산음자연휴양림 http://www.huyang.go.kr
· 헬스투어 http://healthtour.co.kr
· 서후리숲 http://seohuri.com

문의 전화
· 양평군청 관광진흥과 031-770-2068
· 산음 치유의 숲 031-774-7687
· 산음자연휴양림 031-774-8133
· 헬스투어 031-770-1004~5
· 서후리숲 010-2065-2387
· 친환경농업박물관 070-7715-3796

대중교통(기차/전철)  · 청량리역-용문역: 무궁화호 하루 9회(07:05~23:25)운행, 약 40분 소요. 경의중앙선 용문역 하차. 용문버스터미널에서 석산행 버스(2-2, 2-3, 2-5, 2-11번) 이용, 고북 정류장 하차, 산음자연휴양림까지 도보 약 1km.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서울메트로 1577-1234, www.seoulmetro.co.kr  
(버스) · 서울-양평: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24회(06:15~21:30) 운행, 약 50분 소요. 상봉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루 9회(06:50~20:15) 운행, 약 1시간 소요. 양평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석산행(2-2, 2-3, 2-5, 2-11번) 버스 이용, 고북 정류장 하차, 산음자연휴양림까지 도보 약 1km.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상봉시외버스터미널 02-323-5885
 버스타고 www.bustago.or.kr, 양평시외버스터미널 031-772-2341~3

자가운전
서울춘천고속도로 설악 IC→설악IC교차로에서 홍천 방면 우측→설악면사무소 끼고 86번 군도로 우회전→18km 직진 후 단월·산음자연휴양림 방면 우회전→산음보건진료소 지나 산음자연휴양림 방면으로 우회전→약 2.5km 직진, 아띠울펜션 지나자마자 우회전→산음자연휴양림

숙박
· 산음자연휴양림: 단월면 고북길, 031-774-8133
· 서후리숲: 서종면 거북바위1길, 010-2065-2387
· 중미산자연휴양림: 옥천면 중미산로, 031-771-7166
· 용문산자연휴양림: 양평읍 약수사길, 031-775-4005
· 설매재자연휴양림: 옥천면 용천로, 031-774-6959

식당
· 화니핀야생화찻집: 산채파스타, 옥천면 마유산로, 031-775-6501
· 산마늘밥: 산마늘밥, 양서면 경강로, 031-774-4548
· 광이원: 뽁작장정식, 용문면 용문산로, 031-774-4700

주변 볼거리
양평군립미술관, 민물고기생태학습관, 두물머리, 세미원, 용문사, 지평양조장, 구둔역, 양평레일바이크, 쉬자파크, 양평물소리길, 소나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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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