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정운호 스캔들

대표님 때문에 회사 망하게 생겼다

[일요시사 취재1팀]  신상미 기자 = 처음엔 구치소 안에서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폭행 당한 것에 이목이 쏠렸다. 곧이어 수임료가 50억원이나 된다는 사실에 여론이 집중됐다. 양측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면서 폭로전이 시작됐다. 폭행 사건은 로비스트 명단과 구명 로비 의혹으로 번지면서 대형 법조 비리로 비화될 조짐이다.     
 

사건은 최모 변호사(46)가 서울구치소 안에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를 접견하던 중 손목을 비트는 등의 폭행을 당했다며 감금폭행치상 혐의로 정씨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정씨는 2013년 3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마카오와 필리핀 마닐라의 호텔 카지노에서 100억원대의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과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였다. 

재판에 영향?

정씨의 항소심 재판 변호를 맡았던 최 변호사는 지난 2014년 변호사로 등록한 부장판사 출신으로, 정씨는 같은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인사를 통해 최 변호사를 소개받았다. 정씨는 항소 제기 후 법무법인 화우와 최 변호사를 자신의 공동 법률대리인으로 내세웠다.

폭행 사건은 수임료를 두고 다투면서 일어났다. 정씨는 수임료로 건넨 20억원은 ‘성공보수금’을 미리 준 것으로 보석이 기각됐으므로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최 변호사는 20억원은 착수금으로, 상습도박과 함께 다른 민·형사 사건을 처리해주는 대가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의 요청을 받고 대형 로펌 등 27명의 변호인을 선임하는 데 착수금을 대부분 지출했다고 반박했다.

정씨는 또 법원에 제출한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성공보수격으로 은행에 넣어둔 별도의 30억원을 찾아갈 수 있는 인출 권한도 최 변호사에게 넘겼다. 하지만 보석 신청이 기각되면서 최 변호사는 30억원 인출 권한을 정씨에게 돌려줬다.

이 과정에서 정씨가 지난 2월 서울구치소에서 교도관들에게 막말을 퍼붓는 등 난동을 부려 독방 신세를 졌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정씨 측은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도박사건 외에 다른 사건은 맡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전날엔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접수했다. 서울변회는 진정서 내용을 토대로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검토한 후 사건을 조사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100억원대 원정도박 혐의 1·2심 실형
“수십억 수임료 달라” 여변호사 폭행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 언론보도에 의해 새로운 의혹들이 드러났다. 지난 26일엔 강남의 한 성형외과 의사를 통해 수도권 소재 한 지방법원 부장판사에게 접근, 항소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 부장판사에게 사건을 잘 봐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하려 한 것이 드러났다. 해당 부장판사는 부탁을 받고 “적절치 않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항소심 재판부 판사에게 전화하지 않았다고 언론에 해명했다. 

같은날 <뉴시스>는 지난 1월 구치소에서 최 변호사가 정씨를 접견 중에 구명 로비를 중단하라는 취지의 말을 하자, 정씨가 8명의 이름이 적힌 메모를 건넸다고 보도했다. 메모 안엔 현직 K 부장판사를 비롯해 검사장 출신 H 변호사, 로비스트로 추정되는 S씨, 성형외과 의사 L씨, 법조 브로커 L씨 등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이례적으로 원심에서 구형한 형량(징역 3년)보다 낮은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는데, 이에 대해 검사장 출신 H 변호사가 거액을 받고 정 대표를 위해 검찰에 ‘전화 변론’을 해 검찰 구형량을 낮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다음날인 27일엔 건설업자 출신 법조 브로커 이모씨가 정씨의 항소심 재판장을 만나 구명 로비를 한 의혹이 불거졌다. 정씨의 측근인 50대 남성 이씨는 지난해 12월29일 저녁 7시 무렵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일식집에서 서울중앙지법의 L 부장판사를 만났다. 이 날은 L 부장판사에게 정씨의 불법 원정도박 2심 사건이 배당된 당일이었다.

정 대표가 기소된 시점은 지난해 말로 그보다 1년 전인 2014년, 검찰은 같은 혐의로 정씨를 수사했다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몇 달 뒤 검찰은 수사를 재개했으나 또 다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동일한 사건에 대해 두 번이나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것이다. 당시 변호인단엔 검사장을 지낸 변호사 등 전관 출신이 포함됐다.

정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은 후 변호사 비용으로 거액을 썼다고 주변에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앞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수임료로 1억5000만원가량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씨는 끝내 처벌을 피하진 못했다. 지난해 말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정씨를 기소하면서 이례적으로 법원에 검찰의 무혐의 처분 기록을 제출했다. 1심에서 검찰은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정씨의 로비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씨는 재판장이 바뀔 때마다 해당 재판장의 대학 동문이나 연수원 동기 등을 변호사로 선임했다.

1심에선 재판장과 고려대 동문인 지원장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에 임했다. 징역 1년형을 선고받자 바로 항소하면서 로비를 시도했다. 앞서 법조 브로커 이씨를 통해 L 부장판사에게 접대를 한 것. 그러나 L 부장판사는 재판을 맡기에 부적절하다며 다음날 재판부 재배당을 요청했고 재판장은 S 부장판사로 바뀌었다. 다시 일주일만에 S 부장판사와 서울대 동문이자 연수원 동기인 Y 변호사가 선임됐다.

서울대 동문인 A 변호사와 P 변호사도 추가로 투입했다. 정씨의 1심과 2심에 참여한 변호사는 20명이 넘었다. 이중 10명이 법원과 검찰 출신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그러나 2심에서도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보석도 기각됐다.

재판장 접근 시도 의혹
구명로비 의혹으로 확산

정씨의 재판과정은 법조계의 고질적인 비리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미리 당겨 받은 성공보수, 전관예우, 절박한 피의자를 상대로 한 터무니없는 고액의 수임료, 구명 로비 등 그간의 불법적인 관행을 모두 드러내고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일요시사>에 “도박죄로 수임료 50억은 과하다”고 전제한 뒤 “변호인단 중 세금 탈루를 목적으로 선임계를 안 낸 변호사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 매일 가서 접견해주는 집사 변호사 문제도 대한변협과 서울변회에서 변호사 품위 유지 위반으로 징계를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 변호사가 나름대로 최선은 다했을 것이다. 수임료에 법적인 제한은 없다”면서도 “100억대 도박이면 당연히 구속재판 감”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이 알려지자 항소심 자백 사건에서 수임료가 무려 50억원에 달하는 점, 불구속이나 집행유예, 보석을 이끌어내는 대가로 거액의 수임료를 요구하는 관행이 비판을 받았다. 전직 고관이 선임계를 내지 않고 불법 변론했을 여지도 없지 않다. 재판을 맡은 판사를 잘 안다면서 성공보수를 미리 받는 관행도 드러났다. 이는 ‘연고관계 선전 금지 위반’으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

지난해 7월 대법원이 형사사건 성공보수를 무효라고 판결하면서 성공보수를 요구하기 어려워지자, 착수금을 높여 받는 사례가 늘었는데 이 사건도 이에 해당된다. 무엇보다 구속재판을 못 면한다는 걸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50억원이나 되는 수임료를 받은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의뢰인의 절박함을 이용해 터무니없는 거액의 수임료를 요구하고 받아낸 것이다.

정씨 또한 인맥에 의한 로비를 염두에 두고 전직 고관을 대거 선임했는데, 법조계 내에선 ‘전관예우’에 대해 수십 년 공무원 생활에 대한 ‘퇴직금’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근절이 어렵다. 

법조비리 비화

현재 서울변회에 이어 대법원까지 진상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브로커 역할을 한 건설업자 이씨를 별건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씨를 조만간 출석시켜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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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