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보고픈 추억의 가족 여행지 ①경북 예천군

유려한 경관, 350°물돌이 마을로 오세요~

드라마 〈가을동화〉 덕분에 널리 알려진 여행지가 예천의 회룡포다. 1회 첫 장면에 이곳 전경이 나온다. 2009년 가을에는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 팀이 다녀갔다. 〈가을동화〉로 알려진 회룡포의 인기는 〈1박2일〉을 거치며 폭발했다.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면 오랜만에 회룡포로 걸음을 낼 일이다. 하물며 5월은 두 프로그램이 담지 못한 봄날의 신록이 도드라지는 시기다. 5월1일~14일은 2016 봄 여행주간이라, 가족 여행을 나서기에 제격이다.

내성천이 마을을 감싸며 만든 회룡포
유채꽃 만발한 마을의 입구, 뿅뿅다리

회룡포는 알려진 대로 ‘육지의 섬’이라 불린다. 내성천이 마을을 빙 둘러 흐른다. 전국에 물돌이 마을은 많지만, 굽이도는 각은 단연 회룡포가 으뜸이다. 350°를 돌아 마을을 섬처럼 가둔다. 과거 예천 사람들은 그 물길을 세 번에 건넌다고 ‘시물건네(세 물 건너)’라 불렀다. 물길이 굽이쳐 돌아 나가는 형상은 예나 지금이나 유려하고 장대하다.

회룡포에 처음 방문하면 회룡대와 회룡포마을로 나눠 돌아본다. 회룡대는 비룡산 자락에 있는 전망대다. 장안사 주차장에서 약 400m 거리다. 비룡산은 나지막하지만 숲이 제법 울창하다. 장안사는 신라 시대 운명조사가 지은 천년 고찰로 1980년대에 다시 지었다. 북한 금강군 금강산, 기장군 불광산에 있는 장안사와 더불어 신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국 3대 사찰이라 전한다. 진위는 불분명하나 산의 정취는 슬며시 그 말에 기대게 만든다.

장안사를 지나 용왕각에서 숨을 고르고 회룡대에 오른다. 길가에 있는 시 몇 수 읽다 보니 금세 회룡대다. 회룡포는 회룡대 아래 전망 데크에서 좀더 또렷이 보인다. 회룡(回龍)은 태백산맥 학가산의 청룡과 소백산맥 주흘산의 황룡이 내성천에서 굽이치며 승천하는 모습을 의미한다. 몇 해 동안 수량이 줄어 아쉽지만 그래도 ‘역시 회룡포’다. 푸른 봄빛이 번져 산과 물이 한층 생기롭다.

회룡대 올라 보는
장대한 물길

뿅뿅다리가 먼발치 물길을 가로지르는 선처럼 보인다. 사람들이 그 위를 점처럼 느리게 오간다. 물길 너머 산세도 시원스럽다. 특히 하트산이 흥미롭다. 두 산이 겹치며 만든 골짜기가 하트 모양이다. 연인이나 예비부부는 이곳에서 영원한 사랑을 기원한다. 하트산 왼쪽의 삼각형 총각산이 먼저 보이면 아들을, 오른쪽의 말발굽 모양이 먼저 보이면 딸을 낳는다는 전설도 있다.

회룡대에서는 봉수대나 원산성으로 이동하는 등산 코스가 있다. 산 너머 삼강주막까지 2~4시간 구간이다. 회룡대에서 용포마을과 제2뿅뿅다리를 지나 회룡포마을로 가는 길은 15~20분 걸린다. 장안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회룡대로 돌아와야 한다. 그래서 보통 회룡대에 올랐다가 회룡포마을 입구의 제1뿅뿅다리까지 차량으로 이동한다. 뿅뿅다리는 1997년에 구멍이 뚫린 철판을 놓아 만들었다. 구멍으로 물이 퐁퐁 올라온다고 퐁퐁다리라 불렀으나, 한 언론 매체가 뿅뿅다리로 소개한 뒤 뿅뿅다리가 되었다. 물이 퐁퐁 올라올 만큼 넘치는 경우는 많지 않아 안전하다.

제1뿅뿅다리 건너 마을 초입은 오토캠핑장이다.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나 편의 시설은 없다. 지난해에는 마을 가장자리 빈 논에 유채를 심었다. 올 4월 중순에 만개해 5월 초까지 꽃을 볼 수 있다. 회룡포마을은 여느 시골 마을과 다르지 않다. 제1뿅뿅다리 건너 마을을 보고, 제2뿅뿅다리 지나 용포마을까지 다녀온다. 마을의 제방 산책로를 걷거나 모래톱에 발을 디뎌도 좋다. 회룡포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삼강주막이 있어 들러볼 만하다. 삼강은 내성천과 금천, 낙동강 물줄기가 합쳐져 다대포까지 흘러간다. 이곳은 영남 교통의 요지였다.

나루터 못지않게 우리나라 마지막 주막인 삼강주막과 주모 유옥년 할머니가 유명하다. 할머니는 60년 넘게 주막을 지키다가 지난 2005년 세상을 떠났고, 예천 삼강주막은 그해 경북민속문화재 134호로 지정됐다. 삼강주막은 주모를 떠올리며 살펴보자. 여느 초가와 달리 방이 2칸인데 문은 7개다. 특히 부엌에는 문이 4개다. 사방의 손님을 쉽게 응대하기 위해서다. 부엌 벽에 빗금 표시도 눈길을 끈다. 글을 모르는 주모의 외상 장부다. 짧고 긴 세로 빗금은 막걸리의 양이고, 가로로 그은 선은 외상을 갚았다는 뜻이다. 누가 외상을 그었는지는 주모만 알았다.

삼강주막 뒤에는 500년 회화나무가 우뚝하다. 북쪽으로 한 그루가 더 있는데, 나루터에서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 역할을 했다. 제방이 생기기 전에는 주막에서 삼강이 내려다보였다. 현재는 1934년 대홍수 때 사라진 보부상 숙소 등을 재현했다. 막걸리에 두부, 전 등을 곁들여 옛 정취를 누려보자.

회룡포와 삼강주막을 돌아본 뒤에는 예천읍 북쪽 용문면을 중심으로 일정을 잡는다. 용문면에는 예천을 대표하는 여행지가 몰려 있다. 병암정은 하지원이 주연한 드라마 〈황진이〉로 잘 알려졌다. 병풍을 닮은 절벽 위에 있어 병암정이다. 아래로 석가산이 있는 자그마한 연못을 조성했다. 원래 하천이 지났으나 홍수로 물길이 바뀌어 지금 같은 연못이 됐다. 물가에는 버드나무 고목이 멋스럽게 가지를 뻗어,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고즈넉하다. 병암정의 현판은 서예가 초정 권창륜이 썼다.

문화재 지정
삼강주막

병암정은 금당실전통마을과 연계해서 돌아봐도 좋다. 양주대감이라 불리던 세도가 이유인이 연결 고리다. 그는 명성황후의 측근으로, 고종과 명성황후를 그리며 병암정을 북향으로 지었다. 또 이궁을 대비해 금당실전통마을에 99칸 저택을 지었으나 지금은 그 터만 남았다.

금당실전통마을은 양주대감의 집터가 아니어도 한 번씩 다녀가는 여행지다. <정감록>에 나오는 십승지지의 하나로, 조선 건국 초에는 수도 후보지였다. 마을은 돌담과 고택이 한 몸처럼 어우러진다. 함양 박씨 3인을 모신 금곡서원, 원주 변씨 변응녕의 사괴당, 숙종 때 도승지 김빈의 반송재 등이 주요 건물이다. 한옥 민박도 가능하다. 생각보다 넓으니 지도를 얻거나 마을 해설사의 도움을 받아 돌아보길 권한다.

초간정은 용문사 가는 길목에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 <대동운부군옥>을 집필한 초간 권문해가 지은 정자다. 계곡의 바위에 걸터앉은 정자가 유유자적을 대변한다. 정자 기둥에 남은 도끼 자국 두 개는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한이 서린 흔적이다. 초간정에 올라도 좋지만, 건너편 송림에서 그윽하게 바라보는 정취가 그만이다. 일정이 허락할 때는 인근 용문사에서 여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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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코스
· 풍경 여행 코스: 회룡대→회룡포마을→삼강주막→병암정
· 마을 여행 코스: 회룡대→회룡포마을→병암정→금당실전통마을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회룡대→회룡포마을→삼강주막→병암정
· 둘째 날: 금당실전통마을→초간정→용문사
관련 웹사이트
· 예천관광(예천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ycg.kr
· 예천 회룡포마을 http://dragon.invil.org
· 용문사 http://www.yongmunsa.kr
· 삼강주막마을 http://www.3gang.co.kr
· 예천 금당실전통마을 http://ycgds.kr
문의 전화
· 예천군청 관광정책과 054-650-6902
· 예천 회룡포마을 054-653-6696
· 용문사 054-655-1010
· 삼강주막마을 054-655-3132
· 예천 금당실전통마을 054-655-0225
대중교통(버스)
· 서울-예천(용궁):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9회(06:40~20:30) 운행, 약 2시간20분 소요.
· 서울-예천: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3회(07:00, 12:20, 18:20) 운행, 2시간3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http://www.hticket.co.kr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예천 IC→보문로 6.19km→통명교차로 안동·회룡포 방면 좌회전→예영로 1.82km→동예천교차로에서 회룡포 방면 우회전→경서로 5.01km→지하차도 진입, 경서로 6.9km→개포교차로 회룡포 방면 우회전→용개로 5.18km→신당교 지나 회룡포 방면 우회전→회룡대길 976m 회룡교 건너 우회전→회룡대길 826m→좌회전 714m 장안사 주차장(회룡대 입구)
숙박
· 파라다이스호텔: 예천읍 효자로, 054-652-1108~9
· 춘우재고택: 용문면 맛질길, 054-655-1717
· 금당실전통마을: 용문면 금당실길, 054-655-0225, http://ycgds.kr
식당
· 용궁순대: 순대, 용궁면 용궁로, 054-655-4554
· 박달식당: 순대, 용궁면 용궁로, 054-652-0522, http://www.박달식당.kr
· 예천축협한우프라자: 한우, 예천읍 충효료, 054)652-9289
주변 볼거리
예천곤충생태체험관, 예천천문우주센터, 예천온천, 예천 천향리 석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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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