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파란의 4·13> ①위기의 박근혜 초특급 액션플랜 넷

뿔난 '식물 대통령' 대대적 사정 칼 빼 든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충격적인 총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새누리당은 과반 확보는 고사하고 원내 제1당의 지위마저 더불어민주당에게 빼앗겨 버렸다. 박 대통령이 선거 개입 논란까지 감수하며 새누리당을 지원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충격적인 결과다. 정치권에서는 당장 박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던 박 대통령은 이대로 침몰하게 되는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이 충격적인 총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과반 확보는 고사하고 원내 제1당의 지위마저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에게 빼앗겼다. 당초 새누리당은 야권이 분열되자 국회선진화법을 적용하더라도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180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당 일각에서는 심지어 개헌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200석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놨었다. 그런데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결과는 딴판이었다. 박 대통령이 선거 개입 논란까지 감수하며 새누리당을 지원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충격적인 결과다.

오만한 태도
심판 받아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 총선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박 대통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과 친박계는 야권이 분열되자 승리를 장담하며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수도권 표심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친박 낙하산 공천을 실시했고 유승민 의원의 탈당을 압박했다.

새누리당의 공천과정을 살펴보면 수도권에서 몇 석을 잃더라도 상관없으니 박 대통령에게 찍힌 사람은 반드시 쳐내겠다는 의지가 읽혀졌다. 원내대표까지 지낸 이재오 의원을 ‘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황당한 이유로 공천탈락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총선 참패 책임론에서 박 대통령이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총선 이후 남은 임기동안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성급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한때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리던 박 대통령은 이대로 침몰하게 되는 것일까? 하지만 박 대통령에게는 총선 참패 정국을 돌파할 반격카드가 아직 남아있다.

검찰 앞세워 당선인 집중 수사?
국민의당 손잡고 주도권 회복?

가장 먼저 박 대통령이 강력한 사정 드라이브를 걸어 국정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총선이 끝나자마자 검찰은 당선인 중 100여명을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9대 총선 당시 79명이 입건된 것과 비교해 3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검찰 수사로 당선무효사례가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 4년 전 총선에서 검찰은 31명의 당선인을 재판에 넘겼고, 모두 10명이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야권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집중 수사를 펼칠 경우 재보선을 통해 새누리당의 의석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이번에 입건된 사람들 외에도 당선인들 중 추가로 입건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20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섬뜩한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대로 끝날까?
섬뜩한 전망

검찰은 총선 다음날 보란 듯이 울산 북구 무소속 윤종오 당선인의 선거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윤 당선인은 노동자 출신의 진보진영 인사다. 윤 당선인 측은 “선거 판세에서 밀리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표적·기획 수사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당분간 검찰의 수사에 대해 정치적 탄압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지만 최근 신설된 검찰총장 직속의 ‘부패범죄 특별수사단’의 활동도 주목된다. 정치권에선 총선 이후 분위기 쇄신 및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검찰이 복수의 대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박 대통령은 내년에 치러지는 대선을 염두에 두고 후계 구도를 확실히 확립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인물이 여권의 대권주자로 떠오르게 되면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선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차기 여권 대선후보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안대희 전 대법관 등 다양한 후보군들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여당 텃밭이자 자신의 지역구였던 대구 수성갑을 김문수 전 지사에게 양보하는 등 친박계는 이번 총선에서 이들을 적극 지원했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이번 총선에서 여권의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거물급 인사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 원내에는 마땅한 대권주자가 남지 않게 됐다. 20대 총선발 쓰나미가 대권판까지 싹 갈아엎은 셈이다.

여권 대권주자 중 줄곧 지지율 1위를 유지했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이번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이들은 모두 내년 대권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반 총장은 여야 대권주자를 모두 통틀어 여론조사를 해도 줄곧 지지율 1위를 차지했던 경쟁력 있는 인물이다. 유일한 약점이라면 국내에 정치적 기반이 없다는 것인데 친박계가 반 총장을 지원한다면 유일한 약점마저 극복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오래 전부터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밀월설이 나돌았었다. 올해 1월에는 반 총장이 박 대통령과의 새해 인사 통화에서 국내에서 논란이 됐던 위안부 협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의례적인 인사치레라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평소 민감한 질문을 잘 피한다고 해서 ‘기름장어’라는 별명까지 가진 반 총장임을 감안하면 정치적 의미가 적지 않았다.

초라한 성적표…후반기 국정운영 안개 속
이대로 침몰? 부상하는 4대 매뉴얼 주목

반 총장이 위안부 협상 결과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인 여론을 뻔히 알고도 박 대통령 힘 실어주기에 나선 셈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반 총장의 발언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위안부 협상 결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무마하는 데 적극 이용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밀월행보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랐다.

친박계와 반 총장의 밀월설은 이미 오래된 얘기다. 지난 2014년 10월에는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직후 친박 주류 의원들이 세미나를 열고 난데없이 반 총장 띄우기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세미나의 주제는 ‘2017년 차기 대선 지지도 판세’였고 부제는 ‘반기문 사무총장 출마 가능성 등 여러 가지 변수를 중심으로’였다. 반 총장이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친박 주류 의원들이 반 총장의 출마 가능성을 놓고 공개 세미나까지 연 것이다.
 

내용은 노골적인 반기문 띄우기였다. 지난 해 9월 유엔총회 기간엔 반 총장과 박 대통령이 모두 7차례나 직간접적으로 자리를 함께 하기도 했다. 당시 반 총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행했던 새마을운동을 극찬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반 총장의 발언을 두고 박 대통령을 향한 낯 뜨거운 구애라는 평가까지 나왔었다. 반 총장은 지역과 연령을 넘나들며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인물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반 총장은 양극인 호남과 영남에서 모두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고, 20대와 60대 지지율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여야의 차기 대선 후보들이 특정 지역과 특정 세대 쏠림 현상을 보이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게다가 반 총장이 대선 캐스팅보트로 불리는 충청권 출신이라는 점도 큰 강점으로 꼽힌다.

이처럼 강력한 대권주자인 반 총장이 박 대통령의 후임으로 공개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하면 내부결속으로 총선 참패 후유증이 조금씩 수습될 것이라는 기대다. 반 총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박 대통령과 본격적으로 교류하며 대선을 준비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내부 결속용
반기문 띄우기

비록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데 실패했지만 지난 19대 국회와 비교해 20대 국회의 상황이 크게 나빠진 것은 아니라는 낙관론도 있다. 새누리당은 탈당한 인사들의 복당을 받아주기로 한만큼 조만간 원내 제1당의 지위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승민, 윤상현, 주호영, 안상수, 강길부, 장제원, 이철규 당선자 등 7명은 새누리당에 복당할 가능성이 높다.
 

몇 석 차이라도 원내 제1당을 차지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국회의장, 상임위원장 선출 등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어차피 180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법안 통과는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과 사사건건 대립하며 법안통과를 방해했던 더민주는 19대 국회 때와 비교하면 오히려 의석이 줄었다. 결국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텐데 더민주보다는 말이 잘 통하지 않겠냐는 기대다.

후계체제 확립 반기문 밀어주기?
깜짝 탈당 카드로 분위기 반전?


박근혜정부가 여소야대 국회에 발목이 잡혀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너무 성급하다는 것이다. 최소한 국민의당에는 강경파라고 불릴만한 인물이 없다는 평가다. 국민의당에는 여권 출신 인사들과 더민주의 장외투쟁을 반대했던 인물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또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중도보수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그런 중도보수층의 표심을 잡아두기 위해서는 여권 정책에 무조건 반대만 할 수는 없다.

또 더민주와의 차별화를 위해서도 새누리당과 일정부분 정책 연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여당이 국민의당과 국정파트너로서 잘 협력한다면 최소한 과거처럼 몇 년씩이나 특정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다. 국민의당과 연대한다고 해도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더민주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더민주로서도 국민의당도 찬성하는 법안을 무작정 반대하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강화하며 정국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180석을 얻어 경제 활성화 관련 입법을 강압적으로 통과시키는 것보다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통해 통과시키는 것이 모양새가 더 좋을 수도 있다.

청와대 개편
대통령 탈당

여권 일각에서는 정국 수습을 위해 청와대 개편과 내각 교체가 조만간 시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당장 개각을 단행하기는 부담스럽다.

개각을 하기 위해서는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오히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잡음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총선 참패에 이어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들이 발목을 잡힌다면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대대적인 청와대 내부 개편이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라는 지적이다.

노동·공공·교육·금융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위한 입법이 급한 박 대통령이 탈당이라는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분간 새누리당 내에서는 총선 패배 책임론에 대한 계파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입법을 계속 압박하면 야권은 물론이고 비박계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중립내각을 구성해서 국회의 대승적인 협조를 요청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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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