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탈북자들은 그런 짓은 하지 않고 흥이 오르는 대로 자연스레 노래 부르고 춤을 췄다. 나도 모르게 일어나 함께 어울려 어깨춤을 추었다. 주변에서 맴돌다가 청춘인지라 젊은 아가씨 쪽으로 슬슬 다가갔다. 자석의 남극(S)과 북극(N)이 서로 끌리듯. 예로부터 남남북녀라고 하지 않았던가. 남쪽 청년이 북쪽 아가씨에 관심이 있다면 아마 북쪽 아가씨도 남쪽 청년에게 관심이 있지 않겠는가. 휴먼 드라마? 문득 난 영화의 한 장면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 인생에서 북한 여자와 춤추는 기회가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만약 피에로 씨가 아니었더라면…. 어쨌든 역사적인 한 순간이라는 기분이었다. 이런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으랴. 볼이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아가씨에게 난 물었다. “혹시 통일에 대해 어찌 생각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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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옆에 앉았던 남자가 소주를 한잔 들이켜고 나서 상체만 흔들어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며 한 곡조 뽑았다. 고개 넘어 령을 넘어 버스를 타고 도시 처녀 이 산천에 시집을 와요 차창 밖에 웃음꽃을 방실 날리며 새살림의 꿈을 안고 정들려 와요 시집와요 시집와요 도시 처녀 시집와요 모내기 때 남모르게 맺어진 사랑 황조 가을 좋은 날에 무르익었소 도시 처녀 농촌 총각 한 쌍이 됐소~ 인간의 감정 노래(유행가)만큼 인간의 감정이 잘 반영되는 것도 드물다. 유치하면서도 마음을 사로잡는 게 대중가요이다. 그 누구도 남의 18번 곡을 무시하거나 조롱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그건 곧 자기 자신의 정서 취향을 우롱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젊은 사람이 늙은 사람의 가요를 무시하고 늙은이가 젊은이의 유행가를 조롱하는 짓이 가장 심한
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대명천지 21세기 초현대 사회 속의 산적 소굴! 사람은 하루를 살아도 진실을 호흡해야 한다. 비록 그 공기가 오염물질로 혼탁해져 있더라도!! 자유란 그런 것이다, 내가 내 생명을 호흡할 수 있는 것! 철의 장막, 암흑의 장막 속엔 ‘순수의 독가스’가 자유라는 거짓 이름으로 사람의 숨통을 조르고 있다! 인민이여, 진정한 자유를 향해 투쟁하라!!!…’ 어그러진 믿음 토요일인데 6시가 되어서야 업무가 끝났다. 여기저기서 책상을 정리 정돈하며 일과를 마친 감흥을 북한 사투리로 지껄여대기도 하고 기지개를 켜기도 했다. 과연 무슨 일을 했기에 저토록 뿌듯할까? 의문스럽기도 했으나, 인간 노동의 가치를 함부로 재단할 필요까진 없다고 여겨졌다. “자, 모두 빡쎄게 일했으니깐두루 이제부터 신나게 놀아봅세그려.” “얼쑤~ 좋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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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문이 열리자 먼저 한 여자의 얼굴이 보였다. 창백한 낯빛에 안경 너머 눈동자는 잔뜩 충혈돼 냉정한 기운을 내쏘았다. 올림머리가 퍽 단정해보였으나 결이 푸석푸석해서 그런지 미감[美感]은 그닥 느껴지지 않았다. 공적과 과오 “오, 윤 여솨님! 간만에 뵈니 엄청스리 반갑슴둥!” 피에로 씨가 북한 말투를 흉내 내며 너스레를 떨었으나 여자는 대꾸 없이 나를 쓱 훑어보았다. 우리가 안으로 들어서자 그녀는 문을 닫곤 딸깍 잠갔다. 정면 벽 위쪽에 박 대통령 부녀의 대형 사진이 걸렸고 그 사이에 태극기가 붙어 있었다. 바로 아래쪽과 사면 벽엔 여기저기 각종 구호가 울긋불긋 내걸려 정신을 어지럽혔다. “위대하신 인신님과 여왕님의 초능력으로 북진통일하여 동족을 구해낸다!” “자유대한 만세! 북괴 세습 공산당 타도!” “천국의 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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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원래 좌절된 소망은 열배 백배 안타까운 추억으로 변해 사람을 과거로 물귀신처럼 끌고 들어가는 법이야. 정신이상이 되기 전에 현실을 바로 보아야지. 아니 뭐 크게 고민하거나 애통스러워할 필요도 없이, 지금 이 현실에서 후계자로 선정된 딸을 보면 어느 정도 예측할 수는 있지 않을까 싶은 걸. 그 박통 각하 나리님께서 만약 살아 계셨다면 따님보다 훨씬 더 추악한 말로를 걷지 않았을까?” 독선과 독단 “오히려 그때 순직하셨기에 영웅 위인으로 추앙받는 셈이지. 그 당시 점점 주색에 탐닉해 들어가던 상황은 누구도 브레이크를 걸 수 없었다더군. 정치적 판단에서도 그랬대. 독선과 독단…. 자기는 천재적인 영웅이기에 어떤 난관이나 구렁텅이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과대망상은 꼭 그분뿐만 아니라 흔히 수재들이 잘 걸리는 착각의 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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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물론 서두를 필요야 없겠지요. 다만, 해서는 안 된다고 억지로 트집을 잡기보다 가능하면 통일하는 길로 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물론 통일이 되면 손해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마 대부분의 국민에겐 이익이 되는 면이 크겠죠. 통일이란 이상적인 말은 좀 접어두더라도, 분단 상태로 발생한 피해가 과거뿐 아니라 현재에도 너무나 심하니까 말예요.” 화합 경쟁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통일되지 않은 분단 상태의 이익도 있을 테니까요.” “어떤 이익?” “글쎄요…. 갑자기 질문받으니 얘기가 잘 안 나오네요. 혹시, 남북한이 서로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경쟁해서 발전하는 긍정적인 면은 없을까요?” “아, 물론 있겠죠. 분단되지 않은 미국이나 일본도 각각의 주 또는 지방끼리 서로 화합 경쟁하면서 독특하게 발전하고 있으니까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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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더구나 하이에나 같은 측근 모리배들이 마구 사리사욕을 채우는 바람에 일반 국민들은 상대적이고 정신 심리적인 불안감과 빈곤감에 시달려야 했다. 영혼 또한 물질 만능주의 풍조로 지옥의 나락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삼강오륜을 중시하던 사람들이 금수보다 더 야비하게 변해 살인과 도둑질과 협잡과 불륜을 밥 먹듯 저지르기 시작한 것도 그의 독재 시대부터였다. 화무십일홍 특히 엽색행각과 성범죄는 섹스 동물 왕국이라는 미국과 일본의 남녀조차 혀를 내두를 만큼 성행해갔다. 매일 밤 비밀궁에서 예쁜 여인들을 간택해 애욕 파티를 벌인다는 ‘위대한 조국 건설의 영도자 박 대통령 각하’를 누가 욕하면 추종자들은 영웅호색을 들먹이며 따라하지 못해 안달이었다. 영웅이니까 호색해도 괜찮다는 건지, 호색하면 영웅이 된다는 얘긴지 혼돈스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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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이젠 미국과 소련 혹은 중국과 일본에게만 물어보지 말고 전 세계의 여러 나라에 다 문의해서 연구해 참된 방법을 우리 스스로 찾아내야 할 것 같아요. 자칭 4대국은 전 세계를 자기네의 나르시시즘 같은 암종으로 지배하려 혈안이니까요. 만일 내게 초능력이 있다면 4대국을 싹 없애 버리고 그 땅을 완전히 초원으로 자연화해놓고 싶어요. 암굴 속의 핵무기 또한 본래대로 분해하여 청정 에너지로 돌려보내고….” “후훗, 술이나 한 잔 마시죠.” 우리는 건배를 했다. 그러고는 너무 심각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하숙 생활의 희비 쌍곡선에 대한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었다. 문득 언젠가 소설 속에서, 주인공 남자가 꼽추인 각시를 위해 방바닥에 등의 혹을 넣고 잘 만한 작은 홈을 파 주는 장면이 떠올라 한번 입을 열어 보려 했으나 끝내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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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가짜 인간.” 그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곤 가만히 음미하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인간은 사다리가 아닌가 싶어요. 천국과 지옥 사이에 걸쳐져 있는 사다리, 신과 악마 사이를 오르내릴 수 있는 특이한 존재…. 실제로 테레사 성녀 같은 분도 계시고 조두순 같은 악인도 있으니까요. 그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현실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인간의 탈을 쓴 채 때론 천사처럼 되기도 하고 동물같이 변하기도 하잖아요.” 우화등선 “흐흐, 그래서 나더러 사다릴 타고 올라가 보라는 건가요? 그러면 이 등딱지가 벗겨져 우화등선할 수 있을까요?” 그는 비틀리고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 그건 스스로 선택해야겠죠. 육신이 완전히 환골탈태하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마음 상태에 따라 조금은 변하기도 한다잖아요. 자신의 등딱지를 진 상태에서도 선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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