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1000호 특별기획 ①> ‘5000만 대한민국 현주소’ 국민의 4대 의무 대해부 ①국방

서민은 울며 겨자먹기로 부자는 놀며 거저먹기로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대한민국 국민은 헌법 제39조에 명시돼 있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병역의무를 수행하기 곤란한 경우를 제외하면 성인 남자는 2년여의 시간동안 ‘짬밥’을 먹게 된다. 반면 갖은 ‘꼼수’를 통해 군 면제를 받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여기에 군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군에 대한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지령 1000호를 맞이해 국방의 면면을 살펴봤다.

 
해방 이후 미군정 통치를 받던 우리가 정부를 출범시키고 가장 먼저 한 일은 국방부 설치였다. 1948년 8월15일 정부조직법에 의해 국방부가 설치되면서 조선해안경비대가 육군과 해군에 편입됐다. 그리고 해병대 창설, 이듬해 공군까지 창설됨으로써 국군의 편제가 갖춰졌다. 그러나 국군 창군기인 50년 6월25일 전쟁 발발로 인해 61년 4월까지 정비기를 거쳐야 했다. 그리고 72년부터 89년까지 자주국방기를 넘어 90년부터 현재까지는 국방태세발전기로 세계 10위권 내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다.

군사력·예산
세계 10위권
 
국방부가 발간한 <2014국방백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육군 병력은 49만5000여명이다. 전차 2400여대, 장갑차 2700여대, 야포·다련장 5800여문, 유도무기 60여기, 헬기 600여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무기는 해병대 전력을 포함한 숫자다.
 
해군 병력은 4만1000여명이다. 전투함정 110여척, 상륙함정 10여척, 기뢰전함정 10여척, 지원함정 20여척, 잠수함정 10여척, 헬기 50여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해병대 병력은 2만9000여명이다.
 
공군 병력은 6만5000여명이다. 전투임무기 400여대, 감시통제기 60여대, 공중기동기 50여대, 훈련기 160여대, 헬기 40여대를 보유하고 있다.
 
주한미군 병력은 2만8500여명이다. 전투기 90여대, 공격헬기 20여대, 전차 50여대, 장갑차 130여대, 야포 10여대, 다련장 40여대, 패트리어트 60여기 등을 보유하고 있다.
 
병 복무기간 변천 과정을 보자. 1953년 육군과 해병대의 복무기간은 36개월이었다. 59년 33개월, 62년 30개월로 줄었다가 68년 다시 36개월로 늘어났다. 이후 33개월로 다시 줄어들면서 93년에 들어서는 30개월이 깨지고 26개월이 됐다. 2003년부터는 24개월, 2011년에는 21개월이 됐다.
 
해군은 1953년 36개월에서 68년 39개월로 늘어났다가 79년부터 35개월, 90년 32개월, 93년 30개월, 94년 비로소 28개월이 됐다. 이후 26개월에서 2011년에는 23개월이 됐다. 공군은 1953년 36개월에서 68년 39개월, 79년 35개월, 93년 30개월로 줄어들었고 2003년 들어서 28개월, 2004년 27개월, 2011년에는 24개월이 됐다.
 
2008년에는 육군과 해병대 18개월, 해군 20개월, 공군 21개월로 군복무 기간을 줄이는 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됐지만 사회적 파장이 커져 무산됐다. 현재 육군과 해병대 21개월, 해군 23개월, 공군 24개월로 조정됐다.
 
국방부는 병 복무기간이 단축되면서 숙련병 부족에 따른 군 전투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병 의무 복무기간이 만료되면 본인 희망에 따라 6∼18개월 범위 내에서 하사로 복무하는  ‘유급지원제도’를 2008년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병 월급 600원→11만원
복무 기간 36개월→21개월
  
병사 봉급 변화 추이도 볼만 하다. 1970년 이병의 월급은 600원이었고 병장의 월급은 900원에 불과했다. 10년 뒤인 80년에는 이병이 2700원, 병장이 3900을 받았다. 90년에는 이병이 6600원, 병장이 9400원을 받았다. 2000년에는 이병 9900원, 병장 1만3700원을 받았다. 그리고 2010년에는 이병 7만3500원, 병장 9만7500원을 받았다. 현재는 이병 11만2500원, 일병 12만1700원, 상병 13만4600원, 병장 14만900원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성인 남자는 18세가 되면 제1국민역에 편입돼 병역지원이 가능하고 19세부터 징병검사 대상자가 된다. 신체검사 등급에 따라 현역복무 여부가 결정된다. 신체등위에 따른 병역종류는 1∼3급(현역), 4급(보충역), 5급(제2국민역), 6급(병역면제), 7급(재신체검사)으로 나뉜다. 모병제를 실시하는 해병대를 제외한 육·해·공군은 신체검사 1∼3급을 대상으로 병력을 징집한다.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1∼3급을 받아 현역판정을 받은 이들은 이후 입대일을 통보받고 저마다 훈련소로 입소하게 된다. 육군은 춘천 102보충대, 논산훈련소 혹은 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을 교육한다. 그리고 해군은 진해에서, 해병대는 포항에서, 공군은 진주에서 교육훈련을 실시한다.
 
훈련소에 입소한 훈련병들은 몇 주 간의 훈련을 통해 민간인 신분을 벗고 군인으로 거듭난다. 훈련소 수료 후에는 실무에 배치돼 해당부대 임무에 따른 직책을 맡고 선임병들과 함께 군 생활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경험한다. 계급별 기간은 이등병 3개월, 일병 7개월, 상병 7개월, 병장 4개월이 보통이다.
 
공익근무요원의 대체복무 형태는 크게 사회복무요원, 예술체육요원,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등으로 나뉜다. 공익 대부분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다. 지하철 공익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국방의 의무는 군 전역 후에도 계속된다. 전역 이듬해부터는 예비군 훈련에 참가해야 한다. 동원훈련, 동미참훈련, 향방기본훈련, 향방작계훈련, 소집점검훈련 등이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과정은 군 면제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병역면제를 시도하다 적발된 건수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면제 시도 방법 또한 엽기적인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이 지난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병역면탈 적발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병역면제를 시도하다가 적발된 사례는 178건이다.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들
 
병역면제를 위한 방법은 다양했다. 어깨 관절을 파열, 습관성 탈골증 위장, 문신, 정신질환 위장 등이다. 군 면제를 받기 위한 엽기적인 행태도 도를 넘고 있다.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작두로 손가락을 고의로 절단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한 발기부전제를 주사하고 양쪽 고환과 전립선을 적출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고의로 아토피 환부를 자극하고 치료를 방치해서 군 면제를 시도한 이도 있었다.
 
소위 사회지도층이라 불리는 이들의 병역 현황을 확인한 결과 19대 국회의원 현역의원 300명 중 여성 의원 48명을 제외한 252명 남성 의원 가운데 53명(21.0%)이 병역을 면제 받았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면제 사유로는 ‘수형’이 19명(35.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질병’ 12명(22.6), ‘독자’ 6명(11.3%), ‘장기대기’ 4명(7.5%) 순이다. 여야로 나눠보면 새누리당 소속 138명 남성 중 병역을 면제 받은 사람은 22명(15.9%)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106명 남성 중 병역을 면제 받은 사람은 29명(27.3%)으로 집계됐다. 여야 의원들의 직계비속 병역 현황 결과 총 15명의 자녀가 병역을 면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11명, 새정치민주연합 4명이다.
 
 
장관급 이상 공직자도 마찬가지였다. 절반이 군 면제를 받았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피부병), 이동필 농림부장관(폐결핵), 서승환 국토교통부장관(근육위축·하지단축), 황찬현 감사원장(근시), 추경호 국무조정실장(폐결핵 활동성 미정),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골수연 후유증) 등이다.
 
또 이병이나 일병으로 전역한 인사도 8명이나 됐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병역특례 기간 유학), 이병기 국정원장(2대 독자), 최경환 경제부총리(일부 병역 자료 제출 거부), 윤병세 외무부장관(허리디스크),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근시), 김진태 검찰총장(시력) 등이다. 총 14명으로 고위 공직자 중 절반이 병역미필이다.
 
병역기피 유행처럼 번져
귀신이…정신병자 행세도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 공직자 중 군 면제를 받은 인사는 우병우 민정수석(근시),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척추회백질염), 정진철 인사수석(소아마비 후유증), 조신 미래전략수석(체중 미달 및 낮은 시력) 등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안종범 경제수석은 일병으로 전역했다. 
 
재벌가는 더한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의 2세 이맹희, 이창희, 이건희 3형제는 전부 군대를 가지 않았다. 면제 사유는 정확히 알려진 게 없다.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삼성가 3세 이재현 CJ그룹 회장(유전병)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허리디스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체중)도 모두 군 면제를 받았다. 이재현 회장의 외아들 선호씨도 군 면제를 받고 CJ그룹에서 근무 중이다. 면제 사유는 아버지와 같은 유전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도 별반 다르지 않다.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해 두 아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모두 군 면제를 받았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유열씨도 현재 일본 국적자로 병역 의무가 없다. 
 
최근에는 한솔그룹 3세의 ‘황제병역’이 도마에 올랐다. 조동만 한솔그룹 전 회장의 막내 아들인 조모씨는 서울 금천구의 한 금형제조업체에 산업기능요원으로 들어가 1년10개월간 업체 근처의 오피스텔로 출·퇴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는 이런 조씨를 묵인했다. 이같은 재벌가의 황제병역에 “돈 있으면 의무도 면제되는 나라”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KBS가 국내 10대 재벌일가 921명 가운데 628명의 출생지를 확인한 결과 미국 출생자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등 모두 119명이었다. 특히 1980년 이후 한국 국적을 포기한 재벌가 남성 35명 가운데 23명이 외국 국적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인들의 병역면제율은 6.4%인 데 반해 재벌가의 면제율은 33%로 5배쯤 높았다. 
 
연예인도 예외는 아니다. 일일이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병역면제를 꾀한 연예인들이 많다. 지난달 24일 국방위는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위원회 대안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지난 10년간 병역 면탈자 현황을 보면 총 487명 가운데 연예인과 체육인이 270명으로 전체의 55.4%를 차지한다”며 “이들에 대한 병역 면탈이 관리될 필요가 있다는 게 사회적인 합의이고 국민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수 MC몽은 ‘고의 발치’ 의혹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법원은 ‘MC몽이 병역면제를 목적으로 고의로 치아를 뽑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지만 논란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병역을 기피하는 사람들로 인해 묵묵히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사기가 떨어진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여기에 군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사고가 병역기피를 더욱 부추기는 하나의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토방위 외면 
군피아 득실
 
지난해 4월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육군 28사단 977포병대대 의무대 내무반에서 윤 일병이 선임병 5명과 초급 간부에게 지속적으로 폭행당해 사망했다.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의 주범인 모 병장은 법정에서 징역 45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어 6월에는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육군 22사단 55연대 GOP에서 임 병장이 총기를 난사해 장병 5명을 살해하고 7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임 병장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 받았다. 
 
‘윤 일병 사건’과 ‘임 병장 사건’이 터진 이후 군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면서 ‘(군대에서)참으면 윤일병, 못 참으면 임병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해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를 통해 20개 과제로 구성된 ‘병영문화 혁신안’을 제시했지만 그 실효성은 미미해 보인다. 탁상공론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군 의문사도 군대에서 바로 잡아야 할 적폐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연천530GP 피격사건’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는 사상 최대의 군 의문사로 꼽힌다. 연천530GP 피격사건은 지난 2005년 6월19일 새벽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삼곶리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국군 28사단 소속 GP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이다. 당시 국방부는 내성적인 성격인 김모 일병이 일부 선임병들의 질책에 앙심을 품고 내무반에 수류탄과 실탄을 난사해 8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김 일병은 2008년 5월7일 사형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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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바보 취급 “될수록 빼기 바빠”
 
그러나 유가족 대책위원회는 김 일병의 단독 범행이 아니라 작전 수행 중 북한의 공격을 받아 발생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내무반, 상황실, 취사장 등 범행 현장에서 총알심이나 총알 부스러기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망자 8명 중 6명은 GP의 노루골 차단작전 지역에서, 2명은 GP 옥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로켓추진수류탄(RPG-7) 9발의 공격을 받아 사망한 후 시신이 내무반으로 옮겨져 내무반에서 살해된 것으로 꾸며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됐다. 하지만 국방부는 사실무근이라며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연천530GP 피격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유족들은 지난해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특검을 실시해 530GP 피격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각종 증거물을 은폐·조작해 고인을 희생양으로 만든 사건이라는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정부 부처 종합평가에서 ‘미흡’ 판정을 받았다. 국무조정실은 국방부가 지난 한 해 징집 사병의 총기 사고와 고위 장교의 성추문, 방산 비리 등으로 국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고 밝혔다. 정부업무평가는 국정과제, 규제개혁,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 등 3개 부문에 비중을 두고 실시됐다. 
 
이처럼 국방부가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 된 가장 큰 원인은 군에 뿌리깊이 박혀 있는 ‘군피아(군대+마피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군피아는 방위산업 비리에 기생해 왔다. 해군참모총장은 납품 대기업에 직접 돈을 요구하며 협박했고, 공군참모차장 출신 인사는 후배들이 조종할 전투기 부품으로 사기를 쳤다. 방산비리는 전투복에서 전투기, 군함에 이르기까지 군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퍼져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 비리 가운데 가장 먼저 수사가 펼쳐진 방산비리 수사가 시작된 지 100일 만에 하늘에서 바닥으로 떨어진 ‘별’ 숫자만 12개에 이른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그간 전·현직 군 관계자 등 23명을 기소하고 이 중 16명을 구속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구속기소된 장성 출신은 예편 계급 기준으로 대장 1명, 중장 2명, 준장 2명 등 5명이다.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대장)은 재임 때인 2008년 장비·부품을 납품하는 업체였던 STX조선해양과 STX엔진 등에서 7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전 총장과 STX 사이의 교신 역할은 윤 연 전 해군작전사령관(중장)이 맡았다.
 
전투기 조종사 출신이자 공군참모차장을 지낸 천기광 예비역 중장은 예편 후 공군 부사관 출신이 설립한 전투기 부품 정비업체 ‘블루니어’에 입사해 243억원 규모의 부품 정비 비리에 가담했다. 이 회사는 F-4전투기와 KF-16전투기 등 부품 정비 내지 교체를 하지 않고 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나중에는 발각되지 않도록 모조 부품을 만들어 수거한 폐부품인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군입대 기피
갈수록 심화
 
방산비리는 납품업체가 장성 또는 영관급 출신 예비역 장교를 영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군 인맥을 동원해 사업 수주 로비를 하거나 비리 감찰을 무마했던 것이다. 합수단이 밝혀낸 비리 규모는 1639억원가량이다. 한국의 국방예산은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10위권에 올랐다. 올해 국방예산은 37조4560억원이다. 이렇게 막대한 돈을 국방에 쏟아붓고 있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방산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직 군 비리의 핵심에 다가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군피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자주국방을 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저출산’ 병력 수급은?
 
출산률 급감에 따라 여러 분야에서 비명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중 가장 시급한 분야는 군대 문제가 아닐까.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의 신생아는 40만명대에 머물러있다. 90만명을 기록했던 과거를 보면 반토막난 수준이다.
 
2002년 신생아 숫자는 49만2000명으로 2002년생이 군대를 가기 시작하는 시기는 2020년이다. 2002년생 절반이 남자라고 계산했을 시 24만6000명이다. 현재 군복무기간인 22개월이 유지된다고 가정해도 50만명을 채우기가 어렵다. 병력자원 감소 및 그에 따른 국방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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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