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2014 연말 시상식 누가 탈까?

브라운관 별들의 전쟁…승자는 누구?

[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해마다 연말이면 별들의 전쟁이 벌어진다. 시상식에서 한 해를 빛낸 연기자와 예능인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올해에는 <별에서 온 그대> <왔다! 장보리> 등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를 빛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진짜사나이> 등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이달 말 SBS, KBS, MBC 방송3사에서 시상식이 개최된다. 방송 3사에서 벌어질 쟁쟁한 별들의 대상 경합을 예측해보았다. 올해 대상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올해 2014 공중파 드라마에서는 ‘천송이’ ‘악녀 장보리’ ‘괜찮아 OO이야’ 등이 키워드로 떠올랐다. 정통 사극 <정도전>은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에서 열연을 펼쳤다. 예능에서는 배우 송일국 아들 ‘삼둥이’와 걸그룹 걸스데이의 ‘혜리’ 애교를 빼놓을 수 없다. ‘귀여움’이라는 무기는 시청자를 무장해제시켰다. 그동안 예능에서 늘 대상 후보 1순위였던 유재석을 위협할 정도다.

SBS 연기대상
전지현 vs 조인성

SBS는 연말 3대 시상식을 확대해 2014년 SBS의 모든 콘텐츠를 한자리에 모아놓은 대형 페스티벌 <SBS 어워드 페스티벌>(SAF)을 기획했다. 기존의 방송 중심 시상식에서 탈피한 ‘SAF’는 SBS 연말 시상식인 <가요대전> <연예대상> <연기대상>을 기반으로 한 신개념 대형 페스티벌이다. 인기 가수들의 미니 콘서트, SBS 인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주요 출연자들의 무대인사 등 풍부한 볼거리로 시청자와 참가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SBS연기대상은 31일 방영된다. 연기대상 경합에서 배우 전지현, 김수현, 조인성 3파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2월 종영한 <별에서 온 그대>는 독주 그 자체였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도 한류 드라마로 뻗어나갔을 정도다.

SBS <별그대> 드라마부문 싹쓸이…예능은 '거기서 거기'


특히 14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한 전지현은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천연덕스런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코믹연기부터 내면연기까지 자연스레 소화했다. 연기 뿐 아니라 전지현의 헤어스타일, 메이크업까지 화제를 모았다. 도민준 역을 맡은 김수현 역시 안정된 주연배우로 자리 잡았다. 다른 배우들도 주목받았다. <별그대>로 인해 박해진, 유인영이 새롭게 조명됐고, 모델 안재현은 배우로서 기반을 다지게 됐다.
 

그러나 <괜찮아 사랑이야>의 조인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대상 후보다. 김규태PD, 노희경 작가와 다시 의기투합해 선보인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보여준 조인성의 연기력은 더욱 깊어졌다. 작가부터 정신분열증 환자까지 열연한 그의 연기는 전문가들에게서도 극찬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단면적 연기를 보여준 전지현, 김수현 보다는 조인성의 깊어진 연기를 더욱 높이 평가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청률을 중시하는 연기대상 프로그램 특성상 과연 누가 대상을 차지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SBS 연예대상
유재석 vs 김병만

올해 SBS연예대상에서는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방송인 이경규와 배우 성유리가 MC를 맡는다. 드라마와 달리 SBS예능 프로그램은 올해 부진한 성적표를 보여줬다. 새롭게 떠오른 프로그램이 없었던 탓이다. 그만큼 떠오르는 후보도 없다.

<매직아이> <룸메이트> <달콤한 나의 도시> 등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지만 인지도 확충은 실패했다. 기존 출연진과 구성 등 현상 유지에 무게를 뒀다. 수년간 계속된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강세를 이어갔다. 유재석, 지석진, 김종국, 하하, 개리, 이광수, 송지효를 멤버로 한 ‘런닝맨’은 멤버 교체 없이 리얼 버라이어티의 맥을 이어갔다.

김병만을 중심으로 한 <정글의 법칙> 역시 마찬가지다. 바뀐 게 있다면 더 많아진 게스트 멤버다. 100회를 맞이했던 지난7월 솔로몬 제도에는 역다 최다 인원이 합류했다. 지난 11월에는 임창정, 이태임 등이 합류해 코스타리카로 새 모험을 시작했다.

올해 김병만과 함께 한 새 출연진만 총 36명으로 파악됐다. 김병만은 올해 바쁜 한 해를 지냈다. <정글의 법칙> 외에도 <주먹 쥐고 주방장> <에코빌리지-즐거운가>도 이끌었다.


따라서 올해도 SBS연예대상에서는 유재석, 김병만 2파전이 예상된다. ‘힐링캠프’의 이경규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매년 거론돼온 기존 후보들과 다를 게 없는 모습이다.

KBS 연기대상
조재현 vs 유동근

SBS드라마가 톱스타를 내세운 ‘이름값’으로 승부를 보았다면 KBS드라마는 ‘질’로 승부를 걸었다. 특히 사극 드라마의 높은 작품성이 돋보였다. 단연 돋보였던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정통사극 <정도전>이다. 정도전은 이성계와 함께 조선 건국의 대업을 달성한 정도전의 삶과 사상을 다룬 드라마다. ‘정도전’은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리더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여기에 더해 명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는 드라마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배우 조재현은 주인공인 ‘정도전’ 역할로 그 시대 리더상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현실 정치에 대한 통찰력 깊은 대사를 입체감 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태조 이성계 역을 맡았던 유동근도 명품연기로 드라마 몰입도를 끌어 올렸다. 유동근이 열연한 이성계는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였던 역할이었다. 그만큼 입체적인 연기력이 필요한 역할이기도 했다. 유동근은 이성계의 인간적 고뇌와 갈등을 깊이 있게 표현했다.

동지를 잃은 이성계의 비통함을 표현한 유동근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조재현과, 유동근뿐만이 아니다. 박영규, 서인석, 임 호 등 연기파 배우들의 명연기는 드라마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30일 방영되는 ‘연기의 신’으로 불리는 조재현과 유동근. 둘 중 누가 받아도 손색이 없는 쟁쟁한 대상 후보다.

KBS 연예대상
슈퍼맨 vs 1박2일

그동안 예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KBS는 올해 예능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는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비슷한 포맷의 <아빠 어디가>의 독주를 막아내고 있다. <슈퍼맨>을 통해 아빠와 아이들이 끊임없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난해 추성훈의 딸 추사랑이 주목받은데 이어 올해는 송일국의 세쌍둥이 아들 삼둥이가 사랑받고 있다.
 

송일국네 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를 비롯해 이휘재의 쌍둥이 아들 서언과 서준도 관심을 받고 있다. 중성적이면서도 예쁘장한 외모의 타블로 딸 하루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묘한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귀여움’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워 큰 웃음이 아닌 시청자들의 흐뭇한 미소를 이끌어냈다. 올해 연예대상에서 <슈퍼맨>의 네 가족이 나란히 대상을 수상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슈퍼맨> 가족이 대상을 받게 된다면 최연소 KBS 연예대상이 탄생하게 된다.

KBS 명배우들 각축전…<슈퍼맨> 삼둥이 올킬?

<1박2일> 역시 만만치 않은 대상후보다. 그동안 <1박2일>은 수장인 MC 강호동에 지나치게 의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시각은 시청자들에게 피로도를 안겨주기도 했다. 올해 <1박2일> 시즌3에서는 강호동 없는 팀을 꾸렸다. 강력한 리더는 없지만 김주혁, 차태현, 데프콘, 김준호, 정준영, 김종민 등 팀원이 자연스레 프로그램에 녹아들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강호동 없이 가능하겠냐는 우려를 깨고 새로운 웃음을 안겨줬다. 이들의 어우러진 활약은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모습으로 평가되고 있다. 


팀이 아닌 개인으로 따지면 유재석이 단연 강력한 후보다. <해피투게더> MC로 활약하고 있는 유재석은 9년 동안 목요일 밤을 책임졌다. 시청률은 동시간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늘 대상 후보 1순위로 꼽혔다.

그야말로 올해 KBS 연예대상은 대상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슈퍼맨>이 대상을 수상할지. 9년 연속 대상 1순위로 떠오른 MC 유재석이 대상 영예를 안을지. 2014 KBS 연예대상 대상 수상자는 누가 될지 궁금증을 모으고 있다.

MBC 연기대상
이유리 vs 송윤아


MBC는 이번 연말 시상식에서 파격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기대상과 연예대상을 시청자 문자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29일 방송연예대상, 30일 연기대상 모두 생방송과 동시에 시작되는 시청자 문자투표를 통해 대상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을 뽑는 권한을 시청자의 손에 넘긴 셈이다. ‘나눠먹기’ 비판을 들었던 공동수상도 사라진다.

올해 MBC연기대상에서는 이유리, 송윤아, 장나라, 오연서, 신하균 등 배우들의 막강한 접전이 예상된다. 그 중에서도 강력한 대상 후보로 이유리와 송윤아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에서 독한 악역으로 주목받았다. 시청률도 30%대를 자랑했다. 이유리가 맡은 연민정은 악녀의 새 역사를 썼다. 온갖 패러디가 쏟아져 나왔을 정도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끝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연민정의 발악은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유리는 마치 신 들린 듯한 표정 연기로 보는 이의 얼을 빼놓았다. 연민정의 악녀 연기는 단연 돋보였다. 악녀의 표정과 감정을 단순하게 해석하지 않았다. 대본에 나와 있는 비아냥, 비웃는, 하찮은, 협박 등 다양한 감정을 여러 방향으로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협박이라면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1번 협박, 2번 협박, 3번 협박 등 다각도로 해석해 연기로 소화했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 이유리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친딸까지 버리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전대미문의 악녀 연민정을 탄생시켰다. 역할 때문에 욕을 먹기도 했지만 그간의 노력이 알려지면서 이유리는 배우로서 찬사를 받기도 했다. 시청률과 ‘연민정’ 캐릭터 신드롬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이유리. 이번 SBS연기대상의 강력한 후보다.

MBC 시청자 투표 변수…예능 부문은 고만고만


주말드라마 <마마>에서 열연한 송윤아의 묵직한 연기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송윤아는 <마마>를 통해 6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항간의 떠도는 루머와 그동안 외부 노출이 없었던 탓인지 시청자는 그의 등장을 반기지 않았다. 배우로서 우려나 의심의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송윤아는 <마마>에서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미혼모 한승희 역을 깊이 있게 소화해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한승희를 연기하면서 송윤아는 드라마를 상승세로 이끌었다. 아픔을 속으로 감내하는 모성 강한 여성으로서 깊어지는 감정신을 자연스레 선보였다. 결코 단순하지 않은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묵직하게 소화해낸 송윤아는 연기자 인생 2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다만 이번 MBC연기대상에서는 시청자 투표 반영 비율이 100%인만큼 송윤아가 대상을 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자투표를 통해 단 한 명의 대상 수상자가 선정되는 만큼 올해 MBC연기대상은 누가 차지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BC 연예대상
유재석 유력

예능의 강자였던 MBC는 올해 위기를 맞이했다. 연예대상 강력한 대상후보 없이 갈피를 잡지 못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대상 수상으로 영예를 안았던 <아빠? 어디가!>도 <슈퍼맨>에 밀리면서 일요 예능의 최하위로 추락했다.

<헬로 이방인> <띠동갑 과외하기> 등의 신규 예능도 등장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진짜 사나이>도 여군특집 때 반짝 관심을 받았던 것을 제외하면 부진을 겪고 있다. 그나마 <라디오 스타>가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 부진했던 <우리 결혼했어요>는 이번 시즌4에서 커플들을 물갈이해 새로운 에피소드로 시청자의 관심을 다시 받고 있다.
 

MBC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올 한 해 두 명의 멤버가 하차했다. 길과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하면서 <무한도전>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결국 5인 체제로 전환해 변함없는 인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노홍철의 하차는 프로그램 자체를 흔들었다.

따라서 현재 MBC에서는 특별한 ‘대상 감’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 유재석이 거론되고 있지만 너무 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재석이 대상 영예를 안는다 해도 올해 MBC의 예능부문은 쓸쓸한 한 해로 평가될 전망이다.

 

<dklo21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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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