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메이저리그 가는 김광현

“현진아 기다려라! 내가 간다”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SK와이번스 좌완 투수 김광현을 두고 말이 많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도입 이후 세 번 째로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게 된 그는 기대보다 낮은 포스팅 금액에도 불구하고 미국행을 결정했다. 곧 연봉협상을 마친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저평가의 굴욕을 피하지 못한 건 분명해 보인다. ‘돈 보다 꿈’을 외쳤지만 야구계 안팎의 평가는 냉랭하다.

 
올해 프로야구 오픈시즌에 MLB 진출을 노리던 SK와이번스 좌완 투수 김광현이 구단의 승인을 얻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부터 200만달러(약 22억원)의 응찰액을 받아냈다. 김광현은 시즌 시작 전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한다고 밝혔다. 스카우트들을 몰고다닌 그는 시즌이 끝나자마자 포스팅시스템을 신청하며 발빠르게 움직였다. 

쩐이냐 꿈이냐
아메리카 드림
 
그러나 200만달러의 응찰액은 김광현이나 구단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선수의 강력한 의사를 무시할 수 없었던 SK 구단은 포스팅시스템 수용을 결정했지만 결과적으로 일종의 ‘가이드라인’처럼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의 도전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어느 팀이라도 김광현보다 낮은 수준의 응찰액을 제시받고 심각한 전력 누출을 감수하며 에이스를 내보내기는 어려웠다.
 
앞서 지난 10월29일 SK는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시즌 김광현의 미국 무대 진출을 선언했다. SK는 프로 데뷔 후 7년간 팀을 위해 헌신한 김광현을 국위선양을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MLB리그 진출을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김광현에 대해 긍정적 기류는 일찍이 감돌았다. 김광현을 선발로 보는 팀들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포스팅시스템 절차가 마지막 카운트를 기다렸다. 지난달 6일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MLB 사무국이 김광현에 대한 포스팅시스템 공시를 했다고 확인했다. MLB 사무국은 김광현에게 관심이 있는 구단 중 최고액을 써낸 팀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통보하고, 현 소속팀인 SK에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스팅 금액과 상관없이 일단 도전
‘돈보다 꿈’ 샌디에이고와 본격 협상
 
결과가 나오기 전 김광현은 공식기자회견에서 “돈 문제는 아니다. 꿈을 향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실제 김광현은 연봉이나 보직에는 연연하지 않을 것임을 지속적으로 밝혀온 바 있다. 이에 구단 관계자들은 “포스팅시스템 금액만 잘 나오면 예상보다 연봉협상이 일찍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었다. 당시 김광현은 야디어 몰리나(세인트루이스)의 에이전트이기도 한 멜빈 로만을 협상 대리인으로 선임해 구체적인 사전 준비를 하기도 했다.
 
소속팀 SK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이왕이면 김광현이 좋은 대우를 받고 나가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1000만달러 이상이면 더할 나위가 없다는 게 SK의 판단이었다. 그 아래의 금액이라고 해도 헐값이 아닌 이상 웬만하면 해외진출을 승인한다는 계획이었다. 현지 언론에서 김광현의 이름이 꾸준하게 거론되고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인 신호로 봤다.  좌완이라는 장점, 그리고 아직은 어린 나이, 향후 성장 가능성 등 김광현의 가치를 높게 끌어올려줄 것으로 기대했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2012년 말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로부터 받은 2573만7737달러33센트의 역대 최고액까지는 받지 못하더라도 500만달러 이상의 수준이 될 것으로 양측은 기대했다. 이 때문에 SK와 김광현은 의견을 주고받으며 고심을 거듭했다.

포스팅시스템

세 번째 MLB행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지난달 12일 SK는 시간을 끌지 않고 신속히 김광현의 포스팅시스템 최종 응찰액이 200만달러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스포츠매체 <폭스스포츠>의 명칼럼니스트인 켄 로젠덜에 따르면 김광현의 포스팅시스템에 나선 구단 중 샌디에고 파드레스가 200만달러(약 22억원)로 최고액을 써냈다.
 
당초 1000만달러까지 내다봤던 SK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금액이었지만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사실상 확정됐다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사실 SK에 전달된 금액은 포스팅시스템에 응한 역대 한국선수가 받아든 응찰액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액수지만, SK와 김광현 측에서 기대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의미가 없다고만 볼 수는 없다. 김광현의 계약이 성사되면 2009년 최향남(101달러·롯데 자이언츠→세인트루이스)과 류현진에 이어 세 번째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미국 프로야구로 직행하는 선수로 기록된다. 아울러 김광현은 류현진에 이어 두 번째로 100만달러 이상의 포스팅시스템 금액을 받아낸 선수가 됐다.
 
김광현은 구단을 통해 “결과를 수용해주신 구단과 김용희 감독님을 비롯한 SK 와이번스 선수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어렸을 때 꿈꾸던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기회를 잘 살려 실력으로 검증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 신인 같은 마음으로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숱하게 한국을 찾아간 미국 대부분의 스카우트들이 김광현을 구원투수 요원 급으로 분류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90마일 초반대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투-피치’만으로는 그 구위가 제아무리 뛰어나도 미국에서 버텨내기 힘들다는 판단이 자연스럽게 섰던 거 아니냐는 것이다. 힘과 세기를 겸비한 미국 야구에서 투-피치로 플레이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 포스팅시스템 금액 200만달러는 김광현을 확실한 선발요원으로 결론 내렸다면 결코 나오기 힘든 숫자였다. 그런데 조금 애매한 것은 구원투수라는 전제하에 따지고 보면 200만달러가 아주 박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그동안의 한·일 프로야구 포스팅 역사나 미국에서 형성되는 전체적인 구원투수 몸값을 놓고 볼 때 포스팅시스템 후 연봉계약까지 2~3년 총액이 최대 1000만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낮은 대우…헐값 논란
마이너 전전할라…야구계 우려
 
일례로 지난달 12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막을 올린 ‘메이저리그 단장회의’를 현장에서 직접 취재하고 있는 미국 지상파 ‘CBS 스포츠’의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이 익명의 단장을 인용해 그 단장이 직접 예상해 내놓은 매년 ‘적중확률 50% 이상’을 자랑하는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 ‘톱50’의 계약을 살펴보면 구원투수 중 1위(전체 12위)에 오른 데이비드 로벗슨(양키스)의 몸값이 3년 4500만달러로 나타났다. 로벗슨은 올 FA시장에서 눈여겨볼 유일한 마무리투수라는 데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셋업맨 이하 구원투수로는 전체 18위에 오른 앤드루 밀러가 3년 2200만달러 선이다. 2014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 볼티모어를 오간 좌완 강속구투수(평균구속 93.9마일) 밀러의 시즌 평균자책점(ERA)은 2.02다. 무려 73경기를 뛰면서 62.1이닝 동안 솎아낸 탈삼진 수만 103개에 이른다.
 
랭킹이 내려갈수록 몸값은 점점 곤두박질친다. 랭킹 31위인 루키 그레거슨(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이 1년 500만달러, 한때 최강의 클로저 중 하나였던 32위 라파엘 소리아노(워싱턴 내셔널스)가 1년 800만달러로 예측됐다. 올해 올스타에 선정됐던 팻 니쉑(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조차 1년 400만달러인 점을 볼 때 김광현의 몸값 총액 예상치는 나쁜 수준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대 반 걱정 반
한국야구 위상?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꿈을 향해 도전하라고 권하기에는 뭔가 석연치않다. 미국 스카우트들은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겠지만 한국프로야구는 어느 정도 내상을 입었다.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투수가 다소 굴욕적인 조건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실은 ‘나쁜 선례’를 걱정하는 것이다. 한국선수 ‘후려치기’ 러시가 들어올 소지가 다분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포스팅을 받아들인 샌디에고가 취할 연봉협상 태도도 장담하지 못한다. 이미 샌디에고 유력 일간지인 <유니온-트리뷴>에서는 “김광현에게 제시한 200만달러조차 상상 지출이나 다름없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의 찔러보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이것이 MLB의 생리다. 쓸만한 선수라고 판단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마이너리그 거부 옵션을 껴서라도 선수를 데려온다. 하지만 이게 아니라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걱정해야할 우려가 적지 않다.
 
 
김광현에게 던져진 200만달러의 조건은 추후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제대로 된 연봉이나 받으면 다행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타 선수를 위한 옵션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MLB에서 고생만 하다 시간을 허비하고 다시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좋은 조건으로 MLB에 입성했다가 마이너리그를 돌았던 이가와 게이(오릭스 버펄로스)의 사례를 기억해할 것으로 보인다.
 
일로노이주 시카고의 유력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의 자회사인 <시카고 나우>는 “KBO의 스타 김광현이 좋은 시즌을 보낸 뒤 포스팅 될 예정”이라며 “그는 올 시즌 리그 탈삼진과 평균자책점(ERA)부문에서 ‘톱5에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김광현에게는 몇 가지 물음표가 따라 붙는다”면서 “첫째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부상으로 고생한 전력이 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성적이 별로 좋지 못했다”지적했다.
 

이어 “그가 가진 스터프로 볼 때 90마일 초반대 패스트볼과 두 번째 주무기 등이 모두 평균 수준으로 분석되고 때때로 컨트롤(투쿠제어)과 커맨드(경기운영)로 고전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김광현의 종합 프로필은 구원투수 아니면 빅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의 마지막을 책임질 어깨 정도로 평가된다”면서 “이 수준이라면 컵스 자체 마이너리그 내에서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비슷한 옵션(선택사항)이 많아 컵스는 포스팅 비용으로 거액을 쏟아 붓지 않는 선에서 김광현에 관심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
 
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는 “김광현은 빅리그 스터프를 지녔다. 명백하게 슬라이더는 메이저리그 레벨이다. 타고난 재능이 뛰어나다”며 “만약 김광현이 시작 단계의 21살 유망주였다면 아시아에서 최고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어찌됐든 김광현은 MLB행을 선택했다. 그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으로 선발투수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줘야할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고와 김광현 측은 내달 안에 연봉 협상에 들어간다.

저평가 논란
MLB 딜레마
 
2007년 김광현과 나란히 데뷔한 양현종은 구단의 만류로 국내에 남게됐다. 김광현 보다 약 50만달러 적은 금액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각자 소속 구단이 한국시리즈 정상을 제패하던 시절 새로운 에이스로 주목받으며 우승에 일익을 담당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선택은 달랐다. KIA타이거즈는 양현종에 대한 포스팅 응찰액을 수용하지 않았다. 굳이 자존심을 구겨가며 열악한 연봉으로 고생할 필요가 있겠냐는 지적이 나왔던 것이다.
 
현재 한국야구는 일본과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1995년 노모 히데오가 메이저리그의 관문을 열고빅리그행 열풍을 일으킨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당시 일본 선수들은 가만히 있으면 몇십억엔을 손에 쥘 수 있는 선수들이 100만달러에도 못미치는 헐값에 미국행을 결정했다. ‘돈보다 꿈’이라는 외침 뒤에는 풍족한 일본 야구시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가짐이 주효했다. 일본 선수가 현역으로 7∼9년 뛸 경우 남부럽지 않은 돈을 모으게 된다. 돈 걱정 없고, 설사 실패한다 해도 얼마든지 그 이상의 돈을 벌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깔려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일본야구 스타들은 포스팅시스템 또는 FA자격으로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러한 일본 선수들의 움직임에 빅리그 구단들은 일본 야구시장을 ‘전략적 확보의 장’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한국야구는 박찬호 이후 불었던 국내 아마추어 유망주들의 빅리그행 러시는 한풀 꺾였다. 사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그 방법이 달라졌다. 일단 프로리그에 뛰어든 뒤 국내 무대의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하려는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졌다. 메이저리그 진출 방식에 대한 입장은 저마다 다르지만, FA광풍과 메이저리그행 이적료 사이에는 무시하지 못할 상관관계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hlee@ilyosisa.co.kr>
 

[김광현은?]
 
▲서울 출생
▲안산공고 졸업
▲건국대 체육교육과 학사
▲제6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제22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경기도 안산시 스포츠 홍보대사
▲제29회 베이징 올림픽 야구 국가대표
▲프로야구 올스타전 동군 대표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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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가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12월 초 후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는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