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고혈 짤' 다음 정책은?

담뱃값은 약과…진짜 옥죄기 지금부터!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법은 누구를 위한 걸까.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나 요즘엔 더 그렇다. ‘담뱃값 인상’ ‘단말기유통법’ ‘도서정가제’ 등 논란이 된 법안이 처리되면서 서민들의 원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의 서민 주머니 털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처음 불을 당긴 건 ‘담배 값 인상’이었다. 정부가 한 갑 당 2500원인 담배가격을 내년부터 4500원으로 20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세수를 확보하려는 게 아니냐는 식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담뱃값 인상 소식에 흡연자들의 심장은 내려앉았다.

취지는 그럴싸
 
지난달 11일 정부는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담뱃값을 대폭 인상하고 물가상승률만큼 오를 수 있도록 물가연동제를 도입, 주요 비가격 정책으로 오는 2020년까지 성인남성흡연율을 29%까지 줄인다는 내용이었다. 담뱃값 인상을 통한 예산 확보로 이를 금연 치료에 투입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담뱃값 인상 소식에 여론은 요동쳤다. ‘증세 없는 복지’를 외쳤던 정부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됐다.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같은 달 19일에는 한 남성이 ‘담뱃값을 올리는 순간 청와대를 폭파하겠다’고 협박전화를 걸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지난 1일 청와대는 담뱃값 인상으로 세수가 늘어나는 것은 증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담뱃값 인상은 흡연으로 인한 국민 건강상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늦었지만 지금 하고자 하는 주요 정책 중 하나”라며 “청소년 흡연이 굉장히 싼 담뱃값 때문이라는 연구는 수없이 많고 이런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한 일환으로 담뱃값 인상이 이뤄지는 것이어서 서민증세가 아닌 (정책의)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흡연자들 대부분이 서민이라는 점이다. 세계 각국의 연구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흡연율이 고소득층에 비해 높게 나타나 소득이 낮은 사람이 더 높은 세부담을 지게 되는 역진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3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및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김 의원은 “청소년과 저소득층의 흡연율을 더 많이 줄일 수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현실적으로 서민경제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2000원 인상하더라도 이번에는 1000원만 인상하고 3∼5년 경과기간을 두고 나머지 1000원을 추가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공동발의 명단은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 김태원 의원, 최봉홍 의원, 이에리사 의원, 안홍준 의원, 이운룡 의원 그리고 민주통합당 김성곤 의원, 김영록 의원, 박민수 의원, 인재근 의원, 이인영 의원이다.
 
담뱃값 인상은 빙산의 일각이다. 휴대전화를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호갱(호구와 고객의 합성어)’을 없애자고 만든 ‘이동통신단말장치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전 국민을 호갱으로 만들게 생겼다. 이달부터 시행된 단통법의 취지는 이동통신 시장의 과열현상과 소비자 간 불평등을 바로잡는다는 것이었지만, 현실은 다르다.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보조금에 익숙하던 소비자들의 원성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통행료, 수도·전기요금 등 줄줄이 인상
부족한 세수 충당하기 위해 서민만 타깃 
 
단통법이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기는커녕 휴대전화 가격만 올려놨다는 불만이 쏟아지면서 여야 정치권에서는 이를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통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여야는 단통법이 기업의 배만 불리게 했다는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그런데 지난 5월 단통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 여야 의원 중 반대한 인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제 얼굴에 침 뱉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제조사와의 장려금과 이동통신사의 지원금을 분리 공시하는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이통사의 지원금과 제조사의 지원금을 각각 분리해 공시하고, 제조사가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장려금 규모를 제조사별로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분리공시제가 능사는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해 5월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단통법을 대표발의 했다. 조 의원은 “법의 효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한데도 초기부터 제도 실패 등을 운운하는 것은 제도 정착의 장애요인이 된다”며 (제도 정착에는) 두세 달 이상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공동발의 명단은 전원 새누리당이다. 권은희 의원, 김성찬 의원, 김영우 의원, 김태원 의원, 김한표 의원, 남경필 의원, 안덕수 의원, 이우현 의원, 홍지만 의원이다.
 
책값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 달부터 ‘도서정가제 개정안’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도서정가제의 취지는 동네서점을 살리자는 것이다. 현행법에서는 발간 18개월 이전의 신간은 10%까지만 할인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있다. 이를 18개월 이후 구간으로 확대, 전 분야에 정가제를 적용해 할인율을 10%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는 11월21일부터는 50∼60%를 넘나들던 책값 할인율이 10% 이내로 제한된다. 인터넷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의 책 가격이 비슷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출판 유통 구조가 투명해지고 신간 창작도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일부 소비자들은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간 사재기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의원은 도서정가제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공동발의 명단은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 의원, 이상직 의원, 도종환 의원, 홍종학 의원, 배기운 의원, 김재윤 의원, 전병헌 의원, 강동원 의원, 신경민 의원, 이학영 의원, 최민희 의원, 박주선 의원, 정성호 의원 그리고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다.

정부·국회 합작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정부가 연내 고속도로 통행료 4.9% 인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수도요금, 전기요금까지 줄줄이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에 따른 적자를 국민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KT가 월정액제인 초고속인터넷 요금제를 부분종량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인터넷 종량제가 도입되면 사용요금에 따라 사용총량에 따른 차등 요금이 적용될 전망이어서 인터넷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우버택시’ 금지 논란
 
스마트폰을 이용한 차량공유 앱 ‘우버(Uber)택시’를 금지하는 법 개정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지난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 등은 우버택시를 금지하는 내용의 여객운수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정보통신 서비스를 이용해 여객운수를 알선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우버택시를 겨냥한 법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이를 어길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됐다. 더불어 우버택시 운행을 신고하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받는 신고포상금제도도 추가될 전망이다.
 
우버택시는 2010년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시된 이후 현재 세계 40여개국 170여 도시에서 진행 중인 서비스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카풀 내지 차량공유형태로 차량과 승객을 연결해주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이뤄진다.
 
우버택시는 우리나라에 2013년 8월 도입됐다. 리무진 업체와 고객을 중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택시 면허를 받지 않고 택시 영업을 하는 위법행위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우버 측은 단순한 정보 제공이라고 이를 반박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방법원은 지난달 초 우버택시에 대해 영업금지 명령을 내렸다가 2주일 만에 철회한 바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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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