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고혈 짤' 다음 정책은?

담뱃값은 약과…진짜 옥죄기 지금부터!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법은 누구를 위한 걸까.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나 요즘엔 더 그렇다. ‘담뱃값 인상’ ‘단말기유통법’ ‘도서정가제’ 등 논란이 된 법안이 처리되면서 서민들의 원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의 서민 주머니 털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처음 불을 당긴 건 ‘담배 값 인상’이었다. 정부가 한 갑 당 2500원인 담배가격을 내년부터 4500원으로 20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세수를 확보하려는 게 아니냐는 식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담뱃값 인상 소식에 흡연자들의 심장은 내려앉았다.

취지는 그럴싸
 
지난달 11일 정부는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담뱃값을 대폭 인상하고 물가상승률만큼 오를 수 있도록 물가연동제를 도입, 주요 비가격 정책으로 오는 2020년까지 성인남성흡연율을 29%까지 줄인다는 내용이었다. 담뱃값 인상을 통한 예산 확보로 이를 금연 치료에 투입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담뱃값 인상 소식에 여론은 요동쳤다. ‘증세 없는 복지’를 외쳤던 정부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됐다.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같은 달 19일에는 한 남성이 ‘담뱃값을 올리는 순간 청와대를 폭파하겠다’고 협박전화를 걸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지난 1일 청와대는 담뱃값 인상으로 세수가 늘어나는 것은 증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담뱃값 인상은 흡연으로 인한 국민 건강상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늦었지만 지금 하고자 하는 주요 정책 중 하나”라며 “청소년 흡연이 굉장히 싼 담뱃값 때문이라는 연구는 수없이 많고 이런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한 일환으로 담뱃값 인상이 이뤄지는 것이어서 서민증세가 아닌 (정책의)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흡연자들 대부분이 서민이라는 점이다. 세계 각국의 연구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흡연율이 고소득층에 비해 높게 나타나 소득이 낮은 사람이 더 높은 세부담을 지게 되는 역진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3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및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김 의원은 “청소년과 저소득층의 흡연율을 더 많이 줄일 수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현실적으로 서민경제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2000원 인상하더라도 이번에는 1000원만 인상하고 3∼5년 경과기간을 두고 나머지 1000원을 추가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공동발의 명단은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 김태원 의원, 최봉홍 의원, 이에리사 의원, 안홍준 의원, 이운룡 의원 그리고 민주통합당 김성곤 의원, 김영록 의원, 박민수 의원, 인재근 의원, 이인영 의원이다.
 
담뱃값 인상은 빙산의 일각이다. 휴대전화를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호갱(호구와 고객의 합성어)’을 없애자고 만든 ‘이동통신단말장치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전 국민을 호갱으로 만들게 생겼다. 이달부터 시행된 단통법의 취지는 이동통신 시장의 과열현상과 소비자 간 불평등을 바로잡는다는 것이었지만, 현실은 다르다.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보조금에 익숙하던 소비자들의 원성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통행료, 수도·전기요금 등 줄줄이 인상
부족한 세수 충당하기 위해 서민만 타깃 
 
단통법이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기는커녕 휴대전화 가격만 올려놨다는 불만이 쏟아지면서 여야 정치권에서는 이를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통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여야는 단통법이 기업의 배만 불리게 했다는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그런데 지난 5월 단통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 여야 의원 중 반대한 인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제 얼굴에 침 뱉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제조사와의 장려금과 이동통신사의 지원금을 분리 공시하는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이통사의 지원금과 제조사의 지원금을 각각 분리해 공시하고, 제조사가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장려금 규모를 제조사별로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분리공시제가 능사는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해 5월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단통법을 대표발의 했다. 조 의원은 “법의 효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한데도 초기부터 제도 실패 등을 운운하는 것은 제도 정착의 장애요인이 된다”며 (제도 정착에는) 두세 달 이상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공동발의 명단은 전원 새누리당이다. 권은희 의원, 김성찬 의원, 김영우 의원, 김태원 의원, 김한표 의원, 남경필 의원, 안덕수 의원, 이우현 의원, 홍지만 의원이다.
 
책값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 달부터 ‘도서정가제 개정안’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도서정가제의 취지는 동네서점을 살리자는 것이다. 현행법에서는 발간 18개월 이전의 신간은 10%까지만 할인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있다. 이를 18개월 이후 구간으로 확대, 전 분야에 정가제를 적용해 할인율을 10%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는 11월21일부터는 50∼60%를 넘나들던 책값 할인율이 10% 이내로 제한된다. 인터넷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의 책 가격이 비슷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출판 유통 구조가 투명해지고 신간 창작도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일부 소비자들은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간 사재기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의원은 도서정가제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공동발의 명단은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 의원, 이상직 의원, 도종환 의원, 홍종학 의원, 배기운 의원, 김재윤 의원, 전병헌 의원, 강동원 의원, 신경민 의원, 이학영 의원, 최민희 의원, 박주선 의원, 정성호 의원 그리고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다.

정부·국회 합작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정부가 연내 고속도로 통행료 4.9% 인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수도요금, 전기요금까지 줄줄이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에 따른 적자를 국민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KT가 월정액제인 초고속인터넷 요금제를 부분종량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인터넷 종량제가 도입되면 사용요금에 따라 사용총량에 따른 차등 요금이 적용될 전망이어서 인터넷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우버택시’ 금지 논란
 
스마트폰을 이용한 차량공유 앱 ‘우버(Uber)택시’를 금지하는 법 개정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지난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 등은 우버택시를 금지하는 내용의 여객운수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정보통신 서비스를 이용해 여객운수를 알선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우버택시를 겨냥한 법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이를 어길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됐다. 더불어 우버택시 운행을 신고하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받는 신고포상금제도도 추가될 전망이다.
 
우버택시는 2010년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시된 이후 현재 세계 40여개국 170여 도시에서 진행 중인 서비스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카풀 내지 차량공유형태로 차량과 승객을 연결해주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이뤄진다.
 
우버택시는 우리나라에 2013년 8월 도입됐다. 리무진 업체와 고객을 중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택시 면허를 받지 않고 택시 영업을 하는 위법행위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우버 측은 단순한 정보 제공이라고 이를 반박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방법원은 지난달 초 우버택시에 대해 영업금지 명령을 내렸다가 2주일 만에 철회한 바 있다. <광>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