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인도 모르는 불법 동물화장터 실태

그린벨트서 불타는 강아지 사체 '헉~'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어느덧 애완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10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에 따라 애완동물 시장이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애완동물이 하나의 가족으로 인식되면서 동물장묘업도 성행 중이다. 현재 동물화장터는 전국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몇몇 화장터가 정식허가를 받지 않은 채 불법으로 은밀하게 영업을 이어간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물화장터를 둘러싼 문제점을 짚어봤다.


 
애완동물을 자식처럼 소중히 여기는 ‘펫팸(Pet과 Family의 합성어)족’이 늘면서 자연스레 관련 업계가 춤추고 있다. 펫팸족은 애완동물 장례까지 치른다. 애완동물을 유골을 납골당에 안치하고 수시로 들러 애완동물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개 팔자가 상팔자’가 된 것이다. 

24시간 가동
불법 화장터
 
그런데 동물보호법에 위반되는 불법 동물화장터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래서 <일요시사>는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 A동물화장터를 찾았다. 불법으로 알려진 A동물화장터는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있었다. 주변엔 온통 인쇄공장뿐이었다. 주변공장과 어울리지 않는 밝은 색 간판을 내걸고 작은 규모로 운영되고 있었다.
 
A동물화장터 사무실은 가정집과 비슷한 구조였다. 넓은 거실에 있던 한 직원이 물어왔다. “어떻게 오셨어요?” 동물화장에 대한 상담을 요청하자 이 직원은 가장 먼저 애완동물의 몸무게를 물어봤다. 그는 “아이(애완동물)가 5kg 이하면 15만원”이라며 “1kg 초과 시 1만원이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이내 직원의 안내에 따라 추모실에 도착했다. 내부는 엄숙했다. 숨진 애완동물을 눕힐 관과 함께 여러 동물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직원은 “이곳에서 엄숙하게 추모식이 진행된다”며 “주인의 종교에 따라 예식은 조금씩 다르다”며 보통 10분에서 15분 정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추모실을 나와 화장터로 이동했다. 화장터는 그리 멀지 않았다. 사무실에서 화장하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다. 직원에 따르면 화장은 10분 내로 끝난다. 즉 애완동물 장례식은 방문과 동시에 20∼30분 내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A동물화장터 직원은 “365일 24시간 영업을 하기 때문에 아이가 하늘나라로 가면 바로 연락을 달라”며 “픽업 서비스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A동물화장터 직원의 설명을 들은 뒤 시내로 향했다. 시민들은 A동물화장터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동물화장터의 존재 자체에 놀란 표정을 짓는 이들도 많았다. 그만큼 아직은 생소한 애완동물서비스인 것이다. 그런데 A동물화장터가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근거는 무엇일까.
 
불법성 여부를 확인하고자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들어가 동물장묘업으로 정식 등록된 업체를 확인한 결과 A동물화장터는 정식으로 등록이 되지 않은 업체였다. 정식 등록 업체는 (주)동물사랑 대구러브펫(대구시 달서구), (주)위디안(경기도 김포시), 페트나라(경기도 김포시), 월드펫(경기도 김포시), 굿바이펫(충북 제천시), 에이지펫(충남 천안시), 예산 위드엔젤(충남 예산군), 러브펫(경기도 광주시), 아롱이천국(경기도 광주) 등이었다.

위반사항 적발
영업 막진 못해
 
그러나 이 자료만으로 불법성 여부를 확인하는 건 무리였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9개의 장묘업체 외에 다른 동물장묘업체의 불법성은 해당 지자체에 문의해야 한다”고 했다. 사이트에는 등록이 누락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해당 지자체인 고양시청 관계자에게 A동물화장터 불법성 여부를 문의한 결과 불법이 맞았다. 고양시청 관계자는 “A동물화장터는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업체가 맞다”며 “동물보호법 위반사항이 있어 경찰과 합동 단속을 벌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와 올해 관련 민원이 빗발쳐 경찰과 수사를 진행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A동물화장터는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불법이 맞지만 영업행위 자체를 막을 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B동물화장터도 불법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 관계자는 “거모동에 있는 애견화장터 건물은 그린벨트 지역에 지어졌기 때문에 불법이 맞다”며 민원을 받아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고발 외에 추가적인 조치는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B동물화장터는 불법으로 고발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담을 이어가고 있었다.
 
애완동물도 가족…동물장묘업 성행
무허가 화장터 전국 곳곳서 운영중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C동물화장터도 마찬가지였다. 광주시 관계자는 “정식으로 허가를 받기 위해 등록을 진행하던 중 문제가 발생해 반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로 밤에 몰래 영업을 했었다”며 “동물보호법위반으로 고발된 상태”라고 했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D동물화장터도 사정은 비슷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동물전용 장례식장, 화장장, 납골시설 등 동물장묘업체 또한 등록신청서에 시설과 인력면세 등을 첨부해 관할 시·군·구에 등록해야 영업을 할 수 있다. 또한 준수해야 할 최소한의 사항도 법으로 정해져 있다. 동물장묘업 등록제는 2008년 1월27일부터 시행됐다. 나날이 증가하는 애완동물의 시체를 인도적·위생적으로 처리해 환경오염 및 공중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현재 전국에는 270여개의 동물장묘업체가 있다. 이들 업체는 보통 사체 크기에 따라 최소 15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요금을 받고 장례절차를 대행해준다. 모든 절차는 사람의 장례식과 똑같이 진행된다. 사체 운구부터 입관식, 매장 혹은 화장까지가 그렇다. 추가 비용을 지불할 경우 장례전용 리무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많은 업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수많은 업체 중 정식으로 인허가를 받은 업체는 매우 적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동물장묘업체로 정식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 도시계획, 주거지역, 상수원, 장사법률, 건축법 등 다양한 인허가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정식 업체로 동물장묘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애완동물시장 확대에 따라 이러한 시설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지만, 동시에 혐오하기도 한다. 일종의 님비(NIMBY: 지역 이기주의)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동물화장터가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자기 집 주변에 화장터가 들어오는 걸 좋아할 주민은 없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애완동물 사체는 폐기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쓰레기봉투에 버려야 한다. 아무 데나 묻으면 벌금형에 처해진다. 동물병원에서 사망할 경우엔 1kg당 1만원을 내면 의료폐기물로 분류해 소각해준다.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은 동물장묘서비스를 택한다. 그러나 동물장묘업 시장은 기반이 약하다. 아직 체계를 잡지 못한 것이다. 

까다로운 절차
인허가 딜레마
 
농림축산검역본부가 2013년 조사한 자료를 보면 동물보호법 대상인 개의 숫자는 약 127마리다. 이 중에서 약 43만마리가 등록된 상태이며 해마다 12∼13만마리가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다른 동물을 더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동물관리사, 장례지도사 등 애완동물 관련 직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한 동물 케어서비스 업체가 고양시 동물보호축제에 참여한 시민 19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4.7%가 동물 장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식으로 등록된 동물장묘업체는 턱 없이 부족하다. 의료폐기물로 처리되는 극히 일부 동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동물들이 가정에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넣어져 버려지거나 인근 뒷산에 암매장되는 것이 현실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려동물의 숫자와 매년 폐사되는 적지 않은 수의 반려동물을 고려하면 반려동물 사체처리 문제는 공공위생뿐만 아니라 동물복지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며 “그럼에도 현재와 같은 반려동물 사체처리 제도는 현실과 많은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지자체가 애완동물을 위한 공공장묘시설을 설치·운동하고 국가가 필요한 경비를 일정 부분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도 나온다.
 
고발해도 버젓이 배짱영업
“인허가 받기 어렵다” 호소
 
지난 18대 국회에서는 공설 동물장묘업체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기존의 민간시설과 영역이 겹치고 기득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결국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국회입법조사처는 “기득권 침해가 문제가 된다면 프랑스의 사례를 참고해 사설장례장과 공공장례장의 업무 범위를 구분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중국도 애완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특히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유로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애완동물 수는 2003년부터 2013년 사이 90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집계된 중국의 애완동물 수는 1억5000만마리다. 애완동물을 기르려면 국가에 등록해야 하지만 등록 없이 애완동물을 키우는 경우도 있어 중국의 애완동물 수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판매액은 900억위안으로 한화 14조6979억원에 달한다.
 
중국의 애완동물 장례 서비스 가격은 100위안에서 1500위안까지 다양하다. 지난 2008년 1월1일 죽은 애완동물의 사체를 함부로 처리하지 못하며, 관련 사항 위반 시 법적 조치를 내리는 동물방역법이 실시됐지만 베이징 창핑, 따싱 등 교외지역에 애완동물 전용 묘지가 생기고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중국에서 매년 처리해야 하는 애완동물 사체는 약 1000만 마리 이상이다. 환경문제로 직결되는 만큼 중국 정부는 해외의 애완동물 사체 처리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현실 고려한
제도 보완 필요
 
프랑스의 경우,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민 60%는 정원에 묻거나 직접 장례를 치루지만 나머지 40%는 정부가 계약을 맺은 동물화장터에서 처리해 여기에 쓰이는 재원을 세금으로 충당했다. 처음에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지만 한 해 수백만 마리를 화장하는 데 프랑스 정부는 부담을 느꼈다. 결국 지난 2005년, 프랑스 정부는 법을 개정해 반려동물 화장에 20만원가량을 부담하도록 했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사설장례장을 이용하고 일반 시민들은 낮은 가격의 공공장례장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것이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현행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반려동물 사체를 ‘생활폐기물’로 처리할 경우 일본처럼 반려동물을 사체에 일정 수수료를 징수하고 동물사체소각로에서 별도로 소각하는 방안도 있다. 애완동물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환경보호와 동물복지 차원에서 반려동물장례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해 보인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개전용 채널 ‘도그TV’ 등장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에 개들이 볼 수 있는 ‘도그TV’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 케이블 TV들에 이어 통신 3사들도 다음달까지 모두 IPTV를 통해 도그TV 서비스를 시작한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달 말 도그TV 서비스를 시작해 20일 만에 가입자 2400명을 넘어섰다. KT는 다음달 1일, LG유플러스도 다음달 말에 각각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케이블TV는 올 2월부터 일찍 뛰어들었다. CJ헬로비전이 국내에서 가장 먼저 2월에 서비스를 시작했고, 4월에 태광 티브로드, 7월 울산중앙방송, 지난달 현대 HCN과 대구 푸른방송이 각각 도그TV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제주방송도 시험방송 중이다. 이처럼 UT업체들과 케이블TV업체들이 도그TV를 서비스하는 이유는 부가 수익 때문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애완견을 키우는 맞벌이 부부나 1인 가구가 늘면서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견주가 집을 비울 때 혼자 남는 개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틀어주는 용도로 많이 이용된다”고 말했다.
 
한편, 도그TV는 개의 심리상태를 치료할 목적으로 지난 2009년 이스라엘 PTV미디어가 과학자와 동물 행동 심리학자, 애견전문가 등과 함께 만든 프로그램이다. 본격적인 TV방송은 2012년 2월 미국에서 처음 시작돼 지금은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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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