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르포> 다인종 섞여 노는 ‘홍콩 밤거리’ 스케치

만취한 반라녀 다짜고짜 스킨십 "진짜 홍콩 간다"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홍콩의 압구정동 ‘란콰이퐁’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유흥가로 손꼽힌다. 해가 저물면 동양인지 서양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다양한 인종이 뒤섞여 축제의 장을 연다. 클럽, 펍, 라이브하우스 등엔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발 디딜 틈조차 없다. 대기해도 소용없다. 그러나  자리가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굳이 클럽에 입장하지 않아도 거리에서 클럽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밤새도록 꺼지지 않는 란콰이퐁의 열기를 <일요시사>가 직접 느껴봤다.

보통 황홀함을 ‘홍콩’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다. ‘홍콩가자’는 말은 이미 대명사가 된 지 오래. 그런데 이 말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아마도 ‘란콰이퐁’일 것이다. 홍콩에서 가장 황홀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란콰이퐁은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에는 행상인이 밀집해 있던 센트럴의 작은 구역에 불과했지만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돼 현재는 클럽, 펍, 레스토랑이 즐비한 아시아 최고의 유흥가로 탈바꿈했다. 규모 자체는 그리 크지 않지만 존재감 만큼은 홍콩을 집어 삼킬정도다. 국내외 핫 스타들의 핫 플레이스로 손꼽히는 란콰이퐁. ‘홍콩’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곳의 밤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요시사>는 뜨거운 홍콩여름 밤의 진수를 맛보고자 지난 15일 란콰이퐁을 찾았다.

홍콩의 중심
젊음의 거리
 
홍콩 센트럴역 D2출구 오른쪽으로 나와 홍콩섬 중심 방향으로 길을 따라 5분쯤 걷다보면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간판과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빌딩 그리고 명품매장이 나온다. 여기서 표지판에 따라 란콰이퐁 방향의  언덕으로 향했다. 골목골목에는 화려한 옷차림을 한 젊은 남녀들이 ‘불금(불타는 금요일)’ 준비에 한창이었다. 이들은 저마다 한 손에 맥주병을 쥔 채 길거리에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었다.
 

사실 한국의 강남이나 홍대와 별반 다를 것 없는 분위기여서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다. 이렇게 란콰이퐁 초입에선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현지인의 길 안내에 따라 길게 늘어진 언덕 위 계단을 오르는 순간, 어두컴컴한 골목길에 퍼지던 음악의 진원지에 가까워짐을 느꼈다.
 
아시아 최고의 쾌락지구 ‘란콰이퐁’
취한 여성들 사냥감 찾아 밤새 배회
 
언덕 위 계단을 나와 고개를 치켜들자 진정한 란콰이퐁의 모습이 펼쳐졌다. 수많은 클럽, 펍 등에서 흘러나온 클럽 음악이 한데 뒤섞여 묘한 울림이 퍼져 있었다. 빼곡한 인파에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어디로 발길을 옮겨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기자의 몸도 어느새 인파를 향해 강렬한 음악과 함께 언어의 벽을 허물고 있었다.
 
란콰이퐁 중심가엔 정체불명의 주사기를 입에 물고 있는 이들도 곳곳에 보였다. 순간 당황했지만 알고 보니 알록달록한 칵테일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거리에서 주사기 칵테일을 판매하는 사람이 여럿 보였다. 사람들은 맥주 혹은 양주를 손에 쥔 채 홍콩의 밤을 신나게 즐기고 있었다.
 
그들처럼 술을 구하고자 인근 편의점을 향했다. 란콰이퐁 편의점 줄은 길게 늘어져 도저히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술을 구매하기 위한 외국인의 행렬이 계속 이어졌고 저마다의 언어가 울려 퍼져 계산대는 혼비백산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은 쉴 새 없이 계산하면서 동시에 맥주 박스를 이리저리 나르면서 빈 냉장고를 술로 가득 채웠다.

거리에 널 브러진

술병과 그녀들…
 
편의점 바로 앞에는 포옹하며 키스하는 남녀, 쪼그려 앉아 양주를 따라 마시는 사람, 양손에 맥주를 들고 온몸에 뿌리는 사람 등 다양한 취객들이 진상을 부리기도 했다. 편의점 주변엔 사람들이 먹고 버린 술병이 여기저기 굴러다녔다. 심지어 사람도 굴러다녔다. 많은 이들이 취해 있기 때문에 다소 거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어깨 부딪힘 등의 이유로 외국인들이 서로의 멱살을 잡고 밀치면서 언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싸움을 말리는 사람이 워낙 많아 갈등은 삽시간에 원만히 해결된다. 그리고 언제 싸웠냐는 듯이 맥주병을 맞대며 “치어스!’를 외친다. 비일비재한 일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모습이 란콰이퐁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란콰이퐁에선 취하지 않은 채 거리를 걷는 게 어색할 정도로 취객이 넘친다. 그래서 이곳을 처음 찾은 이들은 취기를 빨리 올려 어색함을 씻고자 처음부터 양주를 벌컥벌컥 마시기도 한다. 길거리에 양주병이 널브러져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이 같은 길거리 문화는 란콰이퐁을 전부 설명하지 못한다. 란콰이퐁의 진면목은 클럽에서 나온다.
 
란콰이퐁 입구부터 20분 동안 쾌락지구 구석구석을 돌아본 결과 소문대로 수많은 클럽이 밀집해 있었다. 또 간판은 ‘펍’이지만 내부는 클럽인 곳도 다수였다. 일부 펍에서는 뮤지션들의 공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일반 클럽은 한국의 클럽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클럽 입장을 대기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서양인이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얼핏 이태원과 비슷하지만 규모에는 차이가 있다. 
 
술집마다 ‘광란의 파티’
여기저기서 진한 스킨십
국적 물어보면 ‘코리안’
 
클럽주변에는 택시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불금을 보내기 위해 란콰이퐁에 도착한 클럽녀들이 하나 둘 내렸다. 밀착 원피스 차림이 대세였다. 그녀들의 매끈한 몸매는 주변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홍콩 클럽 입장료는 200홍콩달러(한화 2만6000원 선)에서 600홍콩달러(한화 8만원 선)까지 형성돼 있었다. 이 금액은 남성에게만 해당된다. 여성은 따로 입장료를 내지 않기 때문에 한 클럽에만 머물지 않고,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면서 클럽 ‘수질’을 확인하고 자리를 잡는다. 빈손으로 가도 밤새 즐길 수 있는 특권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복장상태가 불량(?)하면 클럽 입구만 구경하게 될 수도 있다. 이것은 남녀모두에게 해당된다. 실제로 기자는 샌들을 신고 M클럽에 갔다가 퇴짜를 먹었다. 웃돈을 제시하며 입장을 재차 요구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물 좋은 클럽에 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태부터 체크해야 한다. 다만 여성의 경우 복장이 부적합해도 예쁘다면 통과되는 경우도 있다. 

서양남 찾아…
혼 빼고 ‘헤벌레’
 

클럽을 배회하는 여성 중 피부가 하얀 동양여성은 한국인 아니면 일본인일 확률이 높다. 패션만으로도 충분히 구별이 가능할 정도. 열이면 아홉이 그랬다. 동양여성이 몰려 있는 곳엔 어김없이 한국말이 들렸다. 그리고 이들 주변에는 서양 남성들이 득실거렸다. 한국여성들이 몰려간 H클럽을 따라가 봤다. 내부는 여느 클럽과 비슷했지만 성비는 여성이 압도적이었다. 특히나 한국인이 많았다. 반면 한국인 남성은 찾기 힘들었다. 클럽 내 남성 대부분은 서양인이었다.
 
클럽에는 발정 난 남녀가 넘쳤다. ‘부비부비’ 그 이상의 스킨십이 곳곳에 포착됐다. 서양남성들은 마치 투명인간처럼 아무렇지 않게 동양여성들의 가슴을 주물렀다. 다소 위험한 행동이었음에도 동양여성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보드카를 마시며 음악에 몸을 맡겼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킨십의 강도는 높아졌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동양녀는 서양남의 차지였다. 한 이탈리아인은 음흉한 눈빛으로 “한국여성이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반면 동양남성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없었다. 그저 술을 마시며 음악에 집중할 뿐. 클럽에선 흔하디흔한 ‘부비부비’도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간혹 동양남성이 서양여성에게 접근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뛰어난 외모의 소유자가 아닌 이상 ‘완패’를 맛보기 일쑤였다.
 
친구들과 마지막 일정으로 란콰이퐁 클럽을 찾은 한국인 엄씨는 “이럴 거면 차라리 홍대 클럽에 가는 게 낫겠다”며 탄식했다. 한국에선 먹혔지만 홍콩에선 답이 없다는 것. 분명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했다. 결국 이들은 인도 여성들과 어울리며 마지막 밤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변태짓 하고
당당하게 ‘코리안’
 

인근 B클럽으로 이동해봤지만 사정은 비슷했다. 동양녀는 여전히 서양남의 차지였다. 그런데 동양녀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견제하고 있었다. 특정 서양인을 독차지하기 위한 몸부림이 감지됐다. 이들의 시선은 하나같이 한곳을 향했다. 큰 키, 넓은 어깨, 높은 코, 하얀 피부, 금발 서양인이 주인공이었다. 이 서양인 주변에만 섹시한 여성들이 벌떼처럼 몰렸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다툼도 벌어졌다. 자리 경쟁을 벌이면서 몸싸움이 일어난 것이다. 서로의 국적을 물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대부분 ‘코리안’이었다.
 
한국남성들도 서양녀를 차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가가 스킨십을 시도하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간혹 서양녀의 불쾌한 표정을 모른 체 하고 무작정 스킨십을 시도하는 일도 벌어진다. 이 같은 눈치 없는 행동에 서양녀가 국적을 물으면 어김없이 나오는 말 ‘코리안’.  한국의 클럽문화가 망친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홍콩(란콰이퐁)=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마카오 호텔 성매매 실태 “오빠”노크하는 리스보아 걸
 
마카오 최초의 카지노 호텔로 유명한 R호텔은 화려한 외관으로 관광객들을 사로잡는다. 마카오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 그런데 R호텔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바로 마카오 미녀 ‘리스보아 걸’이다. R호텔 지하 쇼핑몰에 가면 같은 길을 계속해서 왕복하는 리스보아 걸을 만날 수 있다. 그녀들이 쇼핑몰을 배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성매매 수요자를 찾기 위함이다.
 
R호텔 지하에서 거래가 성사되면 바로 호텔 객실로 이동해 성매매를 한다. 리스보아 걸들은 보통 1200홍콩달러(한화 16만원 선)에서 1500홍콩달러(한화 20만원 선)를 부른다.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경우도 있다. 리스보아 걸들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모델 뺨치는 워킹을 보인다.
 
그런데 이들의 워킹에는 이유가 있었다. 성매매 단속 때문이었던 것. 마카오에서는 직업여성이 제자리에서 성매매 남성을 기다리면 불법이라고 전해진다. 현지 경찰은 리스보아 걸의 실체를 알고 있음에도 단속할 근거가 없어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상태. 마카오 밤 문화의 중심엔 리스보아 걸이 있다.
 
회전초밥처럼 돌고 도는 쭉방걸들
객실·로비 돌며 직접 호객행위도
 
마카오 시내를 등지고 외곽으로 나가면 더 많은 호텔들을 볼 수 있다. 유명한 G호텔과 V호텔 등 수많은 호텔들이 관광객을 사로잡는다. 호텔수요가 날이 갈수록 높아져 현재 이 두 호텔은 증축공사가 한창이다. G호텔과 V호텔 주변을 둘러본 결과 R호텔과 비슷한 모습이 포착됐다. 야한 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서성이고 있었던 것이다.
 
호텔 근처로 향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여성들이 달라붙었다. 두 여성이 팔을 붙잡고 한국말로 말했다.. “19살” “오빠 마사지”.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관광객도 성매매의 유혹을 받고 있었다. 그녀들은 미성년자임을 강조하면서 1500홍콩달러(한화 20만원 선)를 제시했다. 아무리 봐도 미성년자가 확실했다.
 
성매매 유혹을 뿌리치고 V호텔 내부로 들어갔다. 한 50대 남성과 10대 여성이 팔짱을 낀 채 호텔 객실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결코 정상적인 커플이 아니었다. 호텔 내 카지노도 마찬가지였다. 카지노에서 게임은 하지 않고 그저 멍하니 앉아 있거나 서성거리는 여성들이 있었던 것. 다른 장소도 비슷했다. 호텔 전체에 성매매 여성들이 퍼져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마카오에선 성매매가 보란 듯이 이뤄지고 있다.  
 
V호텔 카지노 관계자는 “성매매 때문에 이 호텔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다. 당국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채한다”며 ‘외화벌이’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호텔을 나와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택시기사는 “황홀한 밤을 보냈냐”고 대뜸 물어보며 “마카오 여자가 최고”라고 강조했다. <마카오=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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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번진 핵잠 나비효과

일본에 번진 핵잠 나비효과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가 공개되자, 가장 큰 화제가 된 미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에 대해 “문구가 추상적이어서 모호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자극 받은 일본도 핵잠수함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핵잠수함 건조를 현실화하지 않으면 “일본에 핵 보유 빌미를 제공하고,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의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하게 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타결된 한미 관세·안보 협상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지난 14일 공개됐다. 가장 큰 논란은 핵 추진 잠수함(이하 핵잠수함) 관련 합의 문구였다. 산 너머 산 구체성 없다 팩트시트를 통해 확인되는 핵잠수함 건조와 관련해선 “구체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민간·해군의 원자력 프로그램 ▲한미 원자력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 등을 지지한다. 이어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한국과 조선 사업 요건 진전·연료 조달 방안 등을 포함해 긴밀히 협력한다. 미국은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와 관련해 지지·승인·협력할 뿐이다. 이를 두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의 논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에서 건조하는 게 전제였다”며 “우리 핵잠수함을 미국에서 건조하는 방안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같은 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국내 건조 장소 합의는 팩트시트에 담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기자들 앞에서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을 발표하면서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이 곧 대대적인 부활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잠수함이 건조되려면, 산적한 현안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팩트시트엔 건조 장소가 적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명시해 발표했기 때문에, 미국이 순순히 양보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같은 회담 결과를 두고 양국의 주장이 엇갈리는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다. 민간 우라늄 농축·사용 및 핵연료 재처리엔 ▲한미 원자력 협정 부합 ▲미국의 법적 요건 준수 ▲한국의 평화적 이용 등 단서가 붙는다. 기술 이전 과정에도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핵잠수함 보유국은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인도 등 6개국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0일 “미국이 핵잠수함 기술을 공유한 사례는 1950년대 최우방국 영국과 협력한 사례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은 미군이 보유한 가장 민감하고 철저히 보호돼온 기술”이라며 “가까운 동맹인 영국·호주와 체결한 핵잠수함 협정에서도 직접 기술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우리에겐 우라늄 농축·재처리 기술이 없어서 미국으로부터 핵연료를 공급받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연료 공급 장소·방식은 팩트시트에 명시되지 않았다. 연료 공급 방법을 확보하지 못하면, 핵잠수함을 만드는 의미가 없다. 핵잠 건조 추상적인데 “고정밀지도 내놔” 발 빠르게 비핵 3원칙 수정하려는 일본 미국의 법률 개정 절차도 거쳐야 한다. 미국 원자력법은 ‘미국이 다른 나라와 군사적 목적의 원자력 협력을 하려면, 원자력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한 후 미국 상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국제 무기 거래 규정도 상원의 동의를 얻어 개정해야 한다. 원자력 협정 개정이 팩트시트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미국 에너지부의 반대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미국 일각에서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한단 것이다. 일각에선 “핵잠수함 건조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는데, 우리는 미국에 고정밀지도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팩트시트엔 ‘망 사용료·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정책에 있어 미국 기업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 “위치·재보험·개인정보에 대한 것을 포함해 정보의 국경 간 이전을 원활하게 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도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온라인플랫폼의 ▲자사 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 제한 등을 막는 내용이 담긴 우리의 온플법 제정을 반대했다. 팩트시트를 따르면,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어려워진다. 아울러 우리는 구글·애플이 요청하는 1:5000 축척 고정밀지도 국외 반출 요청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정부는 애플이 요청한 지도 반출 여부를 다음 달에, 구글의 요청은 내년 2월 결정할 예정이다. 팩트시트에 게재된 합의 사항대로라면, 애플·구글의 요청을 수용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팩트시트 속 위험요소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는 ‘농·축산물 개방은 없다’고 말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농·축산물 개방 문구가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망 사용료·온라인 플랫폼 규제·고정밀 지도 반출 등 대한민국의 디지털 주권과 직결된 사안까지 미국의 요구를 반영해 슬그머니 끼워 넣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반도체 관세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게 한다’는 모호한 문구만 있다”며 “경쟁국 대만과 비교해 어떻게 적용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팩트 시트에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50억달러(약 36조7183억원) 규모의 미국산 군사 장비를 5년 동안 구매하고, 주한미군에 대해 330억달러(약 48조4682억원)를 포괄적으로 지원하면,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을 떠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핵잠수함 건조 과정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라서 장밋빛 전망만 내세울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고정밀지도 반출 가능성 실제로 일각에선 “핵잠수함 건조가 실현되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해서 실질은 아직 불투명하다”며 “선언이 지나치게 앞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핵잠수함 나비효과가 일본으로 번졌단 점이다. 미국이 우리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하자, 일본 정치권도 크게 술렁였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지난 12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미국·중국은 이미 핵잠수함을 갖고 있고, 지금은 핵잠수함을 보유하지 않은 한국·호주가 앞으로 보유하게 된다”며 “일본의 억지력·대응력을 강화하려면, 전고체·연료전지·원자력 등 다양한 동력원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가 선언했던 비핵 3원칙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선언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일찍부터 핵무기 반입 금지 방침 완화를 주장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도 같은 날 “현 시점에선 재검토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회 연설에서 “내년 중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위해 검토를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3대 안보 문서는 ▲국가안보 전략 ▲국가방위 전략 ▲방위력 정비 계획 등을 말한다. 여기엔 비핵 3원칙이 모두 포함돼있다. 일본은 이미 지난 2022년 “반격 능력을 보유하고, 장거리 미사일 전력을 향상한다”는 내용을 3대 안보 문서에 포함했다. 묘한 것은 미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이 일본 국내 정치구도까지 뒤흔들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다카이치 총리가 선출될 당시 라이벌이었다. 지난달 4일 진행된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183표(31.1%)를 얻었고, 고이즈미 방위상은 164표(27.8%)를 얻었다. 결선투표에선 다카이치 총리가 185표(54.3%)를, 고이즈미 방위상은 156표(45.7%)에 머물렀다. 하마터면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총재·총리로 선출되지 못할 뻔했다.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통하는 다카이치 총리에 반발한 공명당이 지난달 10일 자민당과의 연정에서 탈퇴했기 때문이다. 당시 공명당 사이토 데쓰오 대표는 고이즈미 방위상에 대해선 “정치자금 규제와 관련된 공명당의 처지를 이해하고 있었다”면서 호평했다. 고이즈미 방위상도 “지금까지 정책 실현에 대해 힘써 주신 것에 대해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미일 협력 중국 견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0일 기적적으로 일본유신회와의 각외 협력 형태의 연립 정권 구성에 합의했다. 각외 협력은 연립 정권 구성엔 합의하지만, 내각엔 참여하지 않는 형태를 말한다. 일본유신회가 제시한 조건은 ▲오사카 부수도 지정 구상 수용 ▲국회의원 정원 10% 감축 ▲기업·단체 후원 폐지 ▲평화 헌법 개정 ▲방위력 강화 등이었다. 자민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를 모두 수용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1일 내각을 출범시키면서 고이즈미 방위상을 임명했다. 가장 큰 정치적 의미는 ‘당내 정적 포용’이었다. ‘방위 관련 경력·경험이 전혀 없는 고이즈미 방위상을 임명해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정반대의 의미를 강조하는 해석도 있다. “방위 관련 경력·경험이 없는 고이즈미를 현안이 산적한 방위성 장관으로 임명해 자멸을 유도한다”는 취지의 해석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에게 주어진 현안은 ▲미일 방위 협력 재조정 ▲자주적 방위력 강화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 ▲방위 장비 수출 운용지침 폐지 등이다. 이중 미일 방위 협력 재조정은 ‘중국 견제’라는 미국·일본의 공통 이해관계로부터 시작됐다. 일본은 군사력을 강화해 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역할을 맡으려고 한다. 미국은 일본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 문제는 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방위비를 GDP(국내총생산)의 3.5%로 증액하라”고 요구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위비 증액·방위력 강화 방침을 설명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다음 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을 만나 “방위비를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오는 2028년 3월까지 방위비를 GDP의 2%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방위 정책과 관련해 국내 정세와 가장 민감하게 맞물려 고이즈미 방위상을 곤란하게 할 사안이 있다. 바로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이다. 일본 오키나와현 소재 후텐마 기지는 기나완시 시가지 한복판에서 시 면적의 1/4을 차지하고 있다. 후텐마 기지는 1945년 건설됐고, 일본에서 크고 작은 논란을 일으켰다. 오키나와현의 주민 중 상당수는 미군의 범죄와 소음 피해 등을 이유로 기지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팩트시트’ 고이즈미 날개 다나 견제 압박 와중에 뜻밖의 호재 지난 2004년엔 후텐마 기지 소속 헬리콥터가 오키나와국제대학에 추락하는 등 사고도 여러 번 발생했다. 오키나와가 일본에 편입된 시점은 1879년이었다. 1945년부터 1972년까진 미국의 지배를 받았다. 따라서 오키나와에선 반미 감정이 강하고, 자민당 지지율이 낮은 편이다. 후텐마 기지와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섬 내 나고시 헤노코 이전을 추진했지만, 오키나와 현·주민의 반대가 강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엔 다마키 데니 현지사가 방위성이 신청한 비행장 설계 변경 신청을 승인하지 않고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은 일본의 역사적 맥락과 맞물려 수십년 넘게 해결되지 못한 사안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를 위한 새 안보 질서와 맞물려 고이즈미 방위상에게 정치적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2019년 고이즈미 방위상을 환경상으로 발탁했다. 이 임명에 대해선 “고이즈미 방위상의 정치적 무게를 키우면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그를 정치적으로 낙마시킬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이즈미 방위상의 아버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퇴임 이후 강력한 원자력 발전소 폐지론자가 됐다. “아버지의 활동이 아들의 정치적 미래를 흐리게 할 수 있어 고이즈미 방위상을 견제하는 묘수”란 평가도 있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기후 변화 문제는 펀하고, 쿨하고, 섹시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등 적당히 괴상한 발언을 하는 등 바보 행세를 하면서 견제를 피했다. 한동안 일본에선 고이즈미 방위상이 진짜로 바보인지, 바보인 척 연기를 하는지 장난 섞인 논쟁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이후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고노 다로 전 외상과 연합해 이시바 내각 탄생에 큰 공을 세웠다. 이어 농림수산상으로서 쌀값 폭등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지난 2023년엔 자민당 내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지자, 조기 의회 해산 및 총선거 진행을 적극적으로 제안한 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자민당은 중의원 과반에 미달하는 의석을 얻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더 큰 패배를 당하기 전에 적절한 시점에서 중의원 해산을 건의했다”며 긍정적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방위상 취임 이후엔 어떻게 구 아베파·아소파의 견제를 피할 것인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한 사안은 고이즈미 방위상에게 견제 수위를 낮추면서 자민당·내각의 협조를 얻을 수 있는 뜻밖의 호재로 다가왔다. 고이즈미 방위상이 일본의 핵잠수함 도입을 주도한다면,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가 될 수도 있다. 견제 회피 일거양득 우리의 핵잠수함 도입 추진이 일본 정치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사안이 된 것이다. 만약 핵잠수함 도입 추진이 불확실해지면, 이재명정부는 이 때문에 더욱 큰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일본의 군비 증강에 빌미를 제공하고, 고이즈미 방위상의 정치적 미래를 위한 발판을 제공한 것”이란 비판이 따라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핵잠수함 나비효과는 이렇게 일본으로 번졌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