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실화'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전말

7인의 10대들, 그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1988년 일본 열도를 충격에 휩싸이게 했던 ‘여고생 콘크리트’ 사건과 매우 유사한 사건이 한국에서도 발생했다. 가출한 여고생이 청소년들에게 납치돼 갖은 괴롭힘을 당하다 끝내 숨진 것이다. 가해자들은 숨진 여고생 시신 위에 시멘트를 반죽해 붓는 잔혹함을 보였다. 7명의 무리들이 이처럼 극악무도한 만행을 저지른 이유는 무엇일까.

 
20대 남성들과 일부 여중생들이 가출한 여고생을 납치해 성매매를 강요하고 몸에 끓는 물을 붓는 것은 물론 휘발유와 시멘트를 이용해 시신을 훼손하고 암매장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창원지검은 올해 5월 초 김해지역 고교 1학년 윤모(15)양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까지 훼손해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A(15·중3)양, B(15·중3)양, C(14·중학 중퇴)양과 윤양을 유인해 성매매를 시키고 시신 유기를 방조한 김모(24)씨를 구속 기소했다. 이들과 함께 범행한 이모(25)씨와 또 다른 이모(24)씨, 허모(24)씨, 또 다른 D(15·중학 중퇴)양 등은 다른 범죄로 대전지검에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극악무도 만행
시신훼손 수법
 
검찰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3월15일께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윤양이 김씨를 따라 가출해 부산의 한 여관에서 함께 지냈다. 김씨는 ‘조건 만남’ 대상을 물색해 윤양에게 성매매를 강요했고, 성매매를 강요해서 챙긴 화대로 숙식을 해결했다. 그러던 중 그달 29일 윤양의 아버지가 가출신고를 한 사실을 알게 돼 집으로 돌려보냈다. 피고인들은 윤양을 순순히 집으로 돌려보냈지만 고민에 빠졌다. 윤양이 강제로 성매매 한 사실을 드러낼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걱정에 빠진 피고인들은 이튿날 윤양이 다니던 고등학교를 찾아갔다. 윤양이 나오기만을 기다린 끝에 윤양을 발견했다. 이들은 윤양의 팔을 붙잡고 강제로 울산의 한 모텔로 끌고 갔고 또 다시 성매매를 강요했다. 또한 윤양이 모텔 내 컴퓨터로 페이스북에 접속하자 ‘위치를 노출했다’는 이유로 윤양을 마구 구타하기도 했다. 피고인 7명은 이때부터 윤양을 감금하고 조를 짜서 감시와 학대를 이어갔다. 
 
여중생들이 모텔로 납치한 뒤 성매매 강요
화대로 생활…‘집에 간다’하자 고문 시작
 
이씨 등 남성들은 윤양과 여학생들을 돌아가며 싸움을 시키고는 이를 관람했다. 7명 모두 폭행에 가담했다. 이들은 윤양에게 선풍기와 에프킬라 등 물건을 던지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들의 수법은 매우 잔인했다. 냉면 그릇에 소주 2병을 부어 윤양에게 마시게 하도록 한 후 윤양이 토해내면 그것을 다시 핥아먹도록 시켰다.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당하던 윤양이 “너무 맞아 답답하니 물을 좀 뿌려달라”고 부탁하자 한 명은 윤양의 팔에 팔팔 끓는 물을 붓는 엽기적인 짓을 했다. 윤양의 몸은 화상으로 인해 온 몸 곳곳에 물집이 생겨 피부의 껍질이 벗겨졌다. 윤양의 몸은 날이 갈수록 만신창이가 됐고, 물도 삼키기 힘들었던 윤양이 힘을 내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꺼내면 학대의 크기는 배가 됐다. ‘앉았다 일어서기’ 100회를 시키거나 ‘구구단 외우기’ 등을 시키며 학대를 즐겼다. 괴롭히다가 지치면 돌아가면서 폭력을 퍼부었다.
 
이들 중 한 남성이 윤양에게 “죽으면 누구를 데려갈 것이냐”고 물어보고 윤양이 답을 하면 지목된 여학생들이 보폭폭행을 했다. 이 중 한 여학생은 보도블록으로 윤양을 내려치기도 했다. 몸이 상할 대로 상한 윤양은 결국 4월10일 오전 0시30분, 대구의 한 모텔 인근에 주차된 승용차 뒷좌석 바닥에서 탈수와 쇼크로 인한 급성 심장정지로 숨을 거뒀다. 쓰러져 있는 윤양을 발견한 피고인들은 범죄를 숨기기 위해 윤양의 시신을 산에 묻기로 결심했다.
 
끓는 물 붓고 무차별 폭행
얼굴에 기름 붓고 불 붙여
 
다음 날 11일, 경남 창녕군의 한 과수원으로 향했다. 이들 중 남성 일행 3명은 완전범죄를 강조하면서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죽은 윤양의 얼굴에 뿌리고 불을 붙였다. 3일 후, 범행 발각을 걱정하는 남성 3명과 여학생 2명이 경남 창녕의 한 야산에 모여 시멘트를 반죽해 윤양의 시신 위에 붓고 돌멩이와 흙으로 암매장했다.
 
또한 20대 피고인 중 일부는 윤양을 매장한 후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살인을 저지르기도 했다. 이들은 조건만남을 빙자해 40대 남성을 모텔로 유인한 후 조건만남을 미끼로 돈을 뜯으려다 이 남성이 자신들을 ‘꽃뱀’이라 의심하며 반항하자 둔기로 내려쳐 살해했다. 현재 가해 여중생에 대한 1심 재판은 창원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수법이 잔혹해 이들에 대해 법정최고형을 구형하는 등 엄벌에 처할 방침”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반면 가해 여학생 변호인 측은 “여학생 가운데 일부도 지난해 11∼12월 가해 남성 중 2명에 붙들려 조건만남을 강요받았다”면서 “가해 여학생 2명이 당한 범죄수법은 숨진 윤양이 당한 수법과 유사하다”고 주장해 재판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조 짜서 감금하고
감시 학대 이어가
 
지난 5일 피해자 윤양의 아버지 윤모(49)씨는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익명으로 출연해 경찰의 부실수사를 지적했다. 윤씨에 따르면 3월15일 가출한 윤양은 3월29일 집에 잠시 돌아왔다. 가해자들이 윤양에게 집에 돌아가 안심시키고 다시 나오라고 협박했기 때문이다.
 
이날 윤씨는 경찰에 신고하려 했지만 딸은 이미 가해자들에게 끌려간 뒤였다. 3월30일 오전 11시10분쯤 본 딸의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윤씨는 “딸이 집에 왔다 가고 나서 마음이 더 불안했다. 경찰에 찾아 달라고 많이 매달렸지만 경찰도 수사 패턴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씨는 “제가 들은 바로는 단순 가출로 수사한다고 들었다. 우리나라 실정으로 그런 상황은 단순 가출로밖에 수사를 안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사만 제대로 됐으면 우리 딸을 좀 일찍 찾지 않았을까 한다. 경찰을 많이 원망했다”고 전했다. 윤씨는 피고인 20대 3명에 대해 “전과가 25범으로 화려하고 악랄한 놈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윤씨는 잔혹하게 살해돼 생을 마감한 딸을 그리워하며 피고인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호소하고 있다.
 
같은 날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간은 특정 권위를 가진 사람이 지속해서 가혹행위에 대한 지시를 내리고 ‘옳은 일’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면 행위가 사망에 이르는 일이라 하더라도 따라 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표 소장은 이를 뒷받침하고자 1960년대 심리학자 밀그램의 일반인을 상대로 진행한 권위와 복종에 관한 실험을 언급했다.
 
이 실험은 참가자들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도록 지시하면서 “모든 책임은 내가 지며 업무가 끝나면 4달러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최고 450볼트까지 고압 전기충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무도 몰라보게 매장전
얼굴에 시멘트까지 뿌려 
 
표 소장은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의 가해 여학생들에 관해 “훨씬 나이가 많고 사회경험이 많은 20대 남성들에 의해서 인위적으로 조작된 집단생활을 했다”며 “이번 가해자 중 20대 중반의 남성 3명을 제외한 15살 여중생 4명의 경우 피해자이면서, 또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서 중단도 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폭행에 가담한 가해자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표 소장은 “살인죄 적용 자체는 성년, 미성년 구분이 없다”면서 “소년법에서 미성년자는 정상을 참작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가해자 중 20대 남성과 10대 여학생들의 형량은 상당히 다를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1988년 일본에서 발생한 ‘콘크리트 여고생 살인사건’과 수법 및 잔혹성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더 충격을 준다. 당시 미야노 히로시(당시·18), 오구라 유즈루(당시·17), 미나토 노부하루(당시·16), 와타나베 야스시(당시·17) 등을 위시한 여러 명의 청소년들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여고생 후루타 준코(당시·16)를 감금하고 납치해 미나토 노부하루의 자택 2층 거실서 40여일간 감금했다.

2014 한국판
콘크리트 살인
 
이들은 이 기간 동안 강간과 가혹한 폭행을 반복했고 결국 후루타 준코는 사망했다. 이후 89년 1월5일 사망을 눈치 채고 시체 처리를 고민하던 끝에 가해자들은 사체를 드럼통에 넣고 콘크리트로 채워 도쿄의 한 매립지에 유기했다. 시신을 은폐한 뒤에는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냈다.
그러나 이후 매립지 주변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접수됐고, 같은해 3월29일, 네리마 소년 감별소에서 다른 사건으로 인한 강간·절도 등의 혐의로 소년감호소에 보내진 가해자의 진술로 피해자의 사체가 발견되면서 사건의 실체가 공개돼 열도를 충격에 빠트렸다. 
 
가해자 중 주범 네 명은 형사 처분의 근거가 상당해 가정재판소에서 검찰청으로 송치돼 형사 재판에 회부됐다. 도쿄 고등재판소는 이 중 리더 격인 미야노 히로시에게 징역 20년, 오구라 유즈루, 미나토 노부하루, 와타나베 야스시에게 각각 징역 5년이상 10년 이하, 징역 5년 이상 9년 이하, 징역 5년 이상 7년 이하에 처했다. 이후 2003년, 이 사건을 바탕으로 한 논픽션 소설 <17세, 악의 이력서>가 출판됐고, 다음 해인 2004년 영화 <콘크리트>가 개봉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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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