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국회 새 얼굴’ 정의화 신임 국회의장

비주류의 반란…개혁 드라이브 시동 건다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새누리당 비주류 5선 중진 정의화 의원이 19대 국회 후반기 2년을 이끌 국회의장으로 선출됐다. 정 신임 의장이 주류측 새누리당 황우여 전 대표에 압승할 수 있었던 건, 사실상 초선·비주류계의 몰표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기인한다. 첫 의사 출신 국회의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를 이끌 의장단이 지난달 27일 확정됐다. 그리고 29일 본회의를 통해 결정됐다. 국회의장에는 5선의 새누리당 정의화(66·부산 중·동구) 의원이 선출됐고, 여당 몫의 국회 부의장에는 4선의 정갑윤(64·울산 중구) 의원이 뽑혔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달 23일 오전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후보자 선출 투표에서 총 투표수 147표 가운데 101표를 획득해 46표에 그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에 압승을 거뒀다. 국회 본회의 무기명 비밀투표에서는 재석 231표 중 207표를 얻었다. 국회 본회의 무기명 투표에서 과반 찬성으로 선출되는 국회의장은 다수당 의원이 단독 출마하는 것이 관례다. 

101대46 압승
비주류의 반란
 
야당 몫 국회부의장에는 얼마 남지 않은 ‘동교동계’로 분류되는 5선의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63·안양 동안구 갑) 의원이 선출됐다. 이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 중 치러진 경선에서 총 투표수 126표 가운데 과반인 64표를 획득해 46표를 받은 이미경 의원과 16표를 받은 김성곤 의원을 제쳤다. 이로써 19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은 정의화 의장, 정갑윤 부의장 체제로 구성될 전망이다.
 
당내 비주류인 정 신임 의장은 옛 친이(친이명박)계를 포함한 비주류 측과 초선 의원들로부터 몰표를 받아 친박(친박근혜) 주류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황 전 대표를 상대로 예상 밖의 압승을 거뒀다. 이 같은 결과는 친박계 표심이 황 전 대표에게 등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당에선 황 전 대표 2년 체제에 대한 엄중한 평가라고 보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황 전 대표가 있었던 지난 2년간 집권여당을 책임지고 이끌지 못한 리더십에 대한 당내 비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당초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황 전 대표는 비박계 성향의 정 신임 의장에 비해 친박계로 알려져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지난 4월 초만 해도 당 관계자 대다수가 후반기 국회의장에 대한 질문에 “서 의원이 안 나서면 황 대표가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할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당 관계자들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뚜껑을 열어보니 정 신임 의장의 압승이었다.
 
6·4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당내에서 ‘중진차출론’이 나왔을 때, 황 전 대표는 인천시장 출마 권유를 지속적으로 받았었다. 그러나 황 전 대표는 출마 권유를 끝까지 외면했기에, 이것이 마이너스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연수)에서 내리 5선을 한 황 전 대표에 대한 당 안팎의 기대가 남달라 지속적으로 인천시장 출마요구를 받았지만 그는 끝내 뿌리쳤다.
 
황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다수의 정치권 관계자들은 그의 출마 거부 이유를 국회의장 도전 때문이란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본선 경쟁력이 가장 큰 황 전 대표의 불출마로 당은 결국 경기도 김포에 지역구를 둔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을 차출했다.
 
또한 황 전 대표가 ‘국회선진화법’을 주도했던 것도 쓰라린 패인으로 꼽힌다.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폭력국회’는 사라졌지만, 여당이 야당의 협조 없이는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할 수 없게 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국회 선진화법으로 인한 국회 파행이 반복되자 법 통과를 주도했던 황 전 대표에게 ‘원죄’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거세졌다. 특히 온건 성향의 황 전 대표는 최경환 전 원내대표 등 강경파로 분류되는 친박 주류와 곳곳에서 충돌하기도 했다.
 
반대로 정 신임 의장은 18대 후반기 국회부의장 시절 국회선진화법에 줄곧 반대 의견을 고수해왔다. 황 전 대표가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여권 내 국회선진화법 개정 논의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 신임 의장의 꾸준했던 노력도 역전극의 배경으로 꼽힌다. 황 전 대표가 당 대표 시절 당직을 맡은 측근 의원들을 활용해 득표전을 벌인 반면 정 의원은 직접 개별 의원들을 접촉한 점이 대량 득표를 이끌었다고 전해진다. 정 신임 의장은 올 초부터 소속 의원 전원을 두세 차례 이상 직접 만나 지원을 부탁했다.

“계파 척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선거 막바지에는 지방선거 지원 차 지역에 내려가 있는 의원들을 찾아 전 지역을 순회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정 의원이 오랜 기간 준비하며 의원들을 여러 번 만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정 의원이 성품도 온화하고 원칙주의자로, 부의장을 하면서 좋은 평을 받았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황 의원이 당내 의원들에게조차 인기를 잃은 반면 정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기자들을 만나 ‘정의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평이 엇갈렸다”고 전했다.
 
정 신임 의장은 후보당선 연설에서 “신경외과 의사로서 뇌혈관 수술과 응급수술을 20여년 이상 해온 사람이라 주저하지 않아야 할 때는 주저하지 않는다”라며 “앞으로 2년간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정치인의 3가지 덕목은 첫째는 열정, 둘째는 책임감, 셋째는 균형 감각이라고 생각한다”며 “올바르게 책임감을 갖고 의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본회의장에서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그는 “국회의장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국회의원이 스스로 선출한 국회의 대표를 존중하지 않으면 어떻게 국민이 국회를 신뢰하고 존경할 수 있겠느냐”며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새 대한민국 건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의장이 되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국가의전서열 2위 입법부 수장에 올라 
정갑윤·이석현과 19대 후반기 이끌어
 
정 신임 의장은 2008년 큰아들 결혼식 당시 가족 및 친지만 초청해 병원 강당에서 작은 결혼식을 치루기도 했다. 큰 아들 결혼식 비용은 500만원이었다. 정 의원은 한 매체에서 “부모 힘으로 화려하게 출발하는 사람보다 자기 힘으로 노력해서 하나하나 이루어가는 사람이 박수 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면서 “둘째·셋째 아들도 똑같이 결혼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주변에서는 그를 ‘소신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 정 신임 의장이 선출되면서 뜻밖에도 3부요인 전부 PK(부산·경남) 출신이 됐다. 정 신임 의장(부산), 양승태 대법원장(부산),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부산) 등 대통령을 제외한 국가의전 서열 2∼5위(정부 의전 편람 기준)가 모두 PK 출신들이 된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경남 거제), 황찬현 감사원장(경남 마찬), 김진태 검창총장(경남 사천) 등도 PK 출신이다. 다만 정 신임 의장 선출이 당내 이변으로 받아들여지는 데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됐기 때문에 인사를 전부 현 정부의 의도라고만 보기 힘든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
 
한편, 지난달 27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단(국회의장 1인, 국회부의장 2인)을 공식 선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에서 증인 채택에 대한 이견으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본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여당 관계자는 “여야가 국정조사 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하는 문제를 놓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밤샘 줄다리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회 본회의도 무기한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신임 의장은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으로 김영삼 정부 후반기인 1996년 15대 총선에서 물갈이 바람을 타고 부산 중·동구에서 금배지를 달고 19대 국회까지 내리 다섯 차례 당선됐다. 국회 부의장, 국회 재정경제위원장, 당 세종시특별위원장, 원내 수석부총무 등을 역임했으며, 19대 국회 전반기 의장 선거에서 친박 주류인 강창희 국회의장에게 패했지만, 재수 끝에 의장 후보 자리를 거머쥐었다.
 
정 신임 의장은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될 때 당시 박희태 의장을 대신해 의장석에 앉기도 했다. 당시 김선동 민주노동장(현 통합진보당) 의원이 의장석 앞에서 최투란을 터트렸지만 정 신임 의장은 끝내 비준안을 처리했다.

‘국회선진화법’
꾸준히 반대해
 
정 신임 의장은 전임 이명박 정부 시절 친이계 주류로 분류됐지만, 친박계와도 두루두루 원만한 사이를 유지해 당내 온건파로 불렸으며, 정치권 입문 이후 영·호남 화합, 국민 통합을 최우선하는 ‘화합형 정치’를 추구해와 야당 의원들로부터도 평가가 좋다. 정 신임 의장은 국회의장 대행을 맡고 있던 18대 국회 말기에 여야가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하자 “국회 기능이 마비돼 식물국회로 전락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한 바 있다.
 
반면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이던 황 의원은 선진화법 성안 과정과 국회통과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만큼 이번 국회의장 후보 선거는 선진화법을 놓고 첨예하게 맞선 중진 의원들의 운명이 엇갈린 무대로 남게 됐다.
 
‘주류’황우여 대표 상대로 경선 압승
친박·친이 아우르는 ‘화합형’평가
 
정 신임 의장은 1948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중소기업을 운영 하는CEO에서 제5대 경남도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2002년 울산 중구에서 보궐선거를 통해 원내에 입성, 19대 국회까지 내리 5선에 당선됐으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울산시당위원장 등을 거쳐 현재 당 상임전국위원과 한·인도의원친선협회장 등을 맡고 있다. 이에 따라 여당 의원들은 이날 투표에서 국회의장에 비주류를, 부의장에 주류를 선택하는 계파 안배 투표 성향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여당몫 국회 부의장을 맡았으며 국회의장 직무대행을 경험하기도 했다. 정 신임 의장은 19대 국회 상반기 국회의장을 놓고 경합을 벌였으나 비박계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강창희 현 국회의장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정 신임 의장은 과거 친이계 주류 분류됐지만 최근 친박계와도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표밭을 다져왔다. 대야관계에 원만할 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평가가 좋은 편이다. 정 신임 의장은 투표 직전 정견발표에서 “저는 친박도 비박도 아니다”며 “이번 경선에서 나타난 계파색은 오늘 끝내야 한다”고 계파 척결을 주장하기도 했다.

친이지만…
친박과도 화합
 
정 신임 의장은 국회의장 후보로 뽑히고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달 26일 인성교육진흥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단일 법안으로는 최대 규모인 100여 명의 여야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혹자는 ‘이준석(세월호 선장) 방지법’이라는 별칭 때문에 세월호 참사 이후 급조된 ‘반짝 법안’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실상은 준비하는 데만 꼬박 14개월이 걸린 ‘숙성 법안’이다.
 
그는 사람에게 있어 ‘인성’은 선택이 아니라 ‘당위’라고 강조하며 법안을 만든 이유를 들었다. 정 신임 의장은 이 법안을 하루아침에 만들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2월 국회인성교육실천포럼을 구성해 여야 의원 50여 명과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법안을 다듬어 왔다. 법안은 학교 총예산의 일정비율을 인성교육에 쓰도록 정했고 정부와 17개 지자체와 교육청을 인성교육의 주체로 명시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윤리와 도덕의 문제를 생각하게 만들었다고도 말한 바 있다.
 
<khlee@ilyosisa.co.kr>
 

<정의화 의장은?>
 
▲부산 출생
▲부산고 졸업
▲부산대 의대 졸업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최고위원
▲15∼19대 국회의원
▲18대 국회 국회부의장·국회의장직무대행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국회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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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