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제2의 전두환’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판검사도 굽실굽실…‘광주대통령’으로 불렸다

[일요시사=사회팀] 일당 5억원 ‘황제 노역’ 논란을 일으킨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의 벌금형 노역이 중단됐다. 검찰은 허 회장의 재산을 찾아내 벌금을 거두기로 했다. 허 회장은 광주교도소 노역장을 나와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갔다. 이와중에 그는 ‘돈이 없다’며 시간을 끌고 있는 상태다.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허 회장은 도대체 누구일까.

지난 26일 검찰이 일당 5억원 ‘황제 노역’ 논란을 일으킨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 대해 벌금형 노역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국민 법 감정에 맞는 조치라고 보고 있다. 노역 중단 결정이 내려진 뒤 허 회장은 검찰을 나와 광주교도소 노역장에서 짐을 챙기고 가족이 몰고 온 차로 귀가했다. 노역장에서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간 허 회장은 검찰에게 “지금은 돈이 없다”며 미납 벌금 224억원은 지인에게 빌려 1∼2년 내에 갚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역 중단
“돈 없다”

허 회장은 조세포탈과 횡령 혐의로 기소돼 2010년 1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을 선고받았다. 판결은 2011년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러나 허 회장은 벌금을 내지 않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가 지난달 22일 귀국했다. 귀국 뒤 그는 광주교도소에 수감돼 벌금을 낼 돈이 없다는 이유로 ‘일당 5억원’ 노역 중이었지만 검찰의 이번 결정으로 노역장에 들어간 지 닷새 만에 형집행정지로 노역을 중단하게 됐다.

이 기간 동안 실질적으로 노동을 한 시간은 기껏해야 10시간 안팎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제대로 된 노동을 했을 리 만무하다. 수사 과정에서 체포됐던 1일도 노역장 유치 기간에 포함돼 254억원의 벌금 가운데 지금까지 모두 30억원이 탕감돼 이제 224억원이 남았다.

검찰은 허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을 하는 한편, 국내외 은닉 재산을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은 허 회장의 딸 집에서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미술품 115점, 골동품 26점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다.


지난해 아내가 사망하면서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상속받은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또한 허 회장이 수년동안 매월 1000만원의 건물임대료를 차명 계좌를 통해 받아 관리해왔던 것도 드러났다. 허 회장이 소유 재산으로 밀린 국세와 지방세를 모두 납부한 뒤에야 벌금을 집행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재산을 파악해야만 벌금 완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그동안 국세청이 파악한 허 회장의 해외재산에 대한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지난해 12월 체납 세금 징수를 위해 허 회장이 도피했던 뉴질랜드 현지 조사를 벌여 은닉 재산 일부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자료를 토대로 본격적인 재산 추적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국세청은 충분한 조사를 통해 숨긴 재산을 모두 확보해 놓은 상태다. 지방세 중 14억원은 허 회장이 소유했던 대주건설 부동산을 압류해 확보했다. 또한 허 회장이 황제노역과 함께, 출소까지 황제대접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반 교도소 수감자의 경우 약 200여m에 달하는 교도소 안쪽 길을 걸어 나와 정문경비초소를 통과해 출소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허 회장은 개인차량을 안으로까지 들여 자연스럽게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교도소 측은 허 전 회장이 사라진 지 10분여가 지난 뒤 뒤늦게 “허재호 수감자가 출소했다”고 밝혔다.

잘나가던 건설재벌이 돈 없어 노역
5일 25억 탕감…비난 빗발치자 중단

출소 이후 그의 행방은 묘연하다. 27일 오전 광주 남구 월산동 허 전 회장 부인 소유인 것으로 알려진 주택 주변에는 이른 아침부터 허 회장의 행방을 찾는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허 회장이 머무는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주택은 약 3000여평의 고급주택으로 알려졌다. 문이 굳게 닫힌 채 주택 내부에 설치된 CCTV만이 오가는 사람을 관찰하고 있다. 허 회장은 전 대주그룹 측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에 대한 특혜 이면에는 그를 둘러싼 화려한 인맥이 자리하고 있었다. 검찰, 법원, 언론 등을 꽉 잡고 있었던 것이다. 허 회장의 아버지 허진명씨는 광주·전남 지역에서 37년간 판사로 일했던 향판이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장과 목포지원장을 지냈다. 허 회장의 매제는 광주지검의 ‘넘버2’ 자리인 차장검사를 지냈다.


사위는 현재 광주지법 형사단독 판사로 재직 중이다. 남동생은 2000년대 법조비리의 상징으로 지목된 전·현직 판사들의 골프모임 ‘법구회’의 스폰서로 알려졌다. 여동생은 지난해 법무부 산하 교정중앙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첫 여성회장이었다.

재소자들을 위해 일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에는 법무부장관상을, 2010년에는 국민훈장을 받기도 했다. 허 회장이 광주지역 유력 일간지를 거느린 점도 주목된다. 해당 일간지는 2003년 11월 대주그룹의 ‘가족’이 됐다.

허 회장 재산
전방위 파악

‘일당 5억원의 사나이’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허 회장은 1942년 전남 광양에서 현직 판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광주공업고등학교를 거쳐 한양대를 졸업한 그는 20대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전남 광주 지역 경제 ‘호남 맹주’ 대주그룹의 수장이 됐다.

대주그룹은 7개 사업분야와 함께 15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한때 재계순위 50위권까지 올랐었다. 대주그룹의 모태는 1981년 설립한 대주종합건설이다. 1988년 주택사업에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섰다. 대주콘도, 동양상호신용금고, 두림제철산업 등도 이 당시 설립했거나 인수했다.

미디어도 예외는 아니었다. 1994년에는 광주방송을 설립했고 2003년에는 <광주일보>와 케이블 채널 <리빙TV>를 인수하기도 했다. 다이너스티 골프장 등 레저분야에도 진출했다. 2000년대 들어 대주건설은 브랜드 ‘피오레’를 앞세워 전국으로 진출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렸다.

대주그룹 매출은 2000년 3000억원에서 2002년 1조3000억원, 2006년 2조원으로 늘었다. 특히 2007년 분양한 용인 공세지구 사업이 성공을 거두는 등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내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2004년 98위에서 2007년 52위까지 뛰어올랐다. 메이저기업인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잘나가던 대주그룹에 무너지기 시작한 시점은 2007년 국세청과 검찰이 작정하면서부터다. 국세청은 2007년 6월부터 3개월간 대주그룹 2개 계열사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했다. 2005~2006년 대주그룹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520억원을 탈세한 사실을 밝혀내고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재계는 대주그룹의 조세포탈사건을 두고 배임 또는 횡령사건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중처벌 소지를 줄이겠다’는 국세청의 당시 방침에 따라 국세청은 단순 조세포탈사건의 경우 검찰 고발을 자제해 왔기 때문이다.

다만 대주주 또는 대표 등 회사 고위관계자들의 횡령·배임·비자금 조성의혹이 짙을 땐 제한적으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조세포탈사건을 수사하던 광주지검은 2007년 11월11일 허 회장에게 소환장을 발송했고 같은 달 14일 허 회장은 검찰에 자진 출두해 집중 조사를 받았다. 이틀 뒤 검찰은 허 회장에 대해 500억원대 탈세에 개입한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당시 허 회장은 대주건설과 대주주택 탈세에 개입한 혐의와 함께 부산 남구 용호동의 한 아파트 공사 시행과정에서 거액의 회사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화려한 법조계 인맥
사업마다 특혜 시비


그러나 허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기각 이유였다. 이에 광주지검은 허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허 회장 지시에 따라 탈세를 실행한 대주건설 전 사장 이모씨와 이 회사 전무 정모씨도 불구속 기소하고 국세청으로부터 고발된 대주건설과 대주주택 등 2개 법인에 대해서도 함께 기소했다.

허 회장은 2008년 12월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8억원을 선고 받았다. 광주지법은 판결문에서 “조세정의나 조세형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데다 포탈과 횡령 금액이 수백억원에 이르는 등 죄질이 좋지 않지만 조세포탈을 통해 개인적으로 이득을 취득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법인세 탈루부분에 대해 추징금으로 납부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의 집행은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어 2010년 1월 진행된 항소심에서 허 회장은 벌금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관용성 판결’을 받았다. 광주고법은 허 회장에 대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을 선고했다.

광주고법의 이 같은 결정은 2011년 12월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됐다. 검찰은 대법원 확정 판결 후인 2012년 3월 벌금수배를 내리고 그해 6월 토지 등 13건의 재산 압류·인터폴 청색수배 등의 조치를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법조계·언론계
거느리고 특혜

허 회장이 뉴질랜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기는 2002년이다. 호주 오클랜드에 대주하우징이란 법인을 설립하며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65층 규모의 엘리어트 타워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조선을 비롯해 해운, 금융 등 15개 계열사로 영역을 확대하던 대주그룹은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이 크게 떨어졌다. 대한조선의 조선소 건립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고 부산 정관지구, 광주 수완지구 등 미분양 사업장이 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알짜 회사인 대한화재를 3500억원에 롯데그룹에 넘기고 청라지구 등 13개 주택사업장을 매각하는 강수를 뒀지만 그룹을 다시 세우기에는 이미 늦었다.

게다가 허 회장이 500억원대 세금을 포탈하고 회사돈 10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룹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 허 회장은 현재 벌금을 낼 돈이 없다며 검찰에 납부 연기를 요청했지만, 뉴질랜드에만 14개에 달하는 사업체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회사로는 아들이 지분 100%를 가진 KNC 건설을 비롯해 허 회장과 부인이 지분을 각각 46%와 30%를 가진 KNC 건설엔지니어링, 아들이 85% 지분을 가진 KNC 글로벌 매니지먼트 CO. 등이 있다. 이외 허 회장이 지분을 100% 가진 가나다 개발 오클랜드, 투자 코리아 CO.와 부인이 100% 지분을 가진 HH 개발 CO.와 크리스티 부동산 홀딩스가 있다. 상당한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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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가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12월 초 후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는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