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1억 의혹’ 김경 서울시의원

  • 서진 기자 jen9@ilyosisa.co.kr
  • 등록 2026.01.20 10:29:57
  • 호수 15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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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긴 줬는데 누가 받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서진 기자 = 특별한 공무나 용무 없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 ‘도피성 출국’ 의혹을 샀던 김경 서울특별시의원이 싸늘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돌아왔다. 한때 교육과 예산 전문가로 시의회 요직을 두루 거쳤던 그가, 이제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1억원의 금품이 오갔다는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김경 서울특별시의원은 미국 체류 중 변호인을 통해 자수서를 제출하고 귀국 나흘 만인 지난 15일 경찰에 자진 출석하는 등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하지만 자수서에 새로운 사실을 명시하며 진실 공방에 불을 지펴 논란은 점차 커지고 있다.

“모든 걸
사실대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출신 김경 시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현역 의원 측에 1억원을 제공하고 단수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달 29일 김 시의원은 개인 SNS를 통해 “당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공천을 받았을 뿐 금품 제공은 없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저는 당에서 정한 엄격한 심사 절차를 거쳐 공천받았다. 이후 강서구 6개 선거구 중 유일한 민주당 시의원으로 당선돼 지역 발전과 주민의 권익을 위해 의정활동에 매진해 왔다”고 강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시의원은 미국에 머무는 동안 변호인을 통해 공천 헌금 관련 혐의를 사실상 인정하는 내용의 자수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자수서에는 “공천 헌금 1억원을 전달하는 자리에 강선우 의원도 동석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 시의원은 정치자금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강선우 무소속 의원은 지난해 12월31일 개인 SNS를 통해 “2022년 4월20일 보좌관(사무국장)의 보고를 받고 해당 사실(금품수수 의혹)을 인지했다”며 “누차 반환을 지시했고 반환됐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보고 받기 전에는 이 내용과 관련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를 지시하거나 요구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 시의원이 자녀를 만나기 위해 출국한 것을 뒤늦게 파악하고 ‘입국 시 통보’ 조치를 내렸다. 김 시의원은 경찰에 고발장이 접수된 직후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피성 출국’ 의혹에 휩싸였다.

김 시의원이 미국 체류 중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탈퇴했다가 재가입하는 등 휴대전화를 교체한 정황 등이 포착돼 증거인멸 의혹도 불거졌다.

이는 강 의원의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돼 경찰은 구체적인 진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 15일 2차 출석 당시 김 시의원은 “모든 걸 사실대로 말할 것”이라며 경찰에 재출석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은 ‘다주택자 공천 배제’라는 엄격한 기준을 세웠다. 그러나 김 시의원은 서울 평창동 단독주택, 방배동 아파트, 강남·동대문 일대 상가 5채 등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보유했음에도 강서구에서 단수공천을 받았다.

경찰은 이 ‘특혜성 공천’이 1억원과 연결돼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자수서 새로운 사실 보니…
‘공천 헌금’ 엇갈린 진술

김 시의원은 1965년생 여성 정치인으로, 민주당 출신의 제10·11대 시의원(강서구 제1선거구)이다. 연세대 심리학과 졸업 후 한양대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및 박사 과정 수료, 한양여대 아동복지교육과 교수로 재직했다. 2018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초선 의원에 입성한 뒤 2022년 강서1(화곡1·2·8동) 단수공천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주요 직책으로는 제11대 후반기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당내 정책위 부의장·서울시당 대변인 등을 역임하며 도시재생·문화 정책에 집중했다. 지난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용원 후보를 꺾고 동시에 강서구 지역 민주당 서울시의원 후보 출마자 중 유일하게 당선됐다.

지난해 9월 말 특정 종교단체 신도 3000명의 당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은 뒤 민주당을 탈당해 현재 무소속 상태다. 서울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공천 뇌물 의혹과 각종 비위 의혹을 이유로 김 시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안을 발의하며 제명까지 검토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현재 서울시의회 의석 구조상 재적 3분의 2 찬성이 필요한 제명 표결에서, 다수당 인원만으로도 통과가 가능함에 따라 김 시의원의 정치 생명이 위태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가 의원의 품위 손상 등 사유가 있을 경우 공개회의 경고, 공개 사과, 출석 정지, 제명 등의 징계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시의원은 재선 선거운동 시절 “강서, 개발을 선택! 발로 뛰는 시의원!”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강서구는 한강과 인접해 있으며 김포공항과 함께 도시개발 지역 및 농촌 지역이 공존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면적은 약 41.4㎢로 서울 자치구 중 넓은 편이며, 인구는 약 65만명 수준으로 주거·상업 중심지로 성장했다.

한강 하안 김포평야 지대에 자리해 과거 농경지였으나 가양·마곡지구 개발로 아파트와 오피스 단지가 대거 들어서며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특히 마곡지구는 서울의 7대 광역중심 중 하나로 지정돼 MICE·지식산업센터·오피스 빌딩 등을 집중 개발 중이다. 트레이더스·교보문고 등 대형 상업시설로 서울 서남권 상권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방화·가양동은 김포공항에 인접해 물류·항공 관련 산업이 발달했으나 공항 이전 논의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포공항로·남부순환로·올림픽대로 등 주요 도로가 교차하며 5·9호선 등 지하철망이 잘 갖춰져 서울 도심 접근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우장산공원·방화공원 등 녹지 비율이 높아 주거 선호도가 높지만, 그린벨트로 인해 추가 개발이 제한적이다.

김 시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며 제시한 공약은 주거 혁신 ▲경제 활력 ▲청년·교육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낙후된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침체된 지역 상권을 청년 에너지로 살리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담았다.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만성적인 노후 주거지 정비와 생활 인프라의 전면 개편이다.

주거 분야 사업으로는 ‘3080 플러스 공공도심 복합주택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고, 화곡1동 모아타운의 조기 정착을 통해 주거 질을 한 단계 높이겠다고 했다.

문화 복지
정책 마련


문재인정부 시절 ‘3080플러스 후보지’로 선정된 해당 지역은 주민 92% 동의에도 불구하고 지구 지정조차 하지 못한 채 제도상 표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의 용적률 상향 혜택을 활용하지 못해 사업성이 낮아진 게 이유다.

공기업이 주도해도 민간 건설사 참여가 어려운 상황으로, 공동 시행이나 시공사 모집이 지연되고 있다.

화곡 모아타운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 노후 저층 주거지(빌라·다가구)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 지역이다. 2025년 기준 설계·시공사 선정과 사업 시행 계획 단계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의원은 전통시장과 청년이 만나는 경제 거점 구축을 위해 지원책을 강구했다. 그는 세대별 맞춤형 활성화를 제시했다. 화곡중앙시장과 까치산시장의 환경을 개선하고 접근성을 다각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화곡1동 먹자골목 내 청년몰 유치와 곰달래길·복개천 주변 상가 정비로 젊은 층을 유입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화곡중앙시장은 까치산역에서 700m 거리에 있는 소규모 실속형 시장으로 육류·청과·생활용품 판매가 주를 이루지만, 김포공항 고도 제한으로 인한 저층 주거 밀집과 보행 불편·간판 혼잡·주차 부족이 문제로 꼽혔다.

지난해 5월 서울시 도시재생위원회에서 활성화 계획이 원안 가결되며 간판 정비·보행 환경 개선·주차장 신설 등 5개 사업이 우선 추진 중이다. 까치산시장 또한 화곡중앙시장과 연계 재생으로 현대화·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이 진행돼 접근성이 좋아지고 활력이 생길 전망이다.


김 시의원은 젊은 세대를 위해 점포 인큐베이터 지원을 도입해 ‘도전하는 상권’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난해 20년 가까이 방치됐던 마곡 산업단지 내 유보지를 지역 청소년을 위한 문화 인프라로 전환해야 한다며 서울시의 결단을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해당 부지는 2007년 마곡도시개발사업 추진 당시 ‘전략적 미래 유보지’로 설정됐으나, 계획 수립 이후 현재까지 구체적인 활용안 없이 나대지 상태로 방치돼 왔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각종 쓰레기 무단 투기, 해충 발생, 도시 미관 저해 등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서구는 2024년 서울시에 조기 공급을 건의했으나, 시는 여전히 “산업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입장만 고수 중이다.

김 시의원에 따르면 강서구는 인구 1만명 당 문화 시설 수가 0.41개로, 서울시 전체 평균인 0.98개와 비교해 42% 수준에 불과하다. 마곡 지역의 대규모 개발로 인구는 급증했으나, 주민들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편의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 시의원은 “강서구의 청소년 인구 규모가 서울 자치구 중 5위권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위한 문화시설은 전무하다”며, “미래 인적 자산인 청소년을 위해 ‘전략적 미래 유보지’를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원
제명 수순

그는 대규모 개발 계획에서 주민 편의시설이 누락된 점을 강력히 비판하며, 유보지 내 청소년 대상 문화체육시설 건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땅을 놀리는 것은 행정 낭비”라며 서울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김 시의원은 2022년 ‘도시개발정비 의정 대상’ 등 관련 분야 6관왕을 달성했다. 이는 2021년부터 이어진 도시사업 관련 6번째 수상이었다. 주거환경 관련 조례 제·개정 공로 등 도시재생에 가장 이바지한 의원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실제로 김 시의원은 소규모주택정비관리 지역인 ‘모아타운’ 사업이 순항할 수 있도록 토론회와 간담회 등을 개최해 도심 정비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여했다. 특히 서울의 고질적 문제인 ‘반지하’ 주거 형태를 개선하기 위해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새로운 형태의 재개발 모델을 제시했다.

당시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민을 위해 의정활동에 매진한 결과 도시개발정비 의정 대상을 수상하게 돼 기쁨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의정활동에 매진해 도시개발 전문가로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맡겠다”고 말했다.

이듬해 김 시의원은 사회적 재난으로 떠오른 전세 사기 문제에 대해 발 빠른 입법으로 응답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실천본부)는 ‘제15회 2023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에서 좋은 조례 분야로 우수상을 건넸다.

실천본부가 주관하는 약속대상은 지방의회 역량 강화 및 주민 신뢰 기반 구축을 위해 전국 지방의회 의원을 대상으로 공약 이행 분야와 좋은 조례 분야로 나눠 수여하는 상이다.

실천본부에 따르면 좋은 조례 분야의 경우 ‘입법의 시급성, 지역 주민의 삶의 질에 대한 영향, 지역의 발전 및 경제에 대한 효과, 대안적 독창성, 목적의 적합성’ 등 5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상자를 결정했다.

김 시의원은 ‘서울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조례’를 발의해 전세 사기로 피해를 본 임차인에게 법률 상담 및 금융·주거 지원의 연계 등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전세 사기 피해자를 지원하고 주거 안정을 도모하고자 했다.

특정 종교단체 당비 대납 의혹
민주당 탈당해 소속 정당 없어

해당 조례는 ‘주택’ ‘전세 사기 피해자’ ‘전세 사기 피해주택’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임차인 보호 대책의 수립 ▲피해 사실의 조사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및 피해 예방 사업 ▲전월세종합지원센터의 설치 및 운영 ▲협력 체계의 구축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단순한 선언을 넘어 법률 상담, 금융·주거 지원 연계, 전월세종합지원센터 설치 등 피해자가 즉각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행정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시의원은 당시 수상 소감을 통해 “우리 사회의 큰 관심사였던 전세 사기로 인한 피해자들에 대해 관심 갖지 않는 것이 오히려 힘든 상황이었는데 ‘좋은 조례’로 선정돼 수상받아 매우 영광스럽다”며 “앞으로도 우리 주변을 더 살피며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격려의 의미로 받겠다”고 말했다.

2024년 7월엔 재선 의원으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아 시의회 핵심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전반기 보건복지위원회와 운영위원회에서 쌓은 정무적 감각을 바탕으로, 서울의 문화 경쟁력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된 시점이다. 이에 따라 김 시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상임위원회를 이동했다.

김 시의원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시사편찬위원회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해 12월23일 본회의를 통과하며 시사편찬위원회의 민간위원 자격 요건을 명확히 했다. 이번 개정으로 역사·행정·학술 분야 전문가를 중심으로 위원 구성이 제도화되면서 서울시 기록물의 전문성과 객관성이 강화됐다.

기존 조례에서 추상적이었던 민간위원 기준을 구체화해 위촉 과정의 투명성을 높였다. 이는 단순 기록 축적을 넘어 정책 흐름을 체계적으로 후대에 남기는 공적 자산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김 시의원은 “위원 구성 단계에서부터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며 시민 공공 자산으로서의 역사 기록 책임성을 강조했다.

같은 날 발의된 ‘서울갤러리 운영 및 관리 조례 일부개정안’도 본회의를 통과하며 임산부의 문화 향유권이 법적으로 한층 두터워졌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서울갤러리 무료 관람 대상에 ‘임산부 본인’을 명문화한 것으로, 그동안 시설별 내부 지침이나 자의적 해석에 따라 제각각이었던 이용 기준을 일원화하고 임산부가 당당하게 공공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립했다.

이는 김 시의원이 주도했던 ‘서울시 임산부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공공 문화시설 현장에 직접 이식한 실무적 후속 조치로 평가받는다.

그는 정책이 선언적 수준을 넘어 시민의 일상에서 실효성을 가져야 함을 강조하며, 이번 조례가 공공 문화시설 운영에 생애주기와 돌봄의 가치를 반영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활발한
의정활동

김 시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서 공공시설에 임산부 패스트트랙과 우선 창구를 설치하는 등 일상 속 정책 반영에 주력했다. 주거 환경 개선을 통해 지역적 기반을 닦고, 보편적 가치를 담은 조례들로 서울시 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려 했던 시도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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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