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검경 기싸움 내막

나쁜 놈 vs 더 나쁜 놈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검찰과 경찰이 한 사건을 동시에 수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정보 공유와 협력이 원활하면 성공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수사기관이기에 ‘더 나쁜 놈’을 잡아야 한다. 이는 곧 조직 간 경쟁의 화근이 된다. 검찰과 경찰이 그렇다. 직접수사권이 어느 정도 회복된 현재의 검찰은 ‘보완수사’라는 명목으로 경찰의 성과를 자신들이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인근서 발생했던 롤스로이스 사건의 불씨가 커졌다. 마약으로 시작해 조직폭력배 집단, 불법에 가담한 병원, 업체까지 수사선상에 올랐다. 현재까지 압수수색한 병원만 10여곳이 넘는다. 사건 핵심 인물인 롤스로이스 운전자는 구속 기소됐지만 예상치 못한 여러 의혹으로 검찰과 경찰까지 달라붙었다. 일선 경찰서에서 수사하던 사건에 검찰과 광역수사단까지 나선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마약서
조폭으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가 무고한 행인을 쳐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던 신모(28)씨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가 맡았다. 조폭 수사의 한 획을 긋고 있다고 평가받는 신준호 부장검사가 수사를 지휘하게 되면서 신씨가 속한 ‘MZ 조폭’ 집단의 실체가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중앙지검은 지난 6일 신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신씨는 지난달 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강남의 한 성형외과서 시술을 빙자해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뒤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서 운전대를 잡았다.

이후 오후 8시10분쯤 신사동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 도로서 20대 여성을 차로 치고,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자신이 방문한 성형외과에 피해자 구조를 요청하러 사고 현장을 잠시 떠났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신씨가 병원 측과 약물 투약과 관련해 말 맞추기를 하려 현장을 떠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신씨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사고 현장 CCTV와 계좌·통화내역 등을 분석해 신씨의 병원 결제내역 조작 시도, 휴대전화 폐기 등 증거인멸 정황을 발견했다.

신씨는 ‘또래 모임’으로 불리는 소위 ‘MZ 조폭’과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이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는 중이다. 신씨 자택서 1억원이 넘는 현금이 나왔고, 그가 20·30대 주축의 조직 폭력 모임서 활동하며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등 다수의 불법 사업을 한 정황을 파악했다.

신 부장검사는 하얏트호텔서 난동을 부렸던 수노아파 조직원 39명을 무더기로 기소한 인물이다. 지난 6월 수사 결과 브리핑서 두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파르르 떠는 등 조폭을 향한 분노를 참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문가 신준호 부장검사 ‘MZ 조폭’ 수사 지휘
“선처 없다. 관련자 및 모든 의혹 철저히 수사”

그는 언론 인터뷰서 “몸에 문신하고 지역구 1등이네, 전국구 별이네 이딴 소리 하면서 모여 노는 게 좀 꼴같잖았다. 자기들끼리 과시하는 게 조폭 세계의 저질 문화다. (조폭들 모습이)아니꼬웠다. 비위가 상했다”며 “이제 조폭과의 전쟁이 사실상 선포됐다. 앞으로는 조폭에 연계됐다고 하면 선처는 기대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신씨가 다녀간 병원들도 수사 대상이다. 그가 다녀간 한 병원은 최근 5년간 환자들에게 마약류를 1만개 이상 처방해왔다. 해당 병원은 경찰이 약물 오남용 혐의와 관련해 압수수색한 병원 중 한 곳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신씨가 다녀간 강남 논현동 소재의 병원은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환자들에게 디아제팜·미다졸람·졸피뎀·케타민·멘터민·프로포폴 등 마약류를 1만281여개 처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병원이 마약류 처방을 내린 환자는 5년간 총 2300여명이었고, 처방 횟수는 4900회에 달한다. 특히 가장 많은 환자들에게 처방된 마약류는 ‘우유주사’로도 불리는 전신 마취제 프로포폴이었다. 프로포폴은 1200명에게 2300회에 걸쳐 처방돼 6600개가 투약됐다. 또 마취제의 일종인 미다졸람은 해당 병원에서 총 600여명에게 1600회에 걸쳐 1800개가 투약됐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에게 약물을 처방한 병원 10곳 이상을 압수수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의료 목적이라고 해도 필요 이상으로 처방한 것은 아닌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씨는 코인 사기를 통해 100억원가량을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사건 직후 경찰서로 신씨를 면회 온 20대 초·중반의 지인들 전부 수억원대의 슈퍼카를 몰고 온 장면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려졌다. 신씨와 그 지인들은 ‘코인 리딩방’ ‘코인투자 컨설팅’ ‘청담동 라운지 카페’ 운영 등을 통해 초기 자본을 형성해왔다.

성형외과
타깃, 왜?

그와 함께 코인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는 박모(24)씨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수십억원씩 들어 있는 계좌들을 보여주며 ‘돈 자랑’을 하기도 했다. 박씨 등은 해당 영상서 신씨가 몰았던 롤스로이스 SUV 차량과 람보르기니 등도 자랑했다.

신씨의 코인 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강남경찰서는 코인 투자업체를 운영하는 A씨와 B 코인의 판매 대행 계약을 맺고 B 코인 3억4000만개를 넘겨받아 이를 코인 시장서 판 뒤 판매 대금을 해외거래소 계정으로 빼돌린 정황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A씨와 이들의 계약서에는 코인 판매 금액의 50%를 A씨에게 주기로 돼있었다. 그러나 신씨와 박씨는 코인을 다 팔고도 수익을 A씨에게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코인 판매대금을 비트코인으로 바꾼 뒤 암호화폐 해외거래소인 바이낸스 계정에 빼돌려 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A씨에게서 넘겨받은 B 코인은 전체 유통 물량(당시 5억개)의 60~70%에 달했다. 신씨와 박씨가 판매할 당시 B 코인 가격은 30원을 오르내렸는데, 넘겨받은 물량을 한꺼번에 팔아버리면서 현재는 코인 가격이 1원을 오갈 정도로 떨어진 상태다.

이들은 판매할 코인을 넘겨받아 A씨에게 코인 판매를 원활하게 하려면 매수벽을 세워야 한다며 현금 24억원을 조달하게 했다. A씨는 판매 당일 24억원의 자금으로 매수 호가 주문을 넣어 매수벽을 세웠고, 신씨 등은 그러는 사이 A씨에게서 넘겨받은 코인 전량을 판매했다. A씨에게 ‘매수벽에 사용된 원금을 보전하겠다’는 말은 결국 거짓말이었다.

A씨는 이들에게 속아 자금으로 사용한 24억원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고소까지 당한 상태다. 강남경찰서는 신씨 등이 ‘코인 먹튀’ 목적으로 A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고 ‘사기’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신씨는 롤스로이스 사건이 나기 이전부터 강남서에 ‘코인 사기’ 혐의로 입건된 상태였다.

경찰은 신씨 등이 A씨 외에도 다른 코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코인 먹튀가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피해자 수는 적지만 금액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사고
가해자 지인?


경찰은 올해 초 신씨와 박씨가 A씨의 B 코인 거래 때 사용한 코인지갑 3개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지만 해당 코인지갑은 제3자의 것이었다. 신씨 일당과 A씨간 계약서에는 양자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제3자에게 코인을 전송할 수 없다고 돼있지만, 이들은 계약 당시부터 이미 차명 ‘코인 지갑’으로 거래했다.

신씨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또 터졌다. 서울 강남구서 주차 시비가 붙은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하고 자신의 람보르기니 차량을 타고 달아난 30대 남성 홍모씨는 또한 그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강남경찰서 수사 결과 홍씨는 마약 간이검사서 필로폰·엑스터시·케타민 등 3종 양성 반응이 나왔다.

사건 당시 홍씨는 자신의 차 안에서 윗옷을 들어 허리춤에 차고 있던 칼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며 위협했다고 한다. 다친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흉기를 목격한 시민들의 신고로 홍씨는 이날 저녁 7시40분께 신사동 한 음식점 앞에서 체포됐다.

목격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체포 당시 홍씨는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등 약에 취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관련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마약 운전’에 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이미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남 방지3법’을 대표 발의했다.


그간 마약류 등을 오·남용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범죄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약물운전 처벌은 음주운전과 유사하거나 더 낮은 수준으로 규정돼있었다.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등을 업무 외의 목적으로 처방한 사람에 관한 처벌 수위도 낮아서 실효성 있는 처벌을 위해 형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지속돼왔다.

강남서, 불법 투약 병원·코인사기 정황 포착
기관 간 갈등 “실적으로 보여줘야” 성과 경쟁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약물운전에 따른 처벌 수준을 현행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해 약물운전에 경각심을 높이고 교통안전이 확보될 수 있도록 했다.

또 특별범죄 가중처벌 등의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서는 음주운전과 약물운전을 분리하고, 약물운전으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2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5년 이상 또는 무기의 징역’에 처하도록 처벌 수준을 대폭 강화했다.

마지막으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업무 외의 목적 등으로 마약류 등의 처방전을 발급한 경우에 처벌을 강화하도록 규정해 무분별한 처방이 방지될 수 있도록 했다.

롤스로이스 사건을 두고 검찰은 주로 조폭 수사, 경찰은 마약 불법 투약과 관련한 성형외과와 코인 사기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방향은 다르지만 수사 과정서 타 기관에 도움이 될 유의미한 정황을 포착하면 협력도 가능하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한 경찰 간부는 “현재 롤스로이스 사건을 두고 검찰과 경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어떻게든 검찰보다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간부가 많다”고 주장했다.

두 기관 간 갈등은 오늘내일하지 않는다. 최근에도 수사준칙 개정안을 두고 비슷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 논쟁은 입법예고가 끝나는 다음달 11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경찰이 보완수사를 전담한다’는 원칙을 지우고 검찰과 경찰이 사건의 특성에 따라 분담토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히 검찰서 사건 수리 후에 한 달이 지난 사건, 상당한 수사가 이뤄진 사건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하도록 했다.

수사 지연을 막기 위해 검찰은 한 달 안에 보완수사 요구 여부를 결정하고, 경찰은 3개월 안에 이를 이행하도록 했으며,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했을 때 경찰은 3개월 안에 수사해야 한다.

검경 갈등
재연되나

경찰이 검찰의 재수사 요청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는 검찰이 사건을 받아서 마무리할 수 있다. 경찰의 고소·고발 반려 제도를 폐지하고 수사기관이 고소·고발장을 의무적으로 접수토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개정안으로 외형상 검찰 수사권한이 넓어진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경찰은 이번 수사준칙 개정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서울청 간부는 “경찰이 좋아할 내용이 아니지 않느냐”며 “우리의 목소리가 강해지려면 그만큼 좋은 성과를 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검찰과 방향이 달라도 같은 사건을 수사할 경우 안간힘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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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