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두 가지 시선’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기대보다 걱정 앞선다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던 포르투갈전. 아직도 그 여운을 느끼고 있는 국민이 많다. 또 다른 드라마를 만들어갈 한국 축구의 새 사령탑 선발이 초미의 관심사였던 이유다. 그런데 적어도 당장은 물음표 투성이다. 선수가 아닌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을 택했던 팀이 웃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주사위는 던져졌다. 클린스만은 전임자를 향한 그리움을 지우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증명하라는 과제를 받아들었다. 

대한축구협회(이하 축협)는 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계약기간은 이달부터 2026년 열리는 북중미월드컵까지 총 3년5개월이다. 연봉은 양측의 합의에 따라 밝히지 않기로 했지만, 전임자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을 넘어서는 수준(18억원 이상)으로 전해진다. 감독을 보좌할 코치진 명단 등은 조만간 클린스만 감독과 축협이 논의해 확정한다. 

전술능력
의문부호

계약 후 클린스만 감독은 축협에 보내온 인사말을 통해 “한국 대표팀의 감독이 돼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다”는 뜻을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인사말에서 “한국 대표팀이 오랜 기간에 걸쳐 끊임없이 발전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에 이르기까지 역대 한국대표팀을 지휘한 훌륭한 감독들의 뒤를 잇게 된 것을 영예롭게 생각한다. 다가오는 아시안컵과 2026년 월드컵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 각오를 밝혔다.

마이클 뮐러 축협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이튿날인 28일, 서울 종로구 소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클린스만 감독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뮐러 위원장은 “전체적인 과정을 통해 5명의 후보군을 추렸다. 우선순위를 두고 협상을 시작했는데, 클린스만이 첫 협상 대상이었고, 최종적으로 선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과 한국 축구에 대한 좋은 인상을 느끼고 있다는 점, 협상에 긍정적인 자세로 임했다는 점 등을 역설했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은)한국에 살고 싶어 하고 한국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독일 해설가로 한국을 방문했고, 2017년에는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한 아들을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이 1994년 미국월드컵 조별리그 경기(3-2 독일 승)서 한국을 상대로 득점한 것을 언급하면서 “당시 치열한 접전 속에서 한국의 ‘파이팅 정신’과 투지에 감명받았다고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이때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독일 대표팀을 이끌던 2004년 한국과의 평가전서 지고 한국 감독을 하기로 결심한 것 같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역대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중 개인 명성이 가장 높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선수 시절 ‘전차 군단’ 독일의 간판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수많은 독일 축구 ‘레전드’ 사이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수준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는 독일 국가대표로 108경기에 출전해 47골을 터뜨렸고, 특히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는 3골을 넣으며 독일(당시 서독)의 대회 우승을 견인했다. 이어 1994년 미국, 1998년 프랑스월드컵까지 독일이 유럽지역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는 데 일조했다.

1996년 독일이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를 때도 주전으로 활약했다.


아울러 바이에른 뮌헨·슈투트가르트(분데스리가), 토트넘(EPL), 인터 밀란·삼프도리아(세리에A), AS 모나코(리그앙) 등 유럽 최상위권 리그 명문 팀에서 클럽 생활을 이어가며 통산 620경기 284골을 기록했다.

신임 사령탑 선임…3년5개월 계약 
벤투 이어 9번째 외국인 감독으로

선수 은퇴 직후에는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 클린스만 감독은 당시 ‘녹슨 전차’라는 혹평을 받던 독일 대표팀을 맡아 ‘체질 개선’을 단행했다. 그 결과 독일은 200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3위에 올랐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간 클린스만 감독은 2008년 친정팀 바이에른 뮌헨 감독을 맡으며 약 2년 만에 복귀했다. 하지만 팀이 부진을 거듭한 끝에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경질됐다. 다시 2년간 공백기를 가진 그는 2011년 7월 미국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는 미국의 2013년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선 독일·포르투갈·가나와 함께 ‘죽음의 조’에 속했음에도 16강 진출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8 러시아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연패를 거듭하다 또다시 불명예 퇴진했다. 이후 부임한 헤르타 BSC에서는 약 두 달 만에 물러나는 수모를 겪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첫 등장이 연착륙으로 평가받기는 어렵다. 우선 선발 과정부터 잡음이 나왔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 다른 한국인 위원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질문이 여럿 나왔다.

이와 관련해 뮐러 위원장은 “어제 광화문에서 2차 회의를 진행했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위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고, 충분히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슈틸리케
따라가나

이어 “후보군을 선정하고 접촉하고 선임하는 과정은 축구협회의 정책적인 사안으로 민감한 부분이 많아 (위원들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 이에 대한 (위원들의) 동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축구팬 사이에선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재소환됐다. 두 감독이 국적부터 지도 스타일 등 여러 공통점을 갖고 있어서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슈틸리케 감독처럼 한국 축구의 실패 사례로 남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

우선 두 감독은 모두 독일 출신이다. 나이는 10살 차이여서 전성기가 겹치진 않지만, 선수 시절 출중한 기량으로 빅클럽과 국가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슈틸리케는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레알 마드리드 CF 등에서 뛰었다. 


하지만 이들의 화려한 선수 시절 경력과는 달리, 감독으로서의 역량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축구 변방을 전전했고, 클린스만 감독은 일부 호성적을 거뒀음에도 평가가 엇갈린다. 특히 클럽 감독을 맡을 때마다 시즌 도중 경질, 조기 사퇴 등을 거듭한 이력이 있다.

물론 이들이 매번 실패만 반복한 감독은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의 한국 대표팀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 진출, 클린스만 감독의 2006 독일월드컵 3위 기록 등은 당시 해당 국가 내부 여론에서 ‘명장’으로 인정받은 성과다.

다만 이 성과가 온전히 이들이 해낸 몫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들은 모두 ‘감독으로서의 전술 세부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데, 성과를 보였을 때만큼은 이를 메워줄 유능한 수석코치의 보좌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시 거둔 성과가 사실은 이들이 아닌, 수석코치의 몫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

전설적인 선수 맞는데…
감독 역량에 의문 가득
각종 기행에 구설수까지

실제로 해당 수석코치들은 이들이 물러난 뒤 감독 자리를 이어받아 더 큰 성과를 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당시 신태용 전 대표팀 감독을, 클린스만 감독은 요하힘 뢰브 전 감독을 수석코치로 거느리고 있었다. 둘 모두 각 나라에서 탁월한 전술가로 꼽히는 지도자다.


신 전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 경질 이후 급하게 소방수 역할을 도맡아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일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당시 세계랭킹 1위인 독일을 2:0으로 잡아내는 이변을 연출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에 월드컵이 끝난 뒤엔 4-2-3-1 포메이션만 고집했던 전임 감독들과 달리 4-4-2·3-5-2 등 다양한 전술 도입을 고려했다는 점, 신인 김민재를 발굴해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줬다는 점 등이 재평가되기도 했다. 

뢰브 전 감독은 약 15년간 독일 축구대표팀을 맡아 이들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대표적인 성과가 2014년 브라질월드컵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당시 준결승전에서 개최국 브라질을 전술적으로 완벽히 압도하며 7:1 승리를 거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외에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 1회·3위 2회, 2017 러시아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 등의 성과를 남겼다. 그는 2014 발롱도르 올해의 남자팀 감독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당대 최고의 감독으로 인정받았다.

이런 탓에 국내 축구 팬 사이에선 클린스만 감독에 관한 회의론이 벌써 제기되고 있다. 감독 역량 자체에 대한 의문에 클린스만 감독이 각종 기행으로 구설에 올랐던 과거 사례가 얹어지면서 ‘클린스만호’의 성공 가능성 자체가 의심받고 있는 것. 

독일 매체 <11프로인데>는 지난달 24일 ‘세계 축구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프로젝트! 한국 축구 팬들이 위르겐 클린스만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기행을 열거했다. 

매체는 먼저 “팬들은 페이스북 앱을 빠르게 설치하는 게 좋다. 훈련 계획, 67분(후반 22분)에 이뤄지는 선수 교체, 구단과의 결별 등 새로운 감독이 무엇을 하든 페이스북에서 먼저 알아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데뷔전
어떨까?

클린스만 감독은 헤르타 BSC에서 사임을 발표할 때 개인 SNS을 통해 사임을 발표해 구설에 올랐다. 이 발표가 구단과 일절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돌출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이 데뷔전에서 휴대폰을 꺼내 경기장을 촬영해도 놀라지 마라”고 덧붙였다. 이는 클린스만 감독이 헤르타 시절 사진촬영을 하느라 ‘아디다스’ 로고가 새겨진 휴대폰 케이스를 내보인 사건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 헤르타는 아디다스의 경쟁 기업인 나이키에게 유니폼 후원을 받고 있었다.

또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 대신 열심히 일하는 보조 코치를 미리 보내는 데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으니 그를 주시하라”고 조언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2006년 독일월드컵 때 다른 코칭스태프에게 선수 점검이나 대표팀 스케줄 조정을 상당 부분 떠넘기면서 자질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때 수석코치로 근무하다 지휘봉을 넘겨받은 이가 바로 뢰브 전 감독이었다.

이외에도 “클린스만은 헬기를 타고 훈련장에 가는 걸 좋아하기에 헬기장을 설치하라”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일을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기에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일기에 작성한다” 등 비꼬는 주장도 이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이 헤르타 시절 자신의 일기에 소속팀 선수에 대한 비난을 적었다가 들통난 바 있었기 때문이다.

또 미국으로 이주한 클린스만 감독은 과거 독일서 감독 생활을 하면서도 미국 생활을 고집해 ‘재택 감독’ 논란을 자초했다. 심지어 자국서 열린 월드컵 워크숍에도 참석하지 않아 독일 내에서 거센 비난 여론에 시달리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차기 감독 후보군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여론 역시 이 문제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클린스만 감독이 몇 년 전에도 한국행을 추진하다 국내 거주 여부에서 이견을 보이며 협상이 결렬된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전임자’ 벤투 전 감독은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와 가까운 경기 고양시에 재임기간 내내 머물렀다.

일단 이번에는 계약 내용에 ‘국내 거주’가 포함되면서 관련 문제는 일단락된 모양새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의 충동·독선적인 과거 태도를 고려했을 때,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부정적인 여론 
경기로 뒤집나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전은 오는 24일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열리는 평가전이다. 이날 대표팀은 남미의 강호로 평가받는 콜롬비아와 맞붙는다. 관건은 ‘실전감각’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0년 2월 헤르타 BSC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로 3년간 야인으로 지냈다. 그가 한국 축구가 외국인 감독에게 원하는 ‘최신 트렌드에 맞는 선진 축구’를 전파할 수 있을지, 곧바로 지도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쉽게 확신할 수 없는 이유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술 지시 없었다” 클린스만 폭로한 독일 레전드

축구 팬들 사이에서 역대 최고의 ‘축구 지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필립 람.

‘독일 레전드’인 그가 자신의 자서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을 비판한 구절이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축구 사령탑 부임에 발맞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람은 2021년 출간한 자신의 자서전에서 “클린스만의 전술 지시는 없었다. 선수들의 체력만 단련했을 뿐”이라며 “결국 선수들이 경기 전 따로 모여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할지 토론했다”고 폭로했다. 

람은 2004년부터 독일 대표팀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FC 바이에른 뮌헨의 ‘원클럽맨’이다.

클린스만 감독과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독일 대표팀에서, 2008년부터 2009년 사이에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함께했다.

대표팀 감독과 클럽팀 감독으로서의 클린스만을 모두 겪어본 셈이다.

더군다나 람은 현역 시절 좌우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을 종횡무진하며 활약했고, 감독 임기응변에 따라 때로는 공격수로도 출전하는 등 최상급의 전술 소화력을 보여주며 많은 찬사를 받은 선수다.

“클린스만은 전술이 없었다”는 람의 비판이 한국 축구 팬들에게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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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