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6주년 특집 - 윤석열에 바란다!> 김대현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 대표

“커지는 남성 목소리에 귀 열어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수면 아래 감춰져 있던 분열의 씨앗은 특정 사건을 계기로 폭발력을 갖곤 했다. 남성과 여성, 성별 간의 대립을 뜻하는 젠더 갈등도 그 한 예다. 최근 남성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윤석열정부 앞에 놓인 또 하나의 숙제, 젠더 갈등에 대해 김대현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 대표에 물었다.

‘여성가족부 폐지’.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당시인 지난 1월7일 페이스북에 일곱 글자의 한줄 공약을 올렸다. 선거대책위원회 내부에서 불거진 잡음으로 지지율이 하락세를 타던 윤 대통령은 이 게시물로 반전의 키를 쥐었다. 20~30대 남성이 여가부 폐지 공약에 열광한 것. 

앞서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공약으로 불을 지핀 후 여가부 폐지 공약으로 기름을 부은 윤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대선에서 청년 세대의 지지세가 남녀로 갈라졌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4월7일 치러진 재보궐선거보다 그 흐름은 더욱 뚜렷해졌다. 갈등의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젠더 갈등은 불과 몇 년 새 정치권의 주류로 떠올랐다. 오랜 시간 사회를 지배했던 지역 갈등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정치권을 잠식하고 있다. ‘갈라치기’라는 해묵은 정치 전략이 젠더 갈등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를 향해 휘두르는 칼끝은 점점 날카로워지고 상처는 깊어지고 있다.

김대현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이하 성범죄무고센터) 대표는 젠더 갈등의 양상이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 우려했다. 성범죄무고센터는 윤 대통령의 ‘무고죄 처벌 강화’ 공약과 맞닿아 있는 단체다. 성범죄 무고로 인한 억울한 피해자를 돕는다는 취지로 지난해 3월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의 한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를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2020년 가출범 당시에는 말 그대로 허울뿐이었다. 사업자로 치면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상태로 사업을 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단체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성범죄 무고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때 단체가 정식으로 등록돼있어야 신뢰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니 한 달에 수십명씩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찾아오더라. 대법원 판결이 끝났는데도 억울함에 밤잠 못 자고 찾아온 사람도 많다.

-정확히 무슨 일을 하나?

▲객관적인 증거와 무죄 추정 원칙을 무시하는 등 헌법에 위배되는 무분별한 성범죄 무고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무고죄가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해 허위사실을 신고하는 죄(형법 156조)’라서 입증이 정말 어렵다.

2018년부터 축적된 분노
‘이대남 표심’으로 영향

상대가 ‘착오였다’ ‘오해였다’ ‘사실인 줄 알았다’고 하면 처벌이 어려워진다. 우리 센터는 객관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을 법적으로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이 센터를 찾아오는지


▲대부분 20~30대 남성인데 40대도 종종 있다. 유튜브나 모바일을 통해 우리 단체를 접하는 듯하다. 50대 이상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은 좀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특히 학교에서 연배가 있는 교사들이 과거 방식대로 행동했다가 성희롱범, 강제추행범으로 몰려 찾아오는 일도 더러 있다.

-남성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봐도 되나?

▲2018년 혜화역 시위 때부터 남성들의 분노가 축적돼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치인의 마이크를 통해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4월7일 서울시장 선거, 이번 대선에서 그 분노가 표로 변하면서 정치권에서 ‘이대남의 표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마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남성들이 분노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남성에 대한 불평등한 제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남성연대 고 성재기 대표가 항상 말하던 게 있다. 남자가 무직이면 무능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반면 여자는 주부일지라도 생활안정지원자금 등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미 사회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인 셈이다. 남성들이 이런 상황을 피부로 느끼다 보니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분열의 씨앗
성범죄 차별?

-그럼에도 남성을 대변하는 단체가 많지 않다.

▲단적으로 말해 생계유지가 어렵다. 남성 단체는 여성 단체와 달리 여성가족부나 산하기관으로부터 지원이나 후원을 전혀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회생활과 단체 운영이라는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다 보면 지치는 순간이 오는데 이 고비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좀 더 빠르게 목소리를 내기 위해 제도권으로 들어가는 사람도 생긴다. 

-제도권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정치인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젠더 갈등은 이미 정치권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남성과 여성은 물론 남녀노소 모두 공생공존의 길을 가야 하는데 갈등의 주체가 되면서 젠더 갈등을 모르는 국민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다.

-젠더 갈등은 해소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남녀를 가르는 방식의 교육을 지양하는 올바른 방향의 교육이 필요하다. 또 남녀 갈등을 조장하는 법을 없애야 한다. 예를 들면 양성평등기본법 몇몇 조항은 법이라기보다는 어떤 사업 계획의 형태다. 특히 대법원에서 형법에 성인지감수성을 개입한 점은 법치를 상당히 문란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에 바라는 점은?

▲성범죄 무고 강화 처벌 공약을 반드시 실현해줬으면 한다. 허위로 고소한 고소인에 대한 처벌을 넘어 고소 내용이 범죄인지 아닌지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전수조사를 철저히 했으면 좋겠다. 수사기관의 철저한 조사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아니다. 오히려 억울한 피해자와 가해자를 만들지 않는 방법이다. 이 부분을 꼭 살펴줬으면 한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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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