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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9월23일 17시24분

사회


임기 못 채우는 '낙하산 성지' 코레일 수장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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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와도 끝은 같다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지난 2일, 손병석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 사장이 사임했다. 임기 3년 중 9개월을 마저 채우지 못한 것이다. 손 사장을 비롯한 역대 코레일 사장들이 공기업 전환 후 단 한 명도 제 임기를 채우지 못하면서 ‘중도 하차’한 사례가 또 추가됐다. 

코레일 사장들은 정치권의 ‘입김’과 사장들이 정권 교체기에 비전문가인 친정부 성향의 낙하산 인사 임명 의혹이 지속돼왔다. 이밖에도 코레일 자체의 사건 사고, 비리 문제로 인해 사장직을 내려놓고 퇴진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끝까지 완주 
사장이 없다

손 사장이 사의를 밝힌 첫 번째 이유는 계속해서 누적되고 있는 적자 때문이다. 코레일은 손 사장 취임 첫 해인 지난 2019년 109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조1600억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지하철 이용객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적자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는 지난해 12개 지역본부 개선, 조직문화 혁신 등을 통한 비용 절감을 시도했다.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적자폭을 줄이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발표된 ‘2020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도 손 사장의 사임에 주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코레일은 경영평가에서 보통에 해당하는 C 등급을 획득했으나 경영관리 부문에서 최하 등급인 E 등급을 받았다. 이로 인해 손 사장은 기관장 경고까지 받았다.

코레일은 손 사장이 취임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진행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도 D(미흡)를 받기도 했다. 코레일이 고객만족도 조사(PCSI)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직원 208명이 고객으로 위장한 뒤 설문조사에 참여해 결과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조사 결과 코레일 전국 12개 지역본부 가운데 8개 본부 소속 직원들이 경영실적 평가의 점수를 높게 받고, 성과급을 받기 위해 직원 신분으로 직접 설문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코레일 직원들이 참여한 설문조사 수는 전체 1400여건 가운데 222건이다.

코레일 서울본부 직원 200여명이 있던 대화방에는 고객만족도 조사원의 동선과 사진을 직원끼리 서로 공유했다. 조사원이 나타나면 주변에 있다가 조사를 받게끔 유도했다. 점수를 줄 때도 10점만 주지 않고 9점 혹은 8점의 점수를 매겼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업무방해죄 등으로 직원 16명을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다만 코레일 본사에서 실시한 자체조사에서 조작을 지시하거나 개입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 명도 임기 채우지 못하고 하차
사건사고, 비리 문제로 중도 퇴진

해당 고객만족도 조작 사건은 경영평가 결과가 낮게 나오는 결과를 초래했고 이로 인해 코레일 직원들은 그동안 받아왔던 성과급을 받지 못하게 됐다. 손 사장은 해당 사건의 여파로 기관장 경고를 받았다. 

논란이 일자 코레일은 “고객만족도 조사를 왜곡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그동안 코레일은 2013년 실시한 경영평가에서 파업 여파로 ‘E(아주 미흡)’ 등급을 받았던 것을 제외하면 성과급을 받지 못한 사례는 없었다. 파업과 안전사고에도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모두 ‘C(보통)’ 등급을 받으며 꾸준히 성과급을 받아오다가 E 등급을 받자 손 사장은 비판의 대상이 됐다.

게다가 적자 상황임에도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감사 결과 지적도 나왔다. 지난 2019년 공공기관 성과급 지급 기준을 어기고 성과급을 700억원 이상 지급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감사원이 지난달 23일 공개한 코레일 정기검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코레일이 2019년 경영 평가 성과급을 임직원에게 총 3362억원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성과급 지급기준인 월 기본급에는 정기상여금이 포함됐는데, 통상 수당과 정기상여금을 제외하도록 한 공기업, 준정부기관 예산편성 지침을 어겼던 것으로 밝혀졌다.

코레일은 근속연수에 따른 직무역할급과 관리보전수당 등의 통상적 수당 급여도 월 기본급에 포함시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감사원은 총 성과급을 2626억원으로 추산했다. 조사 결과 코레일은 기준을 어겨가며 직원들에게 736억원을 더 지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출마 전…
보은 인사

또 코레일의 전신인 철도청으로부터 승계받은 철도회원 예약 보관금 412억원에 대한 반환 과정에서도 채무 소멸로 인한 70억원을 수익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철도청은 위약 수수료 담보로 철도회원 가입 시 2만원의 예약 보관금을 받았다. 

철도청은 2007년 1월 코레일 멤버십 제도를 도입하면서 철도회원에게 회원 탈퇴를 안내하고 예약 보관금 반환 신청을 받기는 했다. 국정감사에서 이를 두고 소극적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반환하지 않은 예약 보관금을 법원에 공탁하겠다고 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감사원은 코레일 사장에게 경영평가 성과급 과다 지급에 대한 주의를 주고,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는 경영평가 성과급 과다 지급 사실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 반영하도록 통보했다.

이밖에도 사원복 구매 계약에서 2016년 계약을 체결했던 사원복 견본품에 대한 원단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계약업체로부터 받은 시험성적서만으로 품질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 규격에 미달하는 사원복을 2018년 말까지 납품받았다.

또 계약업체의 대표이사가 2018년 사원복 전문위원에게 1억원을 공여하는 등 청렴계약을 위반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계약을 유지한 사실도 이번 감사에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코레일이 적자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등을 과다 지급해 경영보다는 ‘잇속 챙기기’에 바빴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코레일의 경영을 두고 철도개혁이 이뤄지지 못하는 원인으로 대표이사를 비롯한 상임·비상임이사 등의 임원진이 전문가가 아닌 현 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채워졌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단 내부 직원뿐 아니라 사장도 낙하산 인사라는 뒷말도 무성하다. 코레일은 2005년 1월 철도청에서 공사로 전환한 뒤 16년 동안 9명의 사장들이 모두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코레일은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코레일 사장은 국토부 산하기관으로 국토부 장관이 신임 사장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구조 탓에 사장 임명에 청와대나 국토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누적 적자
책임 느껴

손 사장의 경우 능력보다는 국토부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철도업계에선 지난 16년 동안 초대 신광순 사장과 6대 최연혜 사장, 7대 홍순만 사장을 제외하곤 모두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로 평가된다. 코레일 사장 자리가 정치 행보를 위해 거쳐가는 ‘요직’ 중 하나로도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초대 사장인 신광순 전 사장은 철도청장을 맡다가 코레일이 공기업화되면서 사장직을 이어서 수행했다. 신 전 사장은 코레일 내부 출신이고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유전 개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5개월 만에 사임했다.

뒤를 이은 2대 사장 이철 전 사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후보 시절 부산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지난 2008년 1월 이명박정부로 정권이 교체되자 스스로 물러났다.

3대 사장인 강경호 전 사장도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지난 2009년엔 다스(DAS) 사장직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강 전 사장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당시 서울메트로 사장을 지낸 경력이 있지만 철도업계에선 철도 관련 전문지식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그는 강원랜드의 인사청탁 및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된 이력도 있다. 

뒤이어 취임한 경찰청장 출신 허준영 전 사장은 33개월이라는 역대 최장 기간 동안 사장직을 맡았다. 당시 허 전 사장의 사임을 두고 총선 출마를 위해 코레일 사장직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5대 정창영 전 사장은 감사원 사무총장을 출신 사장이다. 이명박정부 말 사장으로 임명된 그는 코레일의 ‘철도 구조 상하통합’을 주장했으나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뒤 임기를 마쳤다. 

6대 최연혜 전 사장은 한국철도대학 교수, 철도청(코레일 전신) 차장을 거쳐 코레일 부사장까지 지냈던 만큼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1차 사장 공모 당시 최종후보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비전문 친정부 성향 수두룩
정치 행보 위해 필수 관문?

최 전 사장 임명 후 코레일 사장직은 결국 정치권의 낙하산이란 평가가 다수 존재했다. 임기 종료를 앞둔 시점에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퇴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선 그가 재임 기간 동안 현업에 집중하기보다 정치적 행보가 더 두드러졌다는 말도 나왔다. 

7대 홍순만 전 사장은 건설교통부 소속 고속철도과장과 철도국장 등을 지낸 전문가였다. 그러나 대표적인 친박(친 박근혜)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고 철도 노조에선 ‘철도 적폐’ 12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히기도 했다. 

8대 사장 오영식 전 사장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직을 맡았고, 3선의 전직 국회의원 출신 인사다. 코레일 국정감사 때 그는 총선 출마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또 강릉 KTX 탈선 현장을 찾아 사고의 원인이 추위로 인한 선로 이상이라고 언급해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했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코레일 사장은 정권 교체 시기에 맞춰 늘 교체돼왔다. 역대 사장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20개월 정도로 임기 3년 중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처럼 평균 재임 기간이 짧고, 정치 행보를 위해 잠깐 머물다 가는 곳이라 여기면서 일각에선 경영에 몰두하기보다 ‘경력 채우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같은 과거 낙하산 인사를 철저히 배제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추후 사장 임명 시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나같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중도 사퇴했다는 점에서 내부 직원들 역시 사장을 ‘금방 떠날 사람’ 정도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는 모양새다. 

한 코레일 관계자는 “코레일 사장들이 교체되는 시기가 빨라 다른 공기업 기관장들보다 상대적으로 내부에 비판적 여론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유로 각종 의혹이나 내부적인 문제,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사장만 교체되면 그만’이라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16년 동안 사장들에 대한 잡음과 비리, 성과급 등으로 코레일의 이미지는 추락할 대로 추락한 상태다. 이는 심각한 적자 기록은 물론,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여전히 하위권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미지는 
이미 추락

한 전문가는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 문제는 정권 교체 시기에 항상 발생하는 문제”라며 “코레일 사장으로 임명된 인사들이 보여주기식에만 치중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정치인이 사장으로 오더라도 철도계 전문가와 대외적 소통이 가능한 사람이면 괜찮다”며 “지금까지는 낙하산 사장이 많았던 만큼 앞으로 사장을 신중하게 선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코레일 적자 이유는?

2016년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고속철도가 시작됐다. 코레일이 KTX를 운영하고 있는 도중, SR이라는 새로운 철도회사가 탄생한 것이다. 

정부는 경쟁을 이유로 SR를 만들었다. 현재 SR은 열차 22대를 코레일에서 빌려 쓰고 있는 중이다. 코레일은 이 열차를 새로 사서 SR에 빌려줬다.

열차를 구매한 가격만 7200억원이 투입됐다. 정부에 구입 비용 절반 정도를 지원받았지만, 매년 갚아야 할 채권 이자율은 3.6%다. 손해까지 보면서 SR에 열차를 빌려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마저도 열차를 빌려주는 값을 국토교통부가 정해줬다. 설립 당시 경쟁 체제라더니, 정부가 코레일에는 손해를 떠넘기고, 반대로 SR에는 큰 특혜를 몰아 줬다는 의혹이 있다.

이를 두고 철도노조는 정부가 SR의 민영화를 위한 행위라며 의심하고 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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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내던진 이낙연 배수진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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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결국 승부수를 던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연일 대세로 부상하자, 분위기 반전을 위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대선레이스에 배수진을 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국회의원 4번과 전남도지사, 총리 경험으로 입법·행정 면에서도 입증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정부에서는 1년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총리직을 지내며 차기 민주당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 출발부터 흔들 흔들 총리 재임 이후 출마한 종로에서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황교안 전 대표와 맞붙어 승리를 거머쥐었다. 당시 황 전 대표는 대표직까지 내던졌지만 패하면서 사실상 정치 인생이 끝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대권 행보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차기 대세라는 꼬리표도 함께 따라 다녔다. 하지만 1년 뒤, 지지율은 수직 낙하했다. 총리 시절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 탓이다. 특유의 명쾌한 언행은 사라졌고, 신중함은 오히려 단점으로 부각됐다는 평가마저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발언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 대선 출마를 노렸던 이 전 대표에게 ‘리스크’를 안긴 셈이다. 연이은 실책이 이어지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 전 대표를 바짝 추격했다. 출마 선언도 이 지사보다 늦은 시점에 이뤄졌다. 불안한 출발을 시작한 이 전 대표는 이 지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1차 경선에서 이 지사에게 밀려 2위에 머물렀다. 결국 그는 지난 8일, ‘의원직 사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민주당 지도부가 나서 급구 만류했으나 이 전 대표의 뜻은 완강했다. 이재명 대세론 굳어지자 분위기 반전카드 배지 던지고 호남에 진정성 어필…결과는? 일각에선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가 경솔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캠프 내 의사 결정 과정도 다급하게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반대 의견도 다수였으나 결국 사퇴를 선택했다. 다급하게 사퇴가 이뤄진 만큼 이 전 대표가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절차나 지도부와의 상의를 거쳤을 가능성은 낮다. 오로지 자신의 대선 승리를 위한 결정으로 지지를 받는 데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그는 의원직 사퇴 카드로 자신의 고향인 호남에서 역전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다른 지역에 비해 호남에서 이 지사와의 격차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읽힌다. 이 지사가 이른바 ‘지사 찬스’를 누린다는 비판에도 지사직을 내려놓지 않는 점을 대비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동시에 확장성을 강조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사실상 이 전 대표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호남을 18번이나 방문하며 경선 전부터 공을 들여왔다. 사퇴 후에도 호남의 지지가 필요하다며 자신에게 확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대권 도전에 대한 진정성을 봐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사퇴가 당장 효과를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벌써부터 효과가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최후의 승부처 일각에서는 호남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행보라는 비판과 함께 이 지사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의 패착이 ‘충청 패배’로 나타났음에도 이를 만회할 정책과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까닭에 사퇴라는 강수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고, 호남에선 진정성밖에 어필할 수 없다는 것. 사퇴 효과를 통해 반이재명 연대의 표심을 흡수한다고 해도 문제다. 이 전 대표 지지층의 이탈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자신의 지역구인 종로를 내던진 것에 따른 후폭풍이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종로는 ‘정치1번지’로 불릴 정도로 정치적 상징성이 큰 곳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내년 대선과 함께 치러질 3·9 재보궐선거에서 이겨야 본전이고 패할 경우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런 연유로 재보선 결과에 따른 책임이 이 전 대표에게로 향할 수 있다. 그의 사퇴가 더 나아가 3·9 재보선뿐 아니라 2024년 22대 총선 판세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나 이 전 대표가 금배지를 내던지면서 그에 따른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는 누가 종로를 차지할지 판세를 가늠하기 힘들었다. 사퇴에도 불구하고, 경선 컷오프에서 탈락하게 된다면 이 전 대표는 더 이상 되돌아갈 곳이 없게 된다. 과거에도 이 전 대표처럼 의원직을 사퇴한 사례는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사퇴 카드가 늘 효과를 거뒀던 것은 아니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사례가 그렇다. 안 대표는 대선후보 등록과 동시에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지만 당선되지 않았다. 재보궐 지면 책임론 부상 민주당 김두관 의원도 지난 19대 대선 경선 당시 경남지사직을 중도 사퇴했다가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렸고 많은 비판을 받았다. 김 의원은 현재 여권 대선후보 중 지지율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이런 점에서 김 의원과 같은 행보를 밟게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권 내에서도 벌써부터 재보선에 대한 우려가 번지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의 사퇴는 다른 민주당 후보들이 이 전 대표를 공격하기에 충분한 여지를 만들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캠프는 “경솔한 결정”이라며 “호남을 볼모로 잡으려는 저급한 시도가 아니길 바란다”고 비판한 바 있다. 현재 여권에 대한 민심이 악화된 상황에서 마땅히 종로에 내세울 대안이 많지 않다. 몇몇 후보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 친문(친 문재인)으로 분류된 홍영표·김종민·신동근 의원이 이 전 대표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이 역시 큰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이 전 대표에게 필요한 표심은 중도층과 반 이재명 세력의 결집인데, 친문이 도움을 보탤 수 있을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아서다. 이 전 대표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한 듯 “광주가 저를 지지해주지 않으면 저는 끝난다”고 읍소했다. 호남에서 승리를 해도 최종 경선에서 패배한다면 남아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다만 되돌아갈 곳이 없다는 점과 닥쳐올 재보선 책임론을 회피하기 위해 이 지사 선거 캠프에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에게는 피난처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최종 경선 이후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과 지지층 결집을 위해 남은 대선 일정을 이어나간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 경쟁하던 후보들의 선거대책위원회 인사들을 자신의 캠프에 영입한 바 있다. 선대위원장만 12명이 될 만큼 많은 인원을 영입했다. 갈 곳도 돌아갈 곳도 없다 지역구 공천 가능성 낮아 이를 두고 이 전 대표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오랜 전통”라며 “이 지사에게 패배해 요청이 온다면 선대위를 구성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지사 입장에서는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명낙(이재명+이낙연)대전이라고 불릴 만큼 둘 사이에 네거티브 공방이 오갔던 데다, 오히려 지지층 결집이 약해질 수 있어서다. 한편으로는 이 전 대표가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고, 벌써부터 차기를 노리는 행보를 석택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황 전 대표도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났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이번 국민의힘 1차 컷오프에 통과해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황 전 대표 역시 최종 경선에 진출할 가능성은 낮지만 정치적 재기를 노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상황에 이 전 대표 본인도 경선 이후 쉽게 물러날 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계에서는 지사직과 시장직에 출마하는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총리 재임 시절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이끌었던 점이 여전히 장점으로 남아 있다. 따라서 지역민심을 초반부터 다져 재기를 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이 전 대표가 의원직을 내려놓은 이상 당장은 총선에 도전하기도 힘들고, 추후 지역구 공천을 받을 가능성은 굉장히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도 이 전 대표의 다음 행보가 아예 없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본인도 마지막이라고 언급한 만큼 사실상 경선 패배는 정치계 은퇴라는 시선이 강해서다. 다음 행보는… 이대로 끝? 한 정치권 인사는 “실질적으로 현재 대선 판도를 바꾸기 힘들다. 명분이 없는 마지막이 될 수 있다”며 “오히려 역풍만 맞아 이 지사에게 도움을 준 꼴”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충청권에서 패배한 뒤가 최종 경선 직전에 의원직 사퇴를 했더라면 진정성을 더 인정받았을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패한다면 책임론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따라잡기 바쁜데… 추미애에 발목 잡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3위를 달리고 있는 추미애 전 장관에게 있어 이낙연 전 대표는 공격 대상이다. 추 전 장관은 “네거티브와 무책임의 대명사가 민주당 후보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이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민주당 후보인지 의문”이라며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프레임을 이용해 같은 당 후보를 공격한다.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후보가 경선장에 나서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고발 사주 사건을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후보에게 책임을 묻는 이 전 대표에게 강력한 유감을 전한다”고 말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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