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승자' 김한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6.18 10: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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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놓쳤지만 당내 입지 탄탄 "지고도 이겼다"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이기고도 졌다. 아니 결과는 졌지만 과정은 사실상 이겼다." 이번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에 대한 세간의 평가다. 김한길 최고위원은 지난 9일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0.5%차 석패를 당했다. 전국 대의원 순회경선 12개 시·도와 권리당원 현장투표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했던 그였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그야말로 이기고도 진 안타까운 결과였다. 친노 강세인 온라인 표심을 넘지 못한 것이 패배의 원인이었다. 이번 경선을 계기로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선룰을 개정하자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은 이번 패배에도 불구하고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다. 지난 18대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4년간의 공백기를 가졌던 그다. 또 특정 계파와 세력의 뒷받침 없이 혈혈단신 경선에 뛰어들었던 그로서는 졌지만 화려한 컴백이었다.

민주당의 새지도부를 선출하는 임시전당대회가 예상 밖 흥행에 대성공했다. 총선패배 후 침체돼 있던 민주당엔 단비와도 같은 호재였다. 이번 전당대회 흥행의 중심에는 모두가 예상했던 이해찬 대세론을 누르고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박빙의 승부를 만들어낸 김한길 최고위원이 있었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경선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당권을 놓쳤으나 '김한길 대안론'까지 만들어 내는 등 당내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양한 분야 '두각'
??승승장구 행보

선거기간 내내 이 대표는 '이-박 담합론' 전화인터뷰 보이콧, 종북색깔론 등 다양한 악재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모바일 표심이 승패를 갈랐다.

김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이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국 대의원 순회경선에서 12개 시·도가 저를 1등으로 뽑아주셨고, 권리당원 현장투표와 모바일투표에서도 모두 저를 1등으로 뽑아주셨다. 대의원과 당원에게 가장 많은 표를 받고도 대표가 되지 못해 죄송하다"며 우회적으로 이번 경선이 당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음을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투표 결과에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솔직히 대표직 수락 연설문까지 다 써놨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당대회가 끝난 다음날 치러진 민주당 새 지도부 상견례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김 최고위원의 불참을 놓고 전당대회 결과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 것이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대선 승리를 위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며 항간의 우려를 깨끗이 씻어냈다. 다만 6·9 전당대회를 계기로 향후 대선후보 경선에서의 모바일 선거인단 구성 등 전반적인 룰에 대한 수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김 최고위원은 1953년 일본 도쿄에서 통일사회당 당수를 지낸 아버지 당산 김철, 어머니 윤초옥 여사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김 최고위원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한국으로 건너와 덕수초등학교와 대광중학교, 이대부속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하게 된다. 대학 졸업 후 서울 중앙여고에서 잠시 교편을 잡기도 했지만 1981년에 소설 <바람과 박제>가 문학사상에서 소설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하게 된다.

0.5%차 석패…'한끗' 밀렸지만 저력 확인
'계파정치 타파' 대선 경쟁력 확보에 총력

또 미국으로 건너가 미주 한국일보, 미주 중앙일보 등에서 언론인으로 일하기도 했다. 귀국 이후에는 방송위원회 기획국 국장, 방송위원회 사무총장서리, 기조실장 등을 지내다가 소설가로 활동한다. 김 최고위원은 소설가 활동 외에도 방송인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김한길과 사람들〉의 진행을 비롯한 활발한 활동을 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교사, 소설가, 기자, 방송인, 정치인 등 모든 이들이 선망할 만한 직업들을 두루 거쳤으며, 모든 분야에서 승승장구했다.

자신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현재의 부인인 9살 연하의 탤런트 최명길을 만나 결혼한 일화는 유명하다. 김 최고위원은 당시 초대손님으로 나온 최명길에게 생방송 중 '사귀는 사람 있냐? 어떤 스타일의 남자를 좋아하느냐?'며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쳤다. 최명길은 후에 "생방송 중에 그런 질문을 받으니 꼭 선을 본 느낌이었다"고 그때의 느낌을 털어놓기도 했다.

1995년 최명길과 결혼한 김 최고위원은 1996년에 15대 국회에 전국구 의원으로 등원하며 정치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된다. 1992년 대선 때 국민당 정주영 대통령 후보의 공보특보를 맡기도 했지만, 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국민회의 선대위 대변인으로 영입돼 15대 국회에 전국구로 등원한 것이 본격적인 정치행보의 시작이었다. 그는 대중에 정서적으로 다가가는 감각과 아이디어로 김 전 대통령의 신뢰를 얻었다. 김 전 대통령은 누가 어떤 문제에 대해 말하면 "김한길 의원하고 이야기했어?"라고 했을 정도로 그를 신임했다고 한다.


그런 신임을 바탕으로 그는 대통령선거 때마다 총괄기획을 맡아 성공했다. 노무현 정권 때는 예상을 뒤엎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로까지 선출돼 대야협상을 이끌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문화관광부 장관과 16, 17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지난 2008년 1월 6일 대통령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겠다며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두문불출하다 이번 19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정치적 동반자 '최명길'
??평생의 가장 큰 자산

선거 과정도 무척 드라마틱했다. 민주통합당은 19대 총선을 겨냥하고 일찌감치 광진구갑 지역위원장을 맡아 표밭을 다져 온 비례대표 전혜숙 의원을 공천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전 의원이 당내 여론조사 과정에서 금품을 돌렸다는 의혹을 받게 돼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되자 김 최고위원이 선거일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뒤늦게 전략공천을 받아 선거에서 승리했다.

이렇듯 정치에 입문한 후 승승장구 해온 김 최고위원지만 처음 정치에 입문하려 했을 때는 주위의 반대가 무척 심했다고 한다. 특히 그의 어머니는 "너희 아버지(고 김철 사회당 당수) 때문에 가문이 평생 고생했는데, 왜 야당 하느냐. 절대 안된다"고 반대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1주일동안 여행을 하며 가족들을 설득 시켰다. 그때 야당인 국민회의에 입당한 게 보람이 참 컸다. 그 당시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렇게 입문해서 1년 야당하고 10년 동안 여당을 했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그의 아내인 탤런트 최명길이다. 김 최고위원은 한 인터뷰에서 "계파도 없고, 세력도 없습니다. 있다면 (아내인) 최명길 하나입니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부인 최명길은 고등학교를 다니던 1981년에 MBC 13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해 영화 <장미빛 인생>으로 프랑스 낭트영화제 여우주연상 및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바 있으며, 2002년 KBS 대하드라마 <명성황후>에서 명성황후 역을 맡으며 단아하고 강직한 이미지를 얻게 된다.

일각에서는 김 최고위원이 이번 경선 과정에서 '이해찬 대세론'을 무너뜨린 데에는 최명길의 득표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의원들과 그 가족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최명길은 상대편 후보에게는 차라리 악몽과도 같았다. 이 대표의 측근은 "지역 대의원 대회장에 가보면 최명길씨가 항상 출입구에서 인사를 하고 사진을 찍는데 대의원들이 정말 좋아한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침몰하던 민주당 구한 ‘윈윈’ 경선…패자 없었다
‘이기고도 진 선거’ 경선룰 전반적인 개정 불가피

실제로 최명길은 경선이 치러지는 현장에서 대의원들과 일일이 어깨동무를 하고 팔짱을 끼며 사진을 찍는 등 밀착형 스킨십을 시도했으며, 대의원들에게 직접 홍보전화를 돌리기도 하는 등 표심을 얻는데 큰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은 최명길을 부각하는 것은 자신의 정치력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경계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한 기자간담회에서 "최명길을 너무 높게 평가하는 것은 나를 '졸'로 보는 것"이라며 "19대 총선 승리에 대해 '김한길 저력이 대단하다'는 평가보단 전부 '최명길 덕분에 됐다'고 했다. 이는 명백한 평가절하"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부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만큼은 절대 잊지 않는다. 그는 "우리 집사람은 나 때문에 손해만 봤다. 정치를 시작할 때 '내가 생활비를 도와주진 못해도 뺏어가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도 못지켰다. 정치생활을 하느라 차도 없었고, 선거사무실 청소를 내가 직접 할 정도로 어려웠을 때 집사람은 드라마 출연료를 선뜻 내어 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던 민주당 전당대회는 모두 끝났다. 비록 당권을 잡는 데는 실패했지만 당내 입지를 확실하게 다진 김 최고위원은 우선 '패권적 계파정치'의 타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계파주의와 지역주의 논리로 특정세력을 결집시키려는 분파주의적 사고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면서 "당내외의 모든 세력과 집단을 아우를 수 있는 통합적 리더십으로 민주당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만이 대선 승리의 살 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노니 친호남이니 하는 명찰을 모두 떼어버리고 우리당 모두가 오직 '대선승리'라는 하나의 명찰을 달고 한마음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행보는?
?계파정치 타파 총력

민주당 새 지도부는 19대 국회 개원 협상과 대여 투쟁은 물론 12월 대선을 앞두고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관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거친 감정적 대결도 마다하지 않았던 이 대표와 김 최고위원이 그간의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고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한길 최고위원 프로필>

▲ 이대부속고등학교 졸
▲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
▲ 1985년 중앙일보 샌프란시스코지사 지사장
▲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비례)
▲ 19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 공보팀장, 인수위 대변인
▲ 1999년 김대중 대통령 정책기획수석
▲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비례)
▲ 2000년 문화관광부 장관
▲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구로을)
▲ 2006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 2007년 중도통합민주당 대표
▲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광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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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