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뒷담화]백여우 A양 vs 안하무인 B군 실체

대중 앞에선 ‘순한 양’이지만 실상은…

[일요시사=박상미 기자]사회생활에서 적당한 포장은 필요불가결한 부분이다. 업무적인 소통은 물론 동료들과 관계를 원활히 하는 데도 큰 몫을 한다. 이는 연예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대 다(多) 관계가 많은 스타에게 이미지 메이킹은 생명줄과도 같은 부분이다. 다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할 것은 ‘적당한’이라는 수식어다. 적당함을 넘어선 포장은 ‘가식’이라는 새 옷을 입게 마련이다.  

‘청순미녀’ A양, 실체 발각…순진한 표정 뒤에 숨긴 아홉 개의 꼬리 
불리한 상황엔 “아무것도 몰라요” 작전 펼쳐, 관계자들도 속수무책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스타는 언제나 상냥하다. 솔직함, 털털함 등이 새로운 매력으로 각광받으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대중 앞에서의 기본은 성실함과 친절함이다. 스타는 본인의 색깔에 대중이 원하는 모습을 뒤섞어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낸다. 혼합의 비율은 당사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미지 메이킹의 달인
아홉 개의 꼬리

현재 활동 중인 여자 연예인 중 최고의 여우를 꼽으라며 단연 A양이다. 방송관계자들은 “A양은 두말할 것도, 비교할 대상도 없는 가식의 최고봉”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형 같은 외모의 A양은 얼굴도, 몸매도, 심지어 목소리까지 무엇 하나 지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스타다. 

A양은 최근 여자연예인의 흐름과는 좀 동떨어져 있는 스타다. 소탈함과 가식 없는 모습이 대세로 자리했지만, A양은 여전히 온실 속에서 팬들이 쏟아내는 ‘여신’ 추앙만을 즐기며 지내고 있다.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여배우들마저 잠시 긴장을 푸는 예능프로그램에서조차 단 한 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A양의 가식은 팬들 앞에서는 기본이고 연예관계자, 심지어는 수족처럼 함께하는 소속사 식구들에게도 일관성 있게 계속된다. 이런 A양을 두고 연예계 종사자들은 “연예인이 ‘천직’인 여자”라면서 “여자연예인들 대다수가 귀여운 수준의 여우짓을 하는데 A양은 여우짓에 있어서는 정말 프로급이라고 할 수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A양은 당초 여성스러운 콘셉트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많은 여자 연예인이 여성미를 강조한 캐릭터로 데뷔한 후 내숭을 걷어낸 솔직함으로 다시 한 번 대중에게 다가서는 반면, A양은 꿋꿋하게 여성미만을 고집하고 있다. 한 번은 이 같은 A양의 곤조와 소속사의 방침이 충돌해 잡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당시 사건은 A양의 내공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A양은 소속사와 충돌 이후 한 동안 억울함을 호소하는 등 피해자의 모습을 띄었다가 이후 자신이 고집을 꺾고 사죄해 상황을 무마시켰다. 여기까지는 A양이 흘린 당시의 정황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루머의 흐름까지 감안하고 미리 손을 써 본인에게 유리한 상황을 꾸몄다”면서 “징그럽다고 해야 할지 똑똑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참 대단하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것도 몰라요
발뺌의 기술

이렇게 이미지 관리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A양도 아차하면 곤경에 처할 뻔한 사건이 있었다.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섭외를 받고 사전 인터뷰에 나선 A양. 이 프로그램은 방송가에서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리얼 프로그램의 형식으로 진행돼 스타의 사생활까지 속속들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스타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높은 인기를 끌었고, 이는 출연진의 인지도 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 당시 인기가 한 풀 꺾여 고민이 많았던 A양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재도약의 기회를 얻을 심산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막상 사전 인터뷰 당일, 자신이 차곡차곡 완성한 ‘가식의 성’이 무너질 위험이 있음을 직감한 A양은 돌연 태도를 바꿨다고 한다.

A양은 제작진의 안내를 통해 프로그램의 특성을 모두 파악한 후 사전 인터뷰에 응했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큰 인기를 누리며 지상파 예능 중 상당 위치에 오른 상태였으니 별다른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해도 정보의 부재로 프로그램을 오해했을 가능성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어머, 저는 오늘 프로그램 출연 사전 인터뷰 자리인지도 모르고 왔어요. 그냥 소속사에서 가라고 하니까 온 거예요.” 제작진과 사전 인터뷰 자리에 참석한 A양은 시종일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소속사에서 나가라기에 나왔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한다. 굳이 그녀를 출연시킬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던 제작진은 별말 없이 그녀를 돌려보냈다.

이 같은 일화는 이 외에도 수없이 많다. 자신이 한 실수를 ‘서로 오해가 있었나봐요’라며 쌍방 과실로 떠넘긴다거나 ‘내가 설마 그랬겠느냐’며 눈물바람으로 감성에 호소하는 식이다. 그녀의 여우같은 행동들은 소리 없이 방송가에 퍼져나가면서 ‘얽히지 않는 것이 상책인 백여우’라는 평을 받고 있지만, A양은 이에 굴하지 않고 내숭의 고수로 연명하고 있다.

A양은 가식적인 행보로 인해 업계 평가도 하루가 다르게 안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아무리 내숭이 연예계에서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라해도 A양은 이미지관리가 아니라 가식 수준”이라면서 “팬들의 시선도 중요하지만, 업계의 평가도 중요한데 정작 A양만 그것을 모르는 것 같다”고 혀를 찼다.  


‘반짝 스타’ B군, 뛰어난 재능에도 작품 출연 뜸한 이유 따로 있어
때와 장소 안 가리고 마초 본성 발산해 원성 자자, 스태프는 “덜덜”


배우 B군은 맡은 배역의 매력을 잘 살려내는 성실한 배우다. 공식적으로는 그렇다. B군은 촬영 중 자신의 배역에 완벽하게 심취해 촬영 기간만큼은 실생활에서도 극중 캐릭터의 모습 그대로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높이는 데 있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그 때문에 주위 사람들은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B군은 평소에도 마초 성향이 강해 스태프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다. 배역에 푹 빠져 연기하는 B군이 사회적으로 힘 있는 역할을 맡게 되면 마초적 기질까지 극한으로 치달아 ‘내 말이 곧 법’인 상황이 되어버리니 함께하는 이들의 괴로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같은 B군의 성향 때문에 촬영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충돌이 끝없이 일어났다고 한다.

한번은 거친 성향을 가지고 있는 연출진과 B군이 맞붙어 주먹다짐을 하기도 했다. 이들의 충돌은 세트 촬영 중 사소한 부분에서 시작됐다. 작업이 완료된 세트를 본 B군이 자신의 배역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트 곳곳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B군은 가구 배치부터 벽지의 무늬까지 꼬투리를 잡았고 결국 이날 촬영 계획은 무산됐다.

당시 스태프들은 심기가 불편했지만 작품을 위해서 밤새도록 모두가 땀을 흘리며 다시 세트를 지어냈다. 문제는 다시 지은 세트를 본 B군의 반응이었다. B군은 자신이 말한 것은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다시 바꾸라고 지시했고 촬영은 또 다시 미뤄졌다. 한 영화 관계자는 “당시 스태프들은 ‘차라리 배우병이면 나은데 이건 XX병이다. 이러다 머리가 다 뽑히겠다’면서 원성이 자자했다”고 전했다.

배우병 아닌 XX병
‘나 잘난’씨

그렇게 다시 짓기를 두 번, 스태프진의 분노는 폭발 직전 상황이었다고 한다. 사건은 자신의 요구대로 지어진 세트를 본 B군의 한마디가 도화선이 됐다. 다음날 촬영장에 도착한 B군은 세트를 보고 “아, 처음이 더 나은 것 같다”고 툭 던졌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배우의 요구조건을 모두 수용했던 스태프진의 인내는 결국 바닥을 드러냈다.

스태프 중 한 명이 격분하며 B군을 불러 세웠다. 당시 분위기는 절대 말싸움으로 끝날 수 있을 수준의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분노에 휩싸인 스태프가 욕설을 내뱉으며 주먹을 뻗으려 하자 B군은 놀란 기색을 감추고 억지 미소를 지으면서 자리를 떠났다. 이 같은 사건이 촬영중 빈번하게 일어나자 결국 B군은 기피 순위 1위에 올라 작품 줄이 뚝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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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