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원더걸스·소녀시대

감개무량한 소녀들의 귀환 “뒷맛이 씁쓸하다”

[일요시사=박상미 기자]가요계 걸그룹의 전성시대를 연 소녀시대와 원더걸스가 돌아왔다. 해외 활동에 주력해 온 그들을 기다리다 자라목이 된 팬들은 두 팔 벌려 그들의 귀환을 환영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팬들의 행복은 그리 길지 않을 전망이다. 11개월 만에 컴백한 소녀시대의 국내 활동 기간은 2달이다. 1년6개월 만에 돌아온 원더걸스 역시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두 그룹은 국내에서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한 이후 해외 팬들을 위해 나라 밖으로 다시 떠난다.

대중문화의 중심은 걸그룹…돌풍의 주역 원걸?소시 정면 승부
오매불망 기다리던 팬들 반색, 방송가 ‘Girl’ 모시기 경쟁 뜨거워

2011 하반기 가요계 최대 이슈는 걸그룹의 귀환이다. 걸그룹 열풍의 양대 산맥인 소녀시대와 원더걸스가 전격 컴백, 국내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의 활동에 팬들 사이에서 즐거운 비명이 쏟아지고 있지만 일각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인기 아이돌의 국내 활동이 생색내기용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아기다리 고기다리
님이 오셨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는 걸그룹 춘추전국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가요계 걸그룹의 파이전쟁은 이들의 행보와 발 맞춰 모양을 달리했다. 가요계의 시선은 두 그룹 중 한 그룹이라도 국내 활동 기간에는 이들에게 집중됐다가 해외 활동을 위해 한국을 떠난 이후에는 다시 후배 걸그룹들에게로 분산되는 식이다.
11월, 가요계에는 두 개의 태양이 떠오른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가 차례로 국내 활동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2007년 데뷔 동기인 두 그룹은 해외 활동을 시작한 이후로 국내 활동 시기가 엇갈려 경쟁 구도를 그릴 일이 없었다. 해외에서도 상당한 위치에 오른 두 그룹의 동시 활동은 다시 볼 수 없을 진검승부다.

정규 3집 ‘더 보이즈’를 들고 돌아온 소녀시대의 콘셉트는 ‘변신’이다. 무대 위의 군무에서는 단연 으뜸이었던 소녀시대는 그간 의상 콘셉트에서도 통일성을 강조해왔다. 월드와이드 발매를 결정, 활동 무대를 크게 넓힌 이번 앨범에서는 확 달라진 콘셉트가 눈에 띈다. 이들의 트레이드마크인 통일성 보다는 개성을 살리는 데 치중했다. 

음악적으로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흥행이 보장되는 후크송을 이번 앨범에서는 과감히 배제했다. 타이틀 곡 ‘더 보이즈’는 강렬한 비트가 인상적인 곡이다. 직전의 ‘런데빌런’에서 맛을 보여준 카리스마를 한껏 강조했고, 멤버 전원이 랩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텔미’ ‘쏘핫’ ‘노바디’ 등을 히트시키며 레트로 열풍을 불러일으킨 원더걸스는 정규 2집 ‘비 마이 베이비’로 레트로 요정의 위상을 한 번 더 과시할 모양새다. 원더걸스는 앨범 발매에 앞서 공개한 티저영상에서 정규 2집의 콘셉트를 일부 공개했다. 영상 속 다섯 멤버는 특유의 비비드 컬러와 도트무늬가 눈에 띄는 의상을 입어 이번 앨범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필요한 것은 스피드
걸그룹 특집 시대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컴백을 누구보다 반색하는 곳은 바로 방송가다. 가요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예능프로그램, 다큐프로그램까지 걸그룹 특수를 노리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간 일부 멤버의 개별 활동만으로도 시청률 반등 등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는 방송가는 이번에야 말로 걸그룹의 수혜를 제대로 누릴 모양새다. 

아이돌 홍보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SBS <강심장>은 11월8일 사실상 소녀시대 특집에 가까운 방송분을 내보냈다. 이날 <강심장>에는 소녀시대 윤아, 유리, 티파니, 태연 등이 출연했다. 윤아와 MC 이승기의 러브라인, 루머 해명 등이 전파를 탄 이날 방송분은 전국 기준 12.1%(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시청률을 기록해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 방송분(9.9%)에 비해 2.2 포인트 상승,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KBS 2TV <승승장구>의 6.8%에 비해서는 곱절에 가까운 수치다. 그간 비등비등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경쟁을 벌였던 두 프로그램은 소녀시대의 출연으로 엄청난 격차를 보여 ‘소녀시대 효과’를 실감했다.


‘강호동 쇼크’ 이후 단독 편성된 MBC <라디오 스타>는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를 차례로 출연시켜 채널권을 사수할 각오다. 9일 방송된 <라디오 스타> ‘뮤지컬 스타 특집’에는 소녀시대 티파니, 태연, 제시카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뮤지컬 무대 경험이 있는 세 멤버와 박해미, 임태경 등 뮤지컬계의 굵직한 스타가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국내 활동기간 평균 2개월, 아쉬운 이별이 남긴 것은 ‘돈~돈~돈’
“걸~들에게 불황은 없다”…팬사인회 당첨 위해 음반 사재기까지    
 


원더걸스는 11일 KBS 2TV <뮤직뱅크>로 포문을 연다. 이에 앞서 9일 <강심장>, 10일 <라디오 스타>의 녹화에 참여했다. 뿐만 아니라 KBS 2TV <1대 100>, <출발 드림팀 2>, <스타 인생극장> 및 각 방송사 연예정보 프로그램 등 지상파는 한동안 두 걸그룹이 쥐고 흔들 모양새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이번 앨범 국내 활동 기간은 각각 2개월, 1개월이다. 이들은 방송 프로그램 출연으로 팬들의 갈증을 달램과 더불어 화보 촬영, 대규모 행사 등을 진행한다. 이미 음반이 발매된 소녀시대는 음반 판매처 곳곳에서 팬사인회를 진행 중이며, 보다 체류기간이 짧은 원더걸스는 팬사인회 진행 여부를 두고 논의 중에 있다. 


앞서 발표했던 앨범의 프로모션 기간에 비하면 체류 기간이 다소 늘어난 추세지만 오랜 공백을 감안하면 길다고는 볼 수 없다. 두 그룹의 짧은 국내 활동 계획 탓에 웃지 못 할 부작용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마음이 급해진 팬들의 움직임에서는 소녀들을 만날 수 있다면 어떤 희생도 감내하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팬들에게 있어 두 그룹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장소는 팬사인회 현장이다. 각 음반판매처에서 진행되는 이 팬사인회는 두 그룹의 음반을 구입하면 응모 자격이 주어지며 무작위 추첨을 거쳐야 참여할 수 있다. 일부 팬들은 당첨 가능성을 높일 요량으로 음반 사재기를 벌이는 등 경쟁 구도의 모양새가 좋지 않다.

여중생 김모(15)양은 소녀시대의 3집 팬사인회 참석 티켓을 얻기 위해 무려 10장의 음반을 구매했다. 김 양은 “처음엔 5장을 구매했는데 추첨에서 떨어졌다”면서 “다른 팬 사인회 자리라도 얻어 볼 요량으로 5장을 추가로 구매했는데 이번에도 당첨이 안 됐다”고 서운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얼굴만 볼 수 있다면
음반 사재기 강행

팬사인회 참석을 위한 음반 사재기는 비단 김양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들이 사재기를 강행할 수 있었던 것은 복수 응모가 가능한 팬사인회 이벤트 방식 덕분(?)이다. 가수들의 사인회 이벤트가 진행되는 신나라레코드측은 “복수 응모가 가능하고 회수의 제한이 없다”면서 “10장을 사면 10번의 응모자격을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사인회는 팬미팅에 비해 짧은 시간 팬과 소통하지만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잠시나마 일대 일로 스타를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스타의 입장에서도 작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거마비를 손에 쥘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홍보 수단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음반 사재기 등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팬심을 이용한 장삿속이라는 지적이 있는 만큼 음반판매사와 소속사 양측 모두 한 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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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