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뒷담화]순진한 그녀의 두 얼굴

“술만 마시면 돌변하던 A양, 결국 뻥~차이다”

[일요시사=박상미 기자] 술, 술, 술. 그놈의 술이 원수다. 남다른 술버릇은 누구에게나 해악이지만 신비주의를 고수해야하는 여자 연예인에게는 최대의 악재가 될 수 있다. 빛의 속도로 소문이 퍼져나가는 연예계에서 여자 연예인의 밤나들이는 곳곳이 지뢰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잠시 스트레스를 풀 요량으로 본색을 드러냈다가는 진위여부는 차치한 호사가들의 안줏거리가 되기 십상이다.

연예계 대표 잉꼬 커플이었던 그들, 결혼설 뒤엎고 돌연 결별
연인보다 음주가무 사랑한 A양 못 견딘 B군, 우정으로 급선회

연예계 잉꼬커플로 팬들의 부러움을 샀던 A양과 B군의 결혼설은 해마다 전해졌다. 매번 양측의 부인으로 사그라졌지만, 사실상 두 사람의 결혼은 날만 안 잡았다 뿐이지 정해진 수순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의 결혼 소식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팬들에게 청천 벽력같은 결별 소식이 전해졌다.

연예계에 결혼 적령기가 따로 없다지만, 세간의 시선을 그렇지 않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초반의 스타들에게는 언제나 결혼에 관한 질문이 쏟아지게 마련이다. 이 시기를 진득하게 붙어 지낸 A양과 B군이었기에 두 사람의 결별에는 갖가지 의문이 쏟아졌다. 이들의 공식 결별 이유는 많은 공식 연인의 그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어젯밤 즐거웠어요"
A양의 밤나들이

이 커플의 결별 소식을 접한 팬과 연예계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대다수 연예 관계자는 ‘생각보다 오래 버텼다’며 어깨를 으쓱했을 뿐이다. 사실 이 커플의 삐걱거림은 만남이 시작되면서부터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커플의 최대 문제는 A양의 남다른 술자리 매너였다. A양은 B군을 만나기 전부터 술자리 퀸카로 통했다. 단아하고 반듯한 이미지와 달리 A양은 음주가무를 향한 사랑이 남달랐다. 주량 역시 애주가들이 엄지손가락을 세울 만한 수준이어서, 술자리에 나갔다하면 셀 수 없이 많은 술병이 그녀의 테이블을 거쳐 갔다.


A양의 술자리는 언제나 흥겨운 음악이 함께했는데, 실제 성격과 달리 방송용으로 정적인 성격을 어필하고 있는 A양이 스트레스를 음주가무로 풀며 버텼기 때문이다. A양은 방송 전날 밤새도록 술잔을 붙잡고 노래와 춤을 즐기고도 방송에서는 “낯가림이 심한 성격이라 스스로도 답답할 때가 있다”고 고충을 토로하는 최고의 언론 플레이어로 유명했다.

이처럼 밤새도록 풍악을 울려대는 A양의 술자리에는 독특한 규칙이 있었으니, 해당 술집의 DJ 등 전문 도우미를 합석시키지 않는 것이다. 술자리의 흥을 돋우는 일은 A양을 비롯해 그녀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일행들의 몫이었다. 한번은 업소 직원이 A양의 팬이라며 무료로 분위기를 띄우겠다고 나섰지만, A양이 거절해 문전박대를 당한 일도 있었다.

때문에 업소 입장에서는 A양이 달갑지 않은 손님일 수밖에 없었다. 도우미를 불러들여야 팁 등 부수적인 수입도 생기고 테이블 이동도 빠른데 A양에게는 이 같은 노하우가 먹혀들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A양은 방문했다 치면 장시간, 많은 술을 마시지만 단순히 술값만 지불할 뿐 다른 부수적인 지출은 하지 않아 ‘밉상 알뜰족’ 리스트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이 같은 술자리 분위기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하든 변함이 없었다. 심지어는 연예 관계자와의 친분으로 참석한 언론 관계자와도 그날 밤 만큼은 거리낄 것 없이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 언론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한번은 그녀와 함께 술자리를 한 관계자에게 “어제 즐거웠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내 다음 날 그를 경악케 하기도 했다.

‘더는 못 참아’
결국 결별 통보

B군은 A양의 남다른 술버릇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연인 관계를 유지했다. B군이 A양의 술버릇을 참아냈던 것은 A양이 그보다 치명적인 단점을 고치겠다는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었다. 술과 이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술을 좋아하는 이들이 으레 그렇듯이 A양도 남성편력이 상당했다.

처음 만남을 시작할 때 B군은 이 부분에 대해 A양에게 주의를 부탁했고, 연예계의 바람순이로 유명했던 A양은 B군과 만나는 사이 바람기가 많이 잦아들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안타깝게도 평화는 길지 않았다. A양에게 ‘바람금지’를 요구했던 B군도 사실 그녀 못지않은 카사노바였기 때문이다.


점잖은 이미지와 달리 일반인 여성과의 즉석만남을 즐겨온 B군은 자신의 바람기를 눈감아주는 대신 A양의 술자리 문화를 이해해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서로 적당한 선에서 ‘합의’한 덕분에 A양과 B군은 오랜 시간 연인으로 지낼 수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대중에게는 반듯한 이미지로 어필하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헤어져 이미지에 생채기를 낼 이유가 없었다.

안정된 계약관계를 유지하는 듯 보였던 두 사람의 사이에 처음 잡음을 만들어 낸 쪽은 B군이었다. B군과의 약속 때문에 남성 편력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던 A양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B군의 여자관계를 지적하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B군은 “원래 다 알고 있는 부분이었지 않으냐”면서 전혀 반성의 기색이 없었고 이에 화가 난 A양은 한층 더 흥겨운 술자리를 즐기기 시작했다.

보다 못 한 주위에서 서로 관계를 유지할 거라면 서로에게 좀 더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조언했지만 두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A양이 또 다른 관계자들과 술자리에서 특별히 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소식이 돌고 돌아 B군의 귀에 들어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실상 켕길 것이 없었던 A양은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고 자신의 생활을 계속했다. 이에 B군은 “네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결별 통보를 했고, 이후에는 쉬쉬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시늉을 했다. 그러던 중 A양의 남성편력이 다시 고개를 들고 B군의 사생활도 정상(?)루트로 돌아오면서 결별 소식이 결국 들통나 이들의 연극은 막을 내렸다.

청순미 대명사 C양, 연예계 못 말리는 주당으로 이름 날려
“나 오늘은 좀 놀아도 괜찮죠?”…술자리에선 당해낼 자 없어

“나 오늘은 좀 놀래.” 청순한 이미지로 오랫 동안 사랑을 받아온 C양과 술자리를 함께한 모 관계자는 아직도 그날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C양의 화끈한 술자리는 소문 그 이상이었다. 알음알음으로 소개를 받아 자리에 합석한 이 관계자는 C양의 합류 소식을 뒤늦게 듣고 청순한 그녀와의 만남에 기대가 컸다.

청순한 척은 피곤해
가면 벗은 C양

타이트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술자리에 등장한 C양은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화장기 없는 민낯이었지만 예의 청순함은 기대 이상이었다. 생긋 미소를 지으며 들어선 C양의 청순함은 딱 거기까지였다. 신발을 벗고 의자 위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으면서 본격적인 술판을 벌였다.

함께 온 연예 관계자에게 “나 오늘 술 마셔도 되지?”라는 질문을 던지기가 무섭게 시작된 술자리는 빠른 속도로 술잔이 돌아가며 일행 전체를 넉다운 시켰다. 상당한 주량을 자랑하는 남성들이 그녀와 대작에 나섰지만 10분을 배겨내지 못하고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다들 얼큰하게 취기가 오르자 C양은 “다른 데 가자. 시시해”라는 말과 함께 샐쭉한 표정을 짓고 유유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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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진통 끝에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정해졌지만 여전히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다. 그럼에도 “이재명은 싫고 국민의힘은 영 못 미덥다”는 한숨 섞인 푸념이 나온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은 갈 곳 잃은 보수 지지층의 마음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TK(대구·경북)를 대상으로 표심 구애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을 주장하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빨간색이면 어떻고, 노란색이면 어떻고, 파란색이면 어떻냐?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는 것이 진정 행복 아니겠느냐”고 외쳤다. 중도 확장 큰 그림 민주당의 보수 끌어안기 전략은 대선 정국 이전부터 이뤄졌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서 흑묘백묘론을 꺼내면서 본격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은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는 뜻의 실용주의 철학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지도자 덩샤오핑이 사용한 속담이다. 기본소득을 강조해 왔던 이 후보는 이 자리서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공정과 성장을 앞세운 이 후보는 “새로운 성장 발전의 공간을 만들어 성장의 기회도, 결과도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이야말로 실현 가능한 양극화 완화와 지속 성장의 길”이라며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의 성장발전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이라고 밝혔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시대로의 전환과 주식시장을 선진화하는 등 경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으로 탄핵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던 때다. 줄탄핵으로 강경 노선을 유지했던 민주당이 성장을 키워드로 내걸면서 비상계엄 이후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타개해 기존 지지층은 물론 중도와 보수 표심을 아우르기 위함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기본주택과 국토보유세를 사실상 철회하고 첨단산업 지원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경제 우클릭을 시도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줄도 믿을 수 없다”는 국민의힘의 맹비난이 이어졌지만 이 후보는 “민주당은 원래 경제 중심 정당”이라며 “경제와 성장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받아쳤다. “코스피지수는 2600대로 겨우 턱걸이를 했는데 민주당이 집권하면 3000대를 찍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념이 밥 먹여주나” 노선 틀어 중도 보수 겨냥한 ‘흑묘백묘론’ 지난 2월에는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우클릭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 후보는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반도체 특별법에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조항’을 넣으려다 철회한 일을 언급하며 “왼쪽에서는 진보의 가치를 버린 핵심 사례로 오해하고, 오른쪽에선 (오른쪽으로) 온다는데 가짜라고 해 쌍방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우클릭을 한다는데, 우클릭 안 했다. 민주당은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며 “원래 우리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 세력이 강하게 결집했고,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여기에 끌려다니는 모양이 연출되자 빈집이 된 중도보수 영역까지 민주당이 발을 넓힌 것이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민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는 자신의 SNS에 ‘중도우파 이재명? 그는 지금 ‘국민 클릭’을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후보는 기본소득을 말하면서도 시장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성남시장 시절, 판교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바꾸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고민했다”며 “출정식 직후 곧장 판교로 향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 엔진을 가장 먼저 클릭했다”고 설명했다. 4월,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자 이 후보는 본격적으로 보수 인사 영입에 속도를 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흑묘백묘론이 전략이었다면 지금 민주당에는 현실”이라며 “조기 대선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넓은 전선으로 뻗어나가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보수 논객들을 만나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지붕 밑 다 모였다 정 전 주필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정규재TV’를 통해 “(이 후보가) ‘새 정부는 좀 넓게 인재를 구해야겠다.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 업계 출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 내 극좌는 없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4·10 총선서 경선을 통해 극좌는 대부분 탈락했고, 탈락하지 않은 7명은 공천을 통해 교체했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이념 타령하겠나. 여기서 더 분열하면 안 된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출범한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 그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총재의 참모로 활동한 보수 원로로 꼽힌다.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거나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민주당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서 “지난 3년에 걸친 윤석열정부의 국정 실패와 부조리·비정상적 행태에 대한 심판과 쇄신의 각오 속에서 미래를 다짐하는 선거를 해야 한다” “윤정부 3년 동안 국정 운영이 망가지는 것을 보며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합리적 보수 성향의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 최고위원을 지낸 친유승민계 의원이다. 권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 입당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의 실용 정치가 국가 위상과 침체된 경제회복, 복지국가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정부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서 활동한 이인기 전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대선을 3주 앞둔 지난 13일에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 일부가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과거 비명(비 이재명)계로 분류됐거나 한때 라이벌이었던 인물을 두루 영입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측근인 고영인 전 의원은 캠프 직속위원회인 ‘모두의 나라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총괄선대위원장단에 임명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와 겨뤘던 김두관 전 의원은 ‘지방분권 혁신위원’을 맡았다. 이 밖에도 문재인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평화 번영 위원회’를, 비명계 박용진 전 의원은 ‘사람 사는 세상 국민화합위원회’를 담당한다. 보수 심장 파랗게∼ 외연 확장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민주당의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여러 차례 탄핵을 입에 올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중도층의 역풍을 걱정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중도만 집중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변화가 있어야 혁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빛의 혁명’을 상징하는 서울 광화문서 출정식을 연 이 후보는 “이제부터 진보와 보수의 문제는 없고 오로지 국민의 문제만 있다”며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대립을 넘어 실용으로 나아갈 시간이다. 낮은 자세로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 후보는 정장 자켓을 벗고 파란색 바탕에 빨간색을 포인트를 준 운동화와 선거 운동복을 건네받았다. 선거 포스터와 현수막서도 빨간색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었다. 김영호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태극 문양을 모티브로 민주당의 고유색인 청색과 보수의 적색을 함께 사용해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았다”며 “‘대한민국 상승’의 의미로 빨간색 삼각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출정식 이튿날인 지난 13일 민주당은 ‘보수의 텃밭’ 내지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를 찾았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이 후보는 대구서 21.6%, 경북서 23.8%로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심기일전으로 재도전에 나선 이 후보가 이번에는 보수 인사를 등에 업고 선전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경북 구미역 광장을 시작으로 대구와 경북 포항, 울산을 돌며 집중 유세를 벌인 이 후보는 자신을 ‘유능한 도구’에 빗대 연설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구미에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젊은 시절 박 전 대통령을 사법 살인하고, 고문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안 하고 민주적 과정으로 집권했다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어 모두가 칭송하지 않았겠느냐. 그 역시 지난 일이고 유능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충직한 일꾼을 뽑으면 세상이 개벽할 정도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코앞인데 여전히 손발 안 맞는 국힘 낮아진 TK·PK 벽…‘보수 심장’ 격전지로 그러면서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떤가”라고 호소했다. 울산서는 “유능하고 준비돼있으니 한번 맡겨봐 달라.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라면 여러분의 판단 기준으로 선택해야지, 다른 이유로 배제할 이유가 없다”며 “신상도 있으니 한번 써봐라. 지난 3년 동안 성능 개량 많이 했다”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14일에는 역시나 당 약세 지역으로 꼽히는 PK를 찾았다.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로 일정을 시작한 이 후보는 “우리의 목표는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반드시 승리”라며 “낙관적 전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거라는 게 저희의 예상”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한 표라도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세 표가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국가의 운명이 달린 선거인 만큼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 서면서는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라며 “이 위기는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군사 쿠데타 세력의 책임이다. 친위 쿠데타 때문에 경제가 완전히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보수 정당이 맞냐, 민주 정당이 맞냐. 이제 그 당도 변화하든지 퇴출당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군사 쿠데타를 백배사죄하고 군사 쿠데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제명해야 대한민국 헌법 테두리 안에 있는 보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럴 기미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날 이 후보는 부산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점을 거론하며 “이곳 부산은 민주주의 성지 아닌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민주투사 김영삼의 정치적 고향이 맞나”라며 “이번에도 확실하게 (국민의힘을) 심판해달라”고 강조했다. 차기 선거 바로미터? 민주당이 보수 텃밭을 누비는 와중에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석열 족쇄’에 발목 잡힌 모양새다. 아직 가시지 않은 후보 교체 여진에 윤 전 대통령의 탈당까지, 대선이 한 달여도 남지 않았지만 선거 공약보다는 윤석열 세 글자가 더욱 눈에 띈다. 민주당이 중도보수까지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조기 대선은 단순한 승패를 떠나 지역별 투표율의 소수점까지 눈여겨봐야 하는 선거가 됐다. 내년 6월에 치러질 예정인 지방선거는 이번 조기 대선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에게 간 홍준표 지지자, 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자 모임인 ‘홍사모(홍준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의 단체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수 정당이라는 자격이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신영길 홍사모 중앙대표는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경선 과정서 불거진 단일화 파행에 대해 “보수 정당을 지지해 온 수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명태균 특검법’을 의식해 먼저 선수를 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명태균 특검법 상정은 불가피한데, 이 과정서 홍 전 시장에게 불똥이 튈 것을 미리 방지했다는 해석이다. 한편, 홍사모 등의 결정이 홍 전 시장의 의중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