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파란의 4·13> ⑧후보자 파산 실태

“출마했다 길거리 나앉게 생겼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치열했던 20대 총선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당선자들은 꽃다발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었지만 그 뒤에는 빚더미만 떠안은 채 울어야 하는 수많은 낙선자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선 “패가망신하고 싶으면 선거에 나가라”라는 말이 있다. 후진적인 선거제도 때문이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 되는 후보자들의 파산 실태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우리나라에서 선거에 출마하려면 엄청난 돈이 있어야 한다. 한때 잘 나가던 정치인도 한두 번 낙선하고 나면 빚쟁이에게 쫓겨 다니는 신세가 되기 십상이다. 어떤 출마자는 선거비용으로 집까지 날리고 가족과 떨어져 지방의 한 원룸에서 혼자 살고 있다.

낙선 후 취업을 했지만 선거빚 때문에 월급을 대부분 차압당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가 끝난 후에는 전직 군수인 A씨가 서울의 한 원룸에서 자살한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다. A씨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중견 건설회사를 키워낸 성공한 사업가였고 정치에 입문한 후에는 군수에 당선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몇 차례 선거에서 낙선한 끝에 결국에는 원룸에서 초라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문자비만 수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에는 정치후원금 제도가 활성화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부분 출마자 자비로 선거비용을 해결해야 한다”며 “지지율이 15%를 넘는 경우에는 상당부분 선거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순식간에 빚더미를 떠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총선의 평균 법정선거비용은 1억7800만원이었다. 법정선거비용은 지역구마다 다른데 산출 방식은 ‘1억원+(인구수×200원)+(읍·면·동 수×200만원)’이다. 법정선거비용은 후보자가 15% 이상 득표하면 국가에서 100% 보전해주고, 10%이상 15%미만을 득표했을 땐 50%까지 보전을 해준다. 10%도 득표하지 못했을 땐 단 한 푼도 보전받지 못한다.


문제는 일부 후보들이 선거비용을 보전 받을 것을 예상하고 무작정 선거에 뛰어들었다가 빚더미만 떠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설마 지지율이 15%도 못 넘겠느냐는 안이한 생각으로 선거에 도전했다가 날벼락을 맞는 후보들이 많다”며 “선거비용 보전제도의 달콤한 유혹이 선거 폐인을 오히려 더 많이 양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 때 후보자들이 쓰는 돈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선거운동원 인건비, 공보물, 선거벽보, 각종 현수막, 유세차 대여 비용만 따져도 1억원은 훌쩍 넘는다. 선거사무소 임대료도 만만치 않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은 보통 건물 외벽에 커다란 현수막을 설치하는데 일조권을 침해하고 다른 입주업체의 간판을 가리게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까지 해줘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선거 기간 건물 임대료만 수천만원을 사용한다.

후보등록을 하게 되면 기탁금 1500만원도 내야 한다. 게다가 이번 총선에서는 상향식 공천을 하겠다며 경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바람에 여론조사 비용으로만 수천만을 낸 후보자들도 많았다.

일례로 새누리당은 지역구에 출마한 예비후보자들에게 N분의 1로 나눠 여론조사비용을 부담하게 했는데 예비후보가 2명일 경우에는 1인당 2154만원, 3명인 곳은 1인당 1436만원, 4명인 경우에는 1077만원 씩 돈을 냈다.

일부 지역에선 결선 투표까지 하는 바람에 여론조사 비용이 2배가 됐다. 예비후보 시절 사용한 돈은 대부분 보전조차 받지 못한다. 후보자들의 피를 말리는 의외의 비용은 바로 문자 발송비다. 선거구에 따라 수만명에게 문자를 발송해야 할 경우도 있는데 한 번 발송할 때마다 문자 발송비로만 수백만원이 깨진다.

법정선거 비용 못지켜 꼼수까지 동원
당선무효형 선고 수십억 빚 떠안기도


선거기간 후보자들은 보통 수십건의 문자를 발송하는데 단순 계산하면 문자 발송비로만 수천만원이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료메신저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카카오톡의 경우 광고로 의심되는 다량의 메시지를 보낼 경우 해당 계정을 아예 정지시켜버리는 정책을 쓰고 있어 무료메신저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역 언론 광고도 후보자들에게는 부담이다. 선거기간 후보자들은 언론에 광고를 낼 수 있는데 수많은 지역 언론들이 광고를 요구하며 출마자들에게 접근해오기 때문이다. 광고를 주지 않아 지역 언론을 서운하게 하면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후보자들로서는 골칫거리다. 광고를 주더라도 어떤 후보는 얼마짜리 광고를 했는데 어떤 후보는 고작 이런 적은 금액의 광고를 했다며 대놓고 불만을 토로하는 언론사도 있다.

한 선거캠프의 관계자는 “중앙 언론들이 지역까지 세세하게 살펴보지 않기 때문에 선거 때는 지역 언론의 영향력이 매우 커진다. 하지만 일일이 챙겨주기엔 지역 언론의 수가 너무 많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사무실 집기, 선거 어깨띠부터 유니폼, 휴지나 쓰레기봉투 등 회계에 잡히지 않는 지출내역까지 합치면 법정선거비용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상당수다. 오죽하면 지난 19대 총선에서 ‘3000만원으로 선거 뽀개기’ 공약을 내놓아 화제를 모았던 손수조 후보는 선거 중반 공약 파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손 후보는 “선거비용 3000만원 공약은 깨끗한 선거를 시작하겠다는 각오였지만 후보등록비(1500만원 기탁금)를 내면 더 이상 선거운동은 불가능하다”며 선거 도중 공약을 스스로 파기해 논란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불법적으로 선거비용을 축소 신고하는 후보자들도 상당수다. 현금으로 지출한 내역들을 축소 신고하면 선관위에서도 사실상 검증이 불가능하다. 사무실 임대료나 유세차량 등을 빌릴 때 계약서에는 실제 지급한 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써내는 편법도 자주 사용된다.

한 선거 출마자의 측근은 “법정선거비용은 지키기가 너무 힘들다”며 “(법정선거비용을) 제대로 지켜 선거를 치른 후보가 몇이나 될지 의심스럽다. 돈을 많이 쓴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6억원을 넘게 썼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만약 법정선거비용을 초과 지출해 선거운동을 한 사실이 적발되면 당선 무효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당선 무효형이 선고되면 후보자는 보전 받은 선거비용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 그나마 국회의원 선거는 유권자수가 적지만 유권자수가 많은 광역단체장 선거나 교육감 선거 등은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 그중에서도 특히 교육감 선거는 정당의 지원도 받을 수 없어 모든 비용을 자비로 처리해야 한다.

교육감 선거에서 허용되는 법정선거비용은 보통 30억 가량이다. 후보 매수죄로 지난 2012년 교육감직을 잃은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은 선거 비용 35억3749만원을 물어내게 됐다. 덕분에 곽 전 교육감은 집을 강제로 처분해야했고 현재도 추징금 납부를 독촉 받고 있는 신세다.

먹튀 후보까지?

선거가 끝나고 나면 일부 몰지각한 ‘먹튀 후보’들 때문에 피해를 입는 경우도 속출한다. 이들은 자신이 고용한 선거운동원들의 임금을 떼먹거나, 선거기간 사용한 각종 선거비용을 '나 몰라라'하는 식으로 서민들에게 피해를 준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선거제도의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과도한 선거 비용 때문에 후보자들이 당선된 후 각종 비리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라며 “재력가가 아닌 사람도 선거에 출마할 수 있어야 정치가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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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