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6·3 대통령선거일이 11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더불어민주당)·김문수(국민의힘) 등 4명의 주요 후보들이 23일, 두 번째 TV 토론회서 치열한 공방을 벌인다.
‘사회 분야’ 현안을 중심으로 열리는 이번 토론은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후보를 추격하려는 김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는 반등의 기회,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는 차별화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서 열리는 이날 토론회는 오후 8시부터 지상파 3사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날 후보들은 ‘사회 갈등 극복과 통합 방안’을 주제로 시간 총량제 방식의 자유 토론을 벌인 뒤, ‘초고령사회 대비 연금·의료개혁’과 ‘기후위기 대응 방안’에 대해 집중적인 공약 검증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현재 지지율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이재명 후보는 이번에도 ‘안정감 있는 리더십’을 부각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민 통합’을 강조하며, 특정 이념이나 진영에 갇히지 않고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 지난 토론회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 후보의 ‘기본사회’ 구상 등을 겨냥해 문제점을 파고들 것으로 예상되며, 차별금지법이나 노란봉투법 등 민감한 사회 이슈에 대해 보수 진영의 입장을 대변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할 공산이 크다.
이준석 후보는 1차 토론회에 이어 이번에도 이재명 후보를 정면 비판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 4.5일제 도입이나 기본사회 구상 등 이재명 후보의 대표 공약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신의 핵심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며 이재명·김문수 두 후보와의 선명한 대비를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1차 토론서 언급된 이후 계속 말이 나오는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론’과 관련해서도 이날 다시 불 지펴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지난 1차 토론서 “돈이 사라지지 않는 무한동력이냐”며 이재명 후보를 향해 날을 세운 바 있다. 1차 토론회 이후 뚜렷한 지지율 상승을 이루지 못한 만큼, 이번 토론회서 ‘결정적 한 방’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토론회서 가장 눈에 띄었다는 평가를 받는 권 후보는 노란봉투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 현안을 중심으로 김 후보에게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권 후보는 이날 TV 토론을 앞두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3년간 발생한 사망사건이 1748건이고 기소된 게 5%, 실형 선고받은 게 고작 0.2%, 4건”이라며 “있는 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 어떻게 법의 부족함을 탓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공식 토론 주제뿐만 아니라, 북핵 문제와 남북 갈등, 젊은층과 노년층 갈등, 남녀 갈등 문제 등도 함께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연금개혁 문제는 이준석 후보가 양당(민주당·국민의힘) 모두를 비판해 온 핵심 쟁점이다.
이준석 후보는 기존 국민연금의 ‘모수 개혁’만으로는 부족하며, 근본적인 구조개혁(신·구 연금 분리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현행 구조 유지나 점진적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어, 세대 간 형평성 문제를 놓고 이준석 후보와 두 후보 간 날선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회 갈등의 주요 축인 성별·연령별 대립, 모병제나 여군 확대, 군 가산점제를 포함한 모병제도 등도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특히 모병제와 관련해선 이재명 후보의 ‘선택적 모병제’ 구상은 인구 감소 현실을 반영한 점진적 전환론인 반면, 김 후보는 징병제 유지를 전제로 여군 비율 확대 및 남녀 구분 없는 군 가산점 부활을 주장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 역시 모병제보다는 여성 복무 확대를 통해 징병제를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인구 문제와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놓고 뜨거운 논쟁이 점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 갈등’의 한 축으로 불리는 남북 관계 역시 다뤄질 중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동맹 강화, 첨단 무기 고도화,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는 등 강경 일변도로 나서고 있는 만큼 북한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이재명 후보는 9·19 합의 복원 등 대화와 교류를 통한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중시하는 반면, 김 후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를 이어받아 북한의 태도 변화와 비핵화 선행을 대화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는 만남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서 김 후보는 1차 토론에 이어 이재명 후보의 대북송금 의혹을 다시 제기할 가능성도 있어 검찰 수사를 둘러싼 이재명 후보의 반박과 맞물려 격한 설전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미국이 주한미군 주둔 병력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온 만큼 한반도 안보와 관련한 후보들의 입장 표명도 눈여겨볼 대목 중에 하나다.
대선을 불과 11일 남긴 시점서 열리는 이번 2차 토론회는 부동층의 표심을 움직일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 그리고 위기 대처 능력을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중 하나가 될 이번 토론회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대선후보들은 오는 27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서 ‘정치 분야’를 주제로 마지막 3차 토론을 앞두고 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