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그간 보좌진 갑질 논란 등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결국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인사청문회가 종료된 지 9일 만이다.
이날 강 후보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님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함께 비를 맞아줬던 사랑하는 우리 민주당에게도 제가 큰 부담을 지어드렸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진심 한켠 내어 응원해주시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 마음, 귀하게 간직하겠다.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보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 큰 채찍 감사히 받아들여 성찰하며 살아가겠다. 죄송했다”고 마무리했다.
앞서 강 후보자는 보좌진에게 변기 수리 등을 요구했다는 갑질 의혹, 코로나 정국 당시 방역 지침을 위반했다는 의혹 등으로 인사청문회가 끝난 이후로도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박찬대 당 대표 후보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료 의원이자 내란의 밤 사선을 함께 넘었던 동지로서 아프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하기에 나선다”며 사퇴를 촉구했던 바 있다.
그는 “이제 우리는 민심을 담아 한 발자국 더 나가야 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며 “강선우 후보자님이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깊이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날 <TV조선>의 “강선우 후보자가 교수 시절, 대선캠프 활동으로 인해 약 5주 동안 출강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단독 보도하면서 거취에 대해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자가 이날 자진 사퇴를 선언하면서 이재명 1기 내각 인사 중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이어 2번째 낙마자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의미 있게 평가하면서도 이재명정부에게 적절한 인사 검증 시스템을 요구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늦었지만 자진 사퇴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앞으로 이재명정권에서 인사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인사 검증 시스템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서울 여의도 국회서 취재진과 만나 “(강선우 후보자의 사퇴가) 대통령실에서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이 온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일”이라며 “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나올 자격조차 없는 후보자였다는 점을 (국민의힘은) 누차 강조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인선 국회 여성가족위원장(국민의힘 소속)도 “(강선우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후보라고 생각했는데 자진 사퇴한다는 건 여러 가지 의미에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여성가족부에 맞는 업적과 살아온 궤적이 여성·가족·약자 전체를 아우르는 쪽으로 생각을 가져온 사람이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맞지 않겠느냐”고 평가했다.
아래는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 전문이다.
강선우입니다.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님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함께 비를 맞아주었던 사랑하는 우리 민주당에게도 제가 큰 부담을 지어드렸습니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진심 한 켠 내어 응원해 주시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 마음, 귀하게 간직하겠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 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습니다.
큰 채찍 감사히 받아들여 성찰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죄송했습니다.
<par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