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책임론’ 못 피한 권성동, 원내대표직 사퇴

2025.06.05 14:13:11 호수 0호

“보수 재건 위해 백지서 논의해야”
친윤 VS 친한 계파 갈등 재점화하나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5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총회서 “이번 패배는 단순히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심판에 그치지 않는다”며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분열에 대한 뼈아픈 질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명운이 걸린 선거조차 뒷짐 지는 행태, 분열의 행보를 보인 부분, 내부 권력투쟁을 위해 국민의힘을 음해하는 민주당의 논리를 칼처럼 휘두르고, 오히려 그들의 칭찬을 훈장처럼 여기는 자해적인 정치 행태에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하는 당원과 국민이 많다”고 질타했다.

특히 그는 “원내대표로서 제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그 책임 회피할 생각도, 변명할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원내대표직을 맡을 때 ‘독이 든 성배를 드는 심정’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5선이고 이미 원내대표직을 한번 수행한 바 있다. 그래도 당시 여당으로서 국가적 위기와 당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다시 책임을 맡았다”고 돌이켰다.

아울러 “거대 야당의 무리한 악법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한 재의요구권 방어 100석을 지켜내기 위해, 당이 광장 에너지에 지나치게 휩쓸려 가지 않기 위해, 대선을 앞두고 당의 분열을 막고 화합을 지켜내기 위해, 당내 일각의 지속적인 도발과 자극, 심지어 인격모독까지 감내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부족한 저를 믿고 도움주신 의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오늘 의원총회가 이번 패배의 원인을 가감없이 직시하고 향후 올바른 당의 체제를 논의하는 보수 재건의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이날 권 원내대표의 사퇴 선언은 이재명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과 여당 간 협치 구도가 불안정한 상황서 당내 분열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본회의서 3대 특검법 처리를 예고한 데 대해선 “이게 어떤 민생법안보다도 더 급한 법안들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가 나아갈 방향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기에 그 방향은 정쟁보다는 민생, 진영보다는 통합이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장을 먼저 떠나며 기자들에게 “패배하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니까 당의 중진 의원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패배하면 사퇴하겠다는 마음을 오래전부터 먹었다”고 말했다.

이날 권 원내대표의 사퇴로, 비상계엄 사태 이후 혼란을 수습하며 5개월간 원내대표직을 수행해 온 그의 뒤를 이을 인물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대선 참패로 당 안팎에선 이미 기존 친윤(친 윤석열)계 중심의 체제 유지 여부와 친한계(친 한동훈계)의 재도약 가능성에 대한 관측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 주류인 친윤계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일각에선 친윤 VS 친한 대립 구도를 넘어 보수 진영의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이번 패배로 인한 쇄신 압력과 기존 친윤 권력 구조 사이의 갈등이 당내 주도권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수 재건이라는 명분 아래 계파 간 타협점을 찾기보단, 계파간 내홍이 더 짙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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