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보좌진 갑질’ 의혹 등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직에서 물러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구독자 10만 기념 영상을 뒤늦게 공개하면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영상 속에서 청문회 장면을 삽입하면서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는 자막을 넣은 대목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이걸 지금 올린다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유튜브 채널이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해 받은 ‘실버 버튼’을 소개하는 내용이었지만, 문제의 37초 구간에는 장관 인사청문회 장면이 삽입돼있다.
이 장면이 당시 상황을 단순히 ‘운 나쁜 시기’ 정도로 받아들여 묘사한 연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영상 하단에 ‘타이밍이 너무 좋지 않았슈’라는 자막이 띄워지며, 논란 끝에 장관직을 내려놓았던 사건을 일종의 ‘운이 없었던 에피소드’로 치부한 듯한 인상을 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어지는 영상에는 “받은 지 한참 지나 이대로 둘 수 없슈” “선우: 고민” “보좌진: 고민” “결심했슈”라는 자막이 연속해 나타나고, 곧이어 실버 버튼 실물이 등장한다. 이는 ‘실버 버튼을 받아 두고도 한동안 공개하지 못하다 결국 강 의원과 보좌진이 상의 끝에 공개를 결정했다’는 의미를 담은 연출로 풀이된다.
영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선 “실버 버튼을 받았으니 더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 달라”는 내레이션과 자막으로 끝난다.
이 홍보 영상은 게시된 지 15시간 만에 130개의 댓글이 달렸다. 구독자 10만 달성을 축하하는 댓글, 강 의원을 응원하는 댓글이 상당수 눈에 띄지만 “피해자한테 사과는 안 하나” “부끄러운 줄 모르나 보다” “타이밍만 맞으면 인성이 다시 좋아지는 건가” “영상 만드신 보좌관님들 고생하셨다” 등 곱지 않은 시선도 함께 이어졌다.
국회 보좌진도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보좌진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에게 해당 장면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 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여전히 본인이 무엇을 잘못한 건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재명정부 첫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검증 과정에서 보좌진에게 변기 수리나 자택 쓰레기 처리를 시켰다는 갑질 의혹, 보좌진 취업 방해와 임금체불, 병원 갑질 의혹, 겸임교수 시절 수업 무단 결강 의혹 등이 제기되며 결국 지난 7월23일 자진 사퇴했다.
당시 강 의원은 SNS를 통해 사퇴 의사를 밝히며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님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외교통일위원회로 소관 상임위원회를 옮겨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보좌진 갑질 의혹 등 강 의원이 받는 의혹과 관련해 고발장 8건을 접수 받은 상태다. 강 의원은 지난달 28일 첫 출석 조사를 마쳤다.
유튜브 실버 버튼은 구독자 수 10만명을 돌파할 경우, 구글 본사로부터 받는 일종의 트로피 개념으로 통한다. 100만명을 돌파하면 골드 버튼을 수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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