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먹고 뒤로 꽈당! 괜찮을까?

2010.06.22 10:25:11 호수 0호

의식 소실, 기억력 상실, 두통, 한쪽 마비증상 등 나타날 수 있어

최모(29·남)씨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기분 좋게 술을 마셨는데 간만에 평소 주량보다 술을 많이 먹었다”며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다가 갑자기 너무 어지러워서 정신을 잃은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정신이 들었을 때 바닥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했고, 그때 마침 친구가 화장실에 와서 나를 부축해줬는데 일어나서 의자로 갈 때까지 앞이 안 보이는 현상이 계속 됐다”고 덧붙였다.

잠시 후 뿌옇던 앞이 보였다는 최 씨. 그는 “다행히 머리에 출혈은 없었지만 온 몸에 힘이 쭈욱 빠져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정도여서 집에 가는 길에 몇 번이나 한참 길가에 앉아 쉴 수밖에 없었다”며 “이후에도 뒷목과 어깨부분의 결림과 두통증세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혹은 술에 강하지 않은 사람들이 술을 마실 때 이러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전문의들은 “술을 마시면 몸의 모세혈관이 팽창을 해서 피부가 빨개지고 혈압이 떨어질 수 있고 순간적으로 머리에 피가 공급이 덜 돼 앞이 잘 안 보이고 어지러워 쓰러지는 증상이 올 수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과연 위험한가

뒤로 꽈당 넘어졌을 때 뇌진탕 증상이나 외상의 후유증으로 만성 경막하 출혈 등에 시달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뇌진탕은 간단히 말해서 뇌에 충격이 가해져서 ‘뇌가 놀란 것’을 말한다. 즉 머리를 부딪혀 의식을 잃었지만 뇌가 손상되지 않아 금방 정상상태로 회복되는 외상인 것이다.

주증상은 의식소실로 뇌외상 이후 일시적인 기억력 상실, 사물을 가리키거나 지적할 수 있는 능력의 소실, 착란 상태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는 “뇌진탕이나 두부외상으로 인해 뇌안에 미세손상이나 미세출혈, 기억소실이 올 수 있고 외상 충격으로 척추배열이 틀어질 경우 추골동맥 혈관이 찢어지거나 뇌경색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김 교수는 “경추, 가슴뼈, 허리뼈, 특히 머리쪽 아래 목뼈 부분에 무리한 힘이 가해짐으로 인해 그 부위 두피근육이 손상 돼 긴장성 두통 등이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넘어져서 의식을 잃은 경우, 넘어진 후 팔 한 쪽에 이상이 온 경우, 기존에 기저질환으로 인해 항혈소판제를 복용한 경우 간단한 외상이라도 이차성 이상이 생긴 경우에 특히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보는 게 중요하다.
외상 후 눈에 띄는 증상이 없을 지라도 이를 방심해서는 안된다.

경희의료원 의과대학 부속병원 신경외과 김태성 교수는 “외상 후 ‘만성경막하 출혈’이 발생한 경우 출혈이 서서히 발생하기 때문에 이상증세가 3개월이 지나 나타난다”며 “대개 만성경막하 출혈은 술을 좋아하거나 노년층에게서 잘 발생하는데 두통, 구토, 언어장애, 보행장애, 한쪽 마비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노년층에서는 외상의 충격 이후 헛소리를 하며 정신착란이 일어날 수 있고 기억력 장애의 모습을 보여 치매, 정신병 등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으며 아무데서나 소변을 보기도 한다”며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의 경우 발견이 늦어 병세가 악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치료에 대한 예후가 좋은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기억장애, 뇌출혈 우려

환자의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으나 이상증세를 보일 경우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립암센터 신경과 김호진 교수는 “CT 촬영이 기본으로 뇌출혈 여부 및 뇌 자체의 기질적인 원인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보는 게 중요하다”며 “필요한 경우 MRI 검사를 통해 정확한 출혈량을 확인하고 다른 뇌의 손상은 없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김 교수는 “미세신경 출혈의 양이 많을 경우 출혈을 줄여주는 치료를 하고 뇌압이 높을 경우 이를 낮추는 치료를 하며 뇌가 부을 경우 뇌부종 치료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출혈은 종종 시간이 지나면서 양이 증가하는 경우가 있어서 방치할 경우 뇌 압박 및 뇌압이 상승할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환자상태가 좋지 못할 경우 수술을 통해 혈종을 제거한다.

이와 관련 전문의들은 “출혈상태가 미비하고 환자 상태가 양호한 경우 수술을 하지 않고 지켜보면서 자연치유가 되는지 살펴보기도 한다”며 “만성경막하 출혈이 있으면서 경련이 우려되는 경우에도 항경련제를 동시에 투여하면서 경과를 관찰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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