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감시공포 VS ‘몰카’ 촬영중독

2010.06.29 10:20:48 호수 0호

감시와 노출, 정보화 시대의 양면성

정보화 사회의 부작용은 개인의 상당한 부분들이 감시를 당한다는 데 있다. 그런데 또 하나 아이러니한 양상은 이러한 정보화 사회일수록 개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많아지고 이를 적극적으로 노출시키려는 사람도 동시에 많아진다는 사실이다.

이 두 가지 현상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감시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불안장애를 느끼는 사람이 많은 반면, 자신의 24시간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 물론 이는 두 가지 전혀 다른 모습이지만 모두 다 정보화 사회의 병리현상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하고 있다.

전자의 경우 꽤 심각한 불안 증세를 겪는다. 이는 실제 질병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이를 병으로 인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누군가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고 여긴다. 물론 근거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하루 24시간 돌아가는 CCTV는 수천, 수만 군데에서 사람들을 찍어내고 있으며 이 CCTV에 노출되지 않는 도시인들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됐다.

따라서 그들이 그러한 불안증세를 호소한다고 해서 무리한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의학적으로는 이를 ‘감시공포증’이라고 부른다. 이는 약물과 정신상담 등으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환자 개개인의 인식이 완전히 바뀌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언론 등의 미디어에서는 개개인의 사생활을 노출하는 방송을 많이 한다. 이른바 ‘몰카의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개개인들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한다고 여기고 ‘아낌없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이러한 정보화 사회의 양극단적인 모습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자체가 좀 더 ‘느림의 미학’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이에 대한 추구가 있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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