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G모빌리티 손님에게 미룬 책임

2025.07.17 07:29:15 호수 1540호

업데이트 이후 오류에도 돈 내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쌍용차가 그렇지 뭐.” KG모빌리티에 인수된 쌍용차를 운행하는 차 주인들의 말이다. 신차 출시부터 발견되던 많은 결함과 더불어 미숙한 사후 지원으로 이 같은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심지어 본사 직영 서비스센터에서 정비 받은 후 나타나는 결함에도 책임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조사의 공식 펨웨어 업데이트를 받자 차에 오류가 생겼다. 하지만 제조사 KG모빌리티(이하 KGM)는 차량 보증기간이 끝났다며 고객에게 수리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규정을 운운하던 KGM은 피해자가 소비자원에 고발하자 무상 수리안을 내놨다.

황당한 대응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지난달 28일, 고양 KGM 서비스센터에서 엔진오일과 에어컨 필터 교환을 했다. 해당 서비스를 받는 도중 직원이 “새로운 펌웨어가 나왔는데 업데이트 해봐라”라고 권유했다.

업데이트가 끝난 후 A씨는 차가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후 귀가했다. 문제는 A씨가 다시 집에서 나올 때 발생했다. A씨가 시동을 걸었지만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는 켜지지 않았으며 인포콘(KGM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로, 원격으로 시동을 걸거나 차와 스마트폰을 연동해서 여러 가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등 여러 기능이 작동이 되지 않았다.

A씨는 당시 문제의 차종인 토레스가 출고 때부터 자잘한 오류가 많은 것으로 유명했기에, 인터넷에 나와있는 방법대로 리셋 버튼을 눌러 억지로 작동시키고 차량을 운행했다. 하지만 기존에 알려진 오류들과는 다르게 리셋을 시도하고 운행을 마치고 이후에 다시 시동을 걸면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이에 A씨는 지난 30일 회사 근처에 있는 분당 서비스 센터에 차를 입고시키고 증상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다.

2시간가량이 지나서야 서비스센터로부터 들은 이유는 더 황당했다. 분당 서비스센터에서는 “지금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게 하드웨어를 교체하는 건데 6만5000km를 탔기에 워런티(보증기간)가 끝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관련 서비스 담당자가 휴가 중이니 다음 주 월요일(7월7일)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도 안내했다.

서비스센터 직원 권유로 업데이트
 “보증기간 때문에 유상 수리해야”

KGM의 토레스의 보증기간은 차체 및 일반 부품은 3년 혹은 6만km이고 엔진과 변속기 등은 5년 혹은 10만km, 배기가스 관련 부품으로는 정화용 촉매와 전자제어장치는 7년 12만km, 그 외 부품은 5년 혹은 8만km다. 다만 2023년 1월 이후 출시 차량부터는 차체 및 일반 부품의 보증기간이 5년 혹은 10만km로 변경됐다.

A씨는 이에 대해 “임의로 펌웨어를 설치한 것도 아니고 정식 서비스센터에서 권유해서 업데이트를 진행해 오류가 발생했는데 비용이 발생한다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고장 난 차를 일주일 동안 타다가 몇 십만원이나 되는 돈을 내고 고쳐서 타라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토로했다.

본사 고객센터에도 문의를 남겼지만 “동일한 안내를 드리게 되어 송구스럽다”면서 “품질 문제가 있을 경우 보증기간에 의거 수리해 드리는 사항이고, 품질 문제라고 해도 보증기간이 종료되면 유상 수리를 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재차 같은 답변에 A씨는 한국소비자원에 이를 고발했다. 그러자 본사 테크니션에게 연락이 와 다음 날(7월2일) 하남 서비스센터로 가면 증상을 해결할 수 있으며 수리도 무상으로 진행해주겠다고 안내했다.

A씨는 안내대로 2일에 하남 서비스센터에 방문했지만 수리를 받지 못했다. 담당자가 해당 문제를 해결할 부품이 없어 한 달 뒤에 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A씨는 <일요시사>와 만나 “본사 테크니션의 안내를 받아 서비스센터로 갔는데 그곳에는 부품이 없다고 한다”며 “약 10일 동안 세 곳의 서비스센터를 갔지만 수리는 되지 않았고 차를 입고하고 계속 기다리기만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고장 난 차를 한달 동안 운행하라고 하는데 애초에 펌웨어 업데이트로 벌어진 오류를 감수하는 것은 차를 산 고객뿐”이라며 “제대로 된 수리와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민사소송도 불사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원 고발에 즉시 무상수리 안내
취재 이후 3일 만에 부품수급 후 수리

KGM 관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해 “이런 오류가 본사에 접수된 것은 처음”이라며 “게다가 세 곳의 서비스센터에서 정비를 받는 과정에서 정비했던 각 센터의 메카닉 간의 소통에 오류가 있어 피해를 보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유상 수리를 언급한 것은 규정에 따라 언급한 것 같다”며 “워런티가 있으면 고객 과실 유무와 상관없이 무상으로 진행되지만 없으면 고객 과실과 회사(직원) 과실에 따라 유상 수리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면서 하드웨어에 문제가 생겼을지, 하드웨어에 발견되지 않던 문제가 있었는데 펌웨어 업데이트 이후 오류가 난 것인지 알 수 없어 유상 수리로 안내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고객분들이 차를 살 때는 기분이 좋지만 서비스센터를 방문할 때는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로 방문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그런 상황에 규정대로만 고객분께 이야기를 드려 불편함을 드린 것 같다. 최대한 빠르게 조치를 받으실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실제로 A씨는 취재 이후 KGM 본사로부터 3일 만에 ‘수리가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소비자원에 고발하자 유상 수리에서 무상 수리로, 취재가 시작되자 한 달이 남았던 수리 가능 시간이 3일로 단축된 것이다. 이를 두고 A씨는 “KGM은 자신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려고 하니 갑자기 서비스를 해주고 있는데 고객을 우선 생각하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고 격분하기도 했다.

터질 문제

KGM 서비스센터에서 일했던 한 차량 정비사는 터질 문제가 터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토레스 같은 경우 출시 당시부터 펌웨어가 불안했다. 본사에서 계속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고 있지만 업데이트 방식이 매번 달라 정비사들도 애를 먹는 것이 현실”이라며 “새로이 업데이트하면서 제대로 된 설치 방법을 따르지 않아 이번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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