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자동차 정비는 소비자가 실제 작업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정비 불량이나 작업 누락이 발생해도 차량에 이상이 생기기 전까지는 인지하기 쉽지 않다. 최근 한 자동차 정비업체가 카드사 혜택에 포함된 엔진오일 교체를 누락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지난 4일 ‘엔진오일 미교체, 사기 정비 당했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피해 차주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며 입을 열었다.
A씨에 따르면 카드사 엔진오일 무료 교체 혜택을 이용하기 위해 전날 서울 광진구의 한 정비업체에 차량을 맡겼다. 당시 담당 정비사는 2만원가량의 추가금을 내야하는 상위 등급 오일을 권유했으나, 그는 이벤트 혜택 범위에 포함된 제품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처음에 정비사는 제 차엔 상위 등급 오일을 넣어야 한다는 식으로 권유했다”며 “차량에 맞는 다른 제품은 없느냐고 묻자, 그제서야 ‘이벤트 제품을 넣어도 문제 없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후 그는 2000원을 결제한 뒤 정비를 마친 차량을 인도받았는데, 작업 시간은 약 13분 소요됐다.
이상함을 느낀 건 엔진오일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에서였다. A씨는 “방금 교체한 오일 색으로 보기 어려운 데다, 돌이켜보니 작업 시간도 평소보다 지나치게 짧았다”고 말했다.
다음 날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A씨는 “정비사가 에어필터 점검과 워셔액 보충 등은 진행하는 듯 보였지만, 리프트를 올린 약 4분 동안 기존 엔진오일을 배출하거나 새 오일을 주입하는 작업은 하지 않은 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공유한 블랙박스 영상엔 정비사가 차량 보닛을 열고 일부 점검을 진행한 뒤, 리프트를 올리고도 엔진오일 교체 작업 없이 차량을 다시 내리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통상 엔진오일 교체는 차량 하부에서 기존 오일을 빼내고, 새 오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A씨는 “문제를 인지해 해당 지점에 연락했고, 담당 정비사로부터 ‘차량 2대를 동시에 작업하느라 엔진오일 교체를 빠뜨린 것 같다’는 취지의 해명을 들었다”면서도 “엔진오일 캡을 열고 리프트까지 올렸음에도 교체를 깜빡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관할 구청과 경찰서에 민원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그동안 해당 브랜드를 애용해왔는데 이런 일을 겪어 실망이 크다”며 “모든 정비사가 그렇진 않겠지만, 일부로 인해 저 말고도 비슷한 피해자가 있었거나 앞으로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익적 목적에서 글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회원들은 “저런 업자 때문에 정직하게 일하시는 분들도 욕을 먹는다” “엔진오일 교환 후 직접 찍어보는 차주가 몇이나 될까” “저게 실수라고?” “차에 관심 없는 사람은 모르고 당해왔을 듯” “사기 아니냐” “이럴까봐 나는 정비할 때 옆에서 지켜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A씨는 6일 추가 글을 올려 “주말 동안 담당 정비사와 지점 점주분께 연락이 왔지만, 전화 통화는 거부했다”며 소통 내용을 공개했다.
본사 측 민원 회신에 대해선 “사업부 실장도 이번 일을 ‘실수가 아닌 부분’으로 판단하고 있었다”며 “해당 가맹점의 귀책을 따져 운영 행태에 대해 단호히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체 측으로부터 환불 외 금전적 보상은 일절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관가에선 해당 정비업체에 대해 행정적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A씨가 받은 명세서상 엔진오일 교환이 이뤄진 것처럼 기재된 만큼, 실제 작업 누락이 확인될 경우 거짓으로 점검·정비명세서를 발급한 것에 해당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관리법 제58조에 따르면 정비업자는 정비·점검 시 의뢰자에게 견적서와 명세서를 발급하고, 사후관리 내용을 고지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같은 법 제66조에 따라 시정명령이나 영업정지, 등록 취소 등의 행정 제재가 가능하다.
다만 해당 지점이나 담당 정비사에게 곧바로 형사상 책임을 묻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사기 등 형사 책임이 성립하려면 단순 실수인지 여부와 실제 작업을 하지 않았는데도 한 것처럼 처리했는지, 그 과정에 고의나 반복성이 있었는지 등이 입증돼야 한다.
이번 사안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배경엔 자동차 정비 업계 특유의 정보 비대칭 구조가 있다. 소비자는 작업 과정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고, 정비 누락이 있더라도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문제를 알아채기 쉽지 않다.
실제로 한국 소비자원이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접수한 자동차 정비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953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2년 234건에서 2024년 355건으로 늘어 증가 추세를 보였다.
유형별로는 차량 손상이나 하자 재발 등 ‘정비 불량’이 7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리비 등 제비용 부당 청구’가 18.2%, ‘정비 지연’이 4.5%를 차지했다. 문제는 이 같은 분쟁 신청에도 해결률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배상이나 환급 등 합의된 경우는 36.9%(352건)에 그쳤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정비 전 견적서, 완료 후 명세서를 통해 작업 내용과 금액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며 “또 차량에 이상이 있을 경우 무상보증기간 내 즉시 보증수리를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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