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목? 고래고래? 이젠 NO!”

2009.01.28 10:58:14 호수 0호

무리하면 성대이상…복식호흡 ‘중요’

직장인 최모(31)씨는 “연말에 노래방에서 안 올라가는 부분에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더니 다음날부터 목소리가 이상해졌다”며 “노래를 잘 부르고 싶은데 목소리가 안 나온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33)씨는 “4살 된 아들이 매일 떼쓰고 우는데 더 이상 소리가 안 날 때까지 소리를 지른다”며 “커서 가수가 되려고 저러는지 성대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노래를 잘 부르고 싶어서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거나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강 둔치에 가서 악을 쓴 후에 목이 쉬거나 다음날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던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또 운전 중에 갑자기 끼어들어온 운전자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다든지 허스키한 목소리가 섹시해 보여 좋다고 될 때까지 연습한다든지 하는 경우도 있는데 과연 이렇게 성대를 혹사시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고 조용조용 얘기해서 못 알아듣는 사람이 많아 살기 힘든 세상이지만 전문의들은 이 모든 행동들이 자칫하면 성대를 손상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가 피부를 계속 긁으면 생채기가 나는 것처럼 성문이 반복적으로 세게 닫히고 자극을 가하면 멍이 들고 염증이 생기게 된다. 음성남용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이 모든 질환들을 ‘성대장애’라고 부른다.
흔히 ‘떼쓰고 우는 아이가 나중에 커서 노래를 잘한다’는 말이 있는데 전문의들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만약 아이가 떼를 쓰고 울 때 나중에 목청이 좋아지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는 성대에 무리를 줘 ‘성대결절’을 일으킬 수 있는데 어렸을 때 성대에 이상이 오면 성인이 돼서도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니 부모들은 아이의 성대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목소리(성대) 장애’는 어떤 병?

소리를 지르거나 담배를 많이 피우고 위산역류로 성대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는 등의 외부요인이 있어 음성위생이 잘 지켜지지 않았을 때 성대의 모양이 변하여 결과적으로 목소리에 이상이 생기고 때로는 목에 이물감을 호소하게 된다.
주로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은 ‘성대폴립’과 ‘성대결절’.

성대폴립은 갑자기 목을 무리했을 때 생길 수 있다. 한 번의 세찬 기침이나 크게 소리치고 무리하게 노래 부를 때 성대가 접촉이 돼 물집이 생긴다. 충분한 음성 휴식을 해도 자연 치유되지 않으면 수술로 제거를 해야 한다.
성대결절은 지속적으로 음성을 과다하게 사용한 것이 원인이 되어 성대 접촉면에 군살과 같은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목소리 사용이 많은 아동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교사나 가수들에게도 많이 생긴다. 음성위생 및 음성치료를 통해 호전을 보일 수 있다.

이 밖에도 음성남용으로 생길 수 있는 ‘성대낭종’, 담배가 원인이 돼 생기는 ‘라인케씨 부종’, 위산이 역류해 성대 주변 점막을 자극해 쉰 목소리, 이물감, 통증을 유발하는 ‘역류성 후인두염’ 등이 있다.
중앙대학교의료원 이비인후과 이세영 교수는 “영유아와 성인을 비교했을 때 영유아가 성대장애 빈도가 높을 순 있지만 대신 영유아는 수술치료를 하지 않는다”며 “재발이 자주 되는 것도 그렇지만 약물치료와 음성치료를 병행하면 대부분 금방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성인의 경우엔 두세 달 약물치료나 음성치료를 해보다가 안 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목이 잘 마르고 건조한 사람, 운동을 심하게 하고 입으로 숨을 쉬는 사람, 공기가 나쁜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더욱 주의해야하고 카페인이나 음주·담배도 점막을 더 건조하게 하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노래 잘 부르고 싶으신가요?

실제로 교사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쉰 목소리로 수업을 할 경우 학습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가 있는 것처럼 사람에게 있어서 목소리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노래를 잘 부르려면 목소리도 물론 좋아야겠지만 성대를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했다.

프라나 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박경림 씨나 현영 씨 같은 목소리도 다 목소리 질환 중의 하나”라며 “수술이 필요한 질환이 아니라면 음성전문의가 개개인에 맞게 정확한 발성 방법으로 훈련하면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안 원장은 “무조건 목을 많이 쓴다고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대를 올바르게 사용해야 하며 성악을 공부하는 것이 발성에 도움이 된다”며 “헛기침을 자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성대에 자극을 주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성대를 가진 사람이라면 바로 성악가일 것이다. 현장에서 성악을 가르치는 서울종합예술원 윤철현 교수에게 성대관리 비법을 물어보았다.
윤 교수는 “우리는 평소에 말할 때도 목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호흡법을 사용하고 그것은 오랜 훈련을 통해 습득하게 된 것”이라며 “성악을 시작하기 전에는 목소리가 좋지 않았지만 성악을 하면서 호흡법을 개발하고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인들은 목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성대장애가 올 경우 목소리가 변해 노래를 못할 수도 있으므로 목에 무리가 가지 않게 시간이 걸리더라도 복식호흡을 연습하고 평소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