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공결제 폐지 ‘시끌’ 생리는 여성 몸 어떻게 바꾸나?

2008.10.22 17:09:30 호수 0호

심할 경우 우울증,도벽까지
여성성 보호 vs 양성평등 저해


가임기 대부분의 여성이 주기적으로 월경을 경험한다. 때문에 월경 전후에 느끼는 신체적, 정신적인 불편감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 월경전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의 약 75%가 한 번씩은 경험하고 이 가운데 5~10%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로 이 월경전증후군으로 인해 생긴 ‘생리공결제로 대학가가 시끄럽다. 생리공결제는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한 학기에 3번 정도 쓸 수 있고 온라인으로 의사의 소견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학교도 있어 남녀 역차별 논란의 주인공이 돼 왔다.

여성의 월경,
부정적인 측면은 당연한 결과?
2001년 여성건강간호학회에 실린 ‘여대생의 월경전증후군과 월경에 대한 태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많은 여성들이 월경 전에 쉽게 피곤해지고 기분이 저조해지거나 두통 및 복통 등의 신체적 증상을 월경이 시작되는 신호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혹은 우울증이나 단 음식에 대한 갈망, 유방통, 공격성 같은 증상이 심각해 개인 생활에 파괴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하며 심하면 이혼이나 자살의 충동 혹은 범죄 의도까지 보일 수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대생 3백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이 연구에서 초경 연령은 13~14세가 62%로 가장 많았고 월경의 규칙도는 5일 정도 차이가 있는 경우가 56%를 차지했다. 월경의 평균기간은 4~7일이 89%, 월경량은 보통이라는 답변이 75%를 차지했다.
설문조사자 중 월경중인 사람은 14.2%, 월경이 끝난 후부터 월경주기 14일이 23%, 월경주기 14~21일이 31%, 22~28일이 86%였으며 월경 중 복부나 허리의 통증을 느낀 경우는 ‘가끔 아프다가 48%, ‘매번 아프다라는 대답이 43.3%였다.
또한 설문대상자의 월경전증후군을 살펴본 결과 피로양상의 증상점수가 2.39로 가장 높았고 신경질적 양상이 2.38, 체액정체양상이 2.15, 기타 기분 및 행동변화 양상이 2.05 등의 순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문항으로 기운이 없거나 쉬 피곤해진다(3.23), 복부의 더부룩한 느낌, 불쾌감 또는 통증이 있다(2.95), 허리가 아프고 뼈마디와 근육에 통증이 있거나 뻣뻣한 느낌이 든다(2.88), 불쾌감이 든다(2.76), 불편증이 있다(2.64), 기분의 변화가 있다(2.59), 말하거나 돌아다니고 싶은 생각이 줄어든다(2.55), 잠이 많아지거나 잠에서 깨기 힘들다(2.52) 등 정신, 심리적인 증상들이 높은 점수를 보였다.
반면 힘이 솟거나 기운이 넘치는 느낌이 난다(1.17), 더욱 다정다감해진다(1.19) 등으로 집계돼 월경전증후군은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주로 부정적인 측면으로서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월경이 시작된 여성들은 “아, 또 시작이구나, 싫다!"와 같은 생각과 함께 심리적으로 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월경전증후군이라고 하면 월경 시작 보름 전이나 일주일 전부터 마치 몸살을 앓는 것처럼 사지, 관절, 근육 등 온몸이 쑤시고 아프거나 두통, 오한, 발열, 부종, 우울감 등이 생기는 현상으로, 월경이 시작되면 사라지는 경우가 흔하나 일부 여성들은 월경이 끝날 때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여성의 숙명 월경
여성 몸 어떻게 바꾸나
이화여대 산부인과 주웅 교수는 “생리에 따른 신체적, 심리적 증상은 선행하는 호르몬, 신경전달물질의 변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월경 기간에는 프로게스테론의 감소, 에스테로겐, 황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 비율의 변화, 프로스타글란딘에 대한 반응, 레닌-안지오텐신의 증가, 내인성 엔돌핀의 소퇴, 세로토닌 이상, 무증상의 저혈당 등 여러 가지 생물학적 변화가 온다.
예를 들어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비율의 변화는 유방통을 일으키고 프로스타글란딘에 대한 반응으로 자궁수축이 일어나 하복부 통증을 느끼거나 레닌-안지오텐신의 증가로 수분의 저류가 일어나 몸이 붓는 현상, 내인성 엔돌핀의 소퇴나 세로토닌 이상으로 우울감 및 의욕저하 등을 느낀다거나 무증상의 저혈당으로 단것이 먹고 싶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한편 월경때 나타나는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백은정 공보이사는 “월경시 느끼는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에 더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부의 여성들에게는 월경시 나타나는 스트레스가 도벽 등의 충동을 조절하지 못해 불면증이나 어지럼증, 자살충동에 시달리기도 한다.
헐리우드 스타 위노나 라이더의 절도 사건, 국내에서도 절도 혐의로 기소된 여성 등의 예가 심리적 현상이 이상행동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많은 전문의들은 보통 여성의 경우 이런 월경전증후군이 심하지 않는 등 지극히 개인편차에 따른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대 산부인과 한승수 교수는 “월경전증후군은 개인적 차이가 다양하고 대부분의 가벼운 증상의 경우 스트레스를 줄이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 정상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생리공결제,
여성성 보호 vs 양성평등  ‘시끌’
하지만 간혹 이상증후군이라 해서 월경곤란증이 있다.
월경곤란증은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자궁내막증이나 자궁근종, 자궁선근종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된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정상적인 생활이 곤란한 여성이라면 반드시 산부인과 진찰을 받아볼 것을 많은 전문의들은 권했다.
월경으로 인한 이같은 신체적, 심리적 문제로 인해 ‘생리휴가제, ‘생리공결제 등 여성들의 보호를 위한 사회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왔지만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문제는 월경으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인 변화가 지극히 개인적이고 그때그때 다르다는 특성이 있어 꽤나 ‘애매하다는 점이다.
전국의 몇몇 대학에서 실시되고 있는 생리공결제가 현재 이런 논란에 있다. 서강대학교가 이번 학기부터 생리공결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파문이 타 학교에도 영향을 끼칠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생리공결제 폐지 이유가 2008년 1학까지 세 학기 동안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실제 월경증후군 때문에 이 제도를 이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서강대학교측은 출석미달로 경고받은 학생들 중에 생리공결제를 이용한 사례가 많고 날짜가 들쭉날쭉하다는 문제점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여자대학 중 유일하게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성신여대 측은 2007년 2학기 기준으로 한 번 이상 사용하는 학생이 60% 이상이며 3번 사용한 학생은 20%에 달한다고 전했다.
성신여대 관계자는 “생리공결제의 악용여지를 제도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단지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생리공결제, 생리휴가 등 과거부터 이어져 온 제도들이 다시 문제화된 것은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과거에 비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전했다.
과거에는 여성성 보호라는 측면에서 이런 제도를 인위적으로 부여하는 면이 강했지만 이 제도를 바라보는 사회의 문제가 더 크다는 것.
현재의 대세는 법이나 규율은 시대에 따라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패턴을 달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생리공결제, 생리휴가 같은 제도는 지극히 개인적인 편차가 큰 월경전증후군으로 생긴 제도이기 때문에 의학적인 진단을 첨부해 개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모든 제도에 헛점이 있듯이 생리공결제 등의 제도에 대해 대안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과 여성성 보호라는 의견 사이에서 현대 사회에 맞는 새로운 대안점이 나와야 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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