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1팀] 신상미 기자 = 가상현실(VR)이 IT업계의 새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과 LG 양사가 해당 시장 선점을 두고 새로운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전세계 ‘모바일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데뷔전이 됐다. 지난 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서 양사는 각각 VR기술을 이용한 새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삼성은 이날 자사 VR 헤드셋 기기 ‘기어 VR’을 활용, 언팩 현장을 360도 실시간 영상 중계해 호평 받았다. 베일에 가려져있던 ‘기어 360’도 공개됐다. 이 제품은 일반인도 360도 사진과 영상을 쉽게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로, 둥글고 매끈한 원구 형태에 180도 광각 촬영이 가능한 2개의 어안렌즈를 탑재했다.
이날 마크 저커버그는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게 하는 청바지에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다음 플랫폼은 VR”이라며 “삼성과 함께 VR을 더욱 발전시키겠다”며 향후 VR 분야에서 삼성과의 야심찬 협력 비전을 밝혔다. 삼성과 페이스북의 협업은 삼성이 하드웨어를, 페이스북이 VR을 공유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구조다.
LG전자도 전략 스마트폰 ‘G5’를 선보인 행사에서 VR 기기 ‘LG 360 VR’과 360도 사진·영상 촬영이 가능한 ‘LG 360 캠’을 함께 공개했다.
시장 선점 두고 새로운 격전
모바일 올림픽서 신제품 공개
‘LG 360 VR’은 스마트폰을 삽입하는 방식과 달리 유선 연결 방식을 채택한 것이 특징. 착용 시 무게도 삼성제품보다 가벼워 눈길을 끌었다. 이 제품은 기어 VR(318g) 대비 약 1/3 수준인 118g(빛가리개 미포함)이다. 삼성보다 해당 시장에 2년 늦게 뛰어든 만큼 무게를 혁신적으로 줄였다.
LG 360 캠은 주변 360도를 찍을 수 있는 카메라로 누구나 손쉽게 VR용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구글 스트리트뷰와 유튜브 360에 공유할 수 있다. 립스틱보다 조금 큰 크기의 스틱형 디자인으로 가볍고 휴대가 간편하다.
이렇듯 진화된 플랫폼을 통해 공유될 VR 컨텐츠는 공연, 영화, 게임, 부동산체험, 교육영상, 심리치료, 건축설계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하다.
삼성과 LG뿐 아니라 통신사들도 VR 기술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은 잠수함처럼 생긴 VR 체험 공간을 마련해 깊은 바닷속을 거니는 듯한 경험을 선사했다. KT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파트너사답게 스키점프 가상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VR이 잠재력이 큰 기술임은 분명하나 앞으로 계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해 무게, 착용감, 회전 지연(Latency), 어지럼증과 멀미 등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VR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현재 부족한 상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90%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고 중국기업들이 가격을 내세워 바짝 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양사의 절박한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