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경력자들 ‘11번가’ 몰리는 이유

2010.08.31 10:50:54 호수 0호

경쟁력·성장가능성 바탕 “모여라 꿈동산”

최근 국내 오픈마켓의 희비곡선이 극명하다.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G마켓’과 ‘옥션’의 인기는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으며, 오픈마켓 후발주자로 분류되는 ‘11번가’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반면, 한때 온라인 강자였던 인터파크와 디앤샵은 점점 그 명성을 잃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최근 인터파크와 디앤샵을 비롯한 오픈마켓의 능력 있는 인재들이 ‘11번가’로 몰린다는 소문이 돌아 관심을 끈다. SKT를 모회사로 두고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공격 경영을 해온 11번가에 인재들이 모이는 이유를 취재했다.


오픈마켓 후발주자 11번가, SKT 자본력 바탕 ‘승승장구’
선발대 인기 주춤·통합 이유로 경력자 11번가 ‘갈아타기’


오픈마켓의 능력 있는 인재들이 ‘11번가’로 몰린다는 소문은 지인의 입을 통해 먼저 들을 수 있었다. 최근 인터파크에 입사한 A씨는 “내가 인터파크에 입사했을 때 이미 11번가로 많은 인사이동이 있었다.

일일이 이직 이유를 물어보진 않았지만 최근 오픈마켓 업계에 11번가가 뜨고 있다는 평가가 많아 그쪽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SKT을 모회사로 두고 있어 자본력이 탄탄하고,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속도로 성장세를 보여 1, 2위 업체와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높다”고 말했다.



한때 ‘온라인 강자’ 주춤

그런가 하면 한때 온라인몰 시장의 강자로 손꼽혔던 인터파크와 디앤샵이 최근 성장 동력을 상실하며 ‘주춤’하고 있는 것 또한 이들 업체의 인재들이 11번가로 이직하는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인터파크와 디앤샵은 최근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인터파크와 디앤샵이 각각 5분기, 7분기 연속으로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

올 상반기 경기 회복으로 내수 업종에서는 온라인몰 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주목할 점은 이들 업체가 적자로 돌아선 시기가 양 사 모두 중요한 인수합병이 일어난 이후부터라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A씨는 “다른 오픈마켓이나 온라인 몰들이 하나하나 인수합병되면서 직원들이 많은 부담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수합병 이후, 업체 내에서 인사이동이나 운영 등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심리적 요인의 작용으로 이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인터파크와 디앤샵은 자회사를 매각하거나 모회사로부터 분리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성장 동력을 잃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계속되는 실적 부진이 직원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타깝게도 이들 업체의 실적 전망 또한 그리 밝지 않다. 할인쿠폰 발행, 판매자 유치 등 마케팅비용 투입과 비례해 외형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업계에서 디앤샵은 오히려 이 같은 비용을 줄이고 있는 이유에서다.

인터파크의 경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경영 성과를 바로 기대하기엔 시간이 걸리는 사업이 대부분이고, 성장 동력으로 삼을 만한 ‘핵심 회사’가 없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11번가가 타 업체가 흔들리고 있는 여세를 몰아 은밀히 스카우트 제의를 한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현재 디앤샵에서 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B모씨는 “11번가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적이 있지만 이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장이라는 직급에 책임감을 느끼고 옮기지 않았지만 최근까지도 많은 동료들이 이직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11번가 홍보팀은 손사래를 치며 부정했다. 동종업계에서 일하면서 그런 행위는 도덕적으로도 어긋나고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것. 홍보팀 관계자는 “11번가가 초창기부터 인재 채용에 힘써온 것은 사실이지만 먼저 손을 내밀거나 은밀히 스카우트 제의를 하는 경우는 없었다”면서 “오픈 초창기에는 G마켓, 옥션, 인터파크, 디앤샵 등 동종업계에서 이직해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추세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오픈 3년차를 맞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지금도 인재채용은 계속되고 있지만 동종업계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최근에는 타 업종에서의 이직이 많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홍보팀 관계자는 “다방면으로 사업 확대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동종업계의 경력자만으로는 부족하다. 여러 분야에서 경력을 가진 인재들의 시선과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11번가가 오픈 2년 만에 흑자체제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11번가 역시, 금전적인 실적에 있어서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저가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 몰 특성상 공격적인 투자를 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점은 통상 5~6년이 지나야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번가로 이직하는 인재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11번가 관계자는 경쟁력과 가능성을 무기로 제시했다.

올 11월 합병을 앞둔 오픈마켓 1, 2위 업체 G마켓과 옥션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는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 11번가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 몰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태다. 신생 업체가 생길 수도 있지만 당분간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동종 업계에서의 인재를 몰래 빼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도 시장이 정리된 상태에서 타 업체와 경쟁해 성공하는 것이 목표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페어플레이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판매자에게 경쟁 오픈마켓인 11번가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강요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한 G마켓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경쟁력·성장가능성에 올인

업계에서는 G마켓과 11번가를 공공연한 라이벌 관계로 보고 있다. 11번가가 오픈 이후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마케팅을 선보이는 등 돌풍을 일으키자 G마켓은 이를 견제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판매자를 대상으로 11번가와의 거래 금지를 강요한 것.

이와 관련 11번가 홍보팀 관계자는 “업계 1위와 후발주자인 우리가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서로의 경영방침에 따라 페어플레이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를 원할 뿐”이라면서 “11번가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오면서 가능성을 발견했고,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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