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먼저 움직인다

2021.07.19 14:16:17 호수 1332호

제현주 / 어크로스 / 1만6000원

국내 1세대 임팩트 투자자 제현주가 지금 가장 뜨거운 자본 시장의 변곡점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임팩트 투자는 ESG 요소를 고려하는 지속가능 투자의 가장 적극적인 형태로, 비즈니스를 통해 환경적·사회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곳에 투자한다.
2017년 임팩트 투자사 옐로우독 대표를 맡은 그는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 막 시작되던 자본의 재배치를 목격했다. 대형 금융기관과 주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임팩트 투자에 뛰어들어 20억달러(약 2조2600억원) 규모의 임팩트 투자 펀드가 결성되는 등 그 열기가 숫자로 가시화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는 이런 흐름을 더욱 급격하게 만들었고, 이제 ESG가 비즈니스의 ‘생존’ 키워드가 되었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임팩트 투자 전문가로서 이 거대한 전환기의 격변을 온몸으로 통과해온 제현주는, 이 책 <돈이 먼저 움직인다>에서 그가 목격한 자본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와 다가올 미래를 명쾌한 언어로 그려냈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의 연례 회의인 다보스포럼에서는 2003년생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연사로 초청했다. 다보스포럼은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재계의 주요 인사들이 모여 세계 자본주의 질서가 해결해야 할 현안을 놓고 토론하는 자리다.
그 가운데서 마이크를 잡은 그레타 툰베리의 모습은 자본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21년, 블랙록의 회장 래리 핑크는 기업 CEO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기후 리스크가 투자 리스크”라며 각 기업에 기후 변화 대응을 촉구했다. 6조달러(약 6700조원)가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블랙록의 메시지는 곧 산업계를 향한 자본 시장의 메시지로 여겨진다.
이처럼, 기후 활동가들의 목소리가 자본 세계의 심장부에서 울려 퍼지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기후 활동가들과 자본계 주요 인사들의 메시지가 겹치기 시작한 이유는, 눈앞에 닥쳐온 기후 위기가 자본의 셈법을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충분히 긴 기간 동안 돈을 잘 벌려면 단기적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 이익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사실, 주주뿐만이 아니라 사업의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지구 환경에 미치는 여파까지 고려할 때 비즈니스의 진정한 손익 계산을 마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결과다.
10년 전, 기후 변화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녹고 있는 극지대의 빙하’였다면, 지금은 ‘꺼지지 않는 산불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장마’가 이를 대체했다. 기후 위기가 머나먼 북극이 아니라 우리 삶의 터전을 직접적으로 타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토대 자체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는 인식이 공유되면서 ‘기업의 장기적 번영’을 위해, 자본이 자기 보호와 생존 전략으로써 기후 대응을 선택한 것이다.
저자 제현주는 이 책 <돈이 먼저 움직인다>에서 이러한 자본의 전략 변화를 이해하고 대응하기 위한 관점과 철학을 제공한다. ESG를 사업에 녹여낼 방법과 모델을 찾는 기업들, 자본 시장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사업가들, 가치 있는 기업을 한발 앞서 알아보려는 투자자들을 위한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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