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한민국 ‘오디션 공화국’ 내막

2011.04.06 11:12:10 호수 0호

“나도 ★을 이룰 수 있다”

일반인의 ‘스타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한 오디션 프로그램. 지난해 케이블 음악방송 엠넷의 <슈퍼스타K2>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에 나섰다. 현재 방송 중이거나 제작 예정인 오디션 프로그램만 해도 약 10개에 이른다. 왜 대한민국은 오디션 열풍에 빠진 걸까.



케이블발 열풍, 지상파 방송3사로 확산
스타보다 일반인 리얼 도전기에 공감

오디션 프로그램의 초석은 케이블 채널이 다졌다. 케이블 채널들은 엠넷의 <슈퍼스타K2> 성공 후 아예 해외에서 대박을 터트린 오디션 프로 판권을 사들여 한국판을 내보내고 있다. 온스타일의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와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tvN의 <코리아 갓 탤런트>와 <오페라스타 2011> 등이 대표적인 예다.

케이블 채널에서 시작된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은 지상파 방송3사가 가세하면서 전방위로 확산되는 추세다.

방송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을 도입한 MBC는 시청률 상승에 힘입어 오디션으로 아나운서를 뽑는 <신입사원>을 시작했다.

SBS는 6월 말 뮤지컬, 연극, 영화, 드라마 등 여러 장르에서 활약할 연기자를 뽑는 <기적의 오디션>을 시작할 예정이다. KBS도 같은 달 코미디, 클래식 음악, 뮤지컬 등 특화된 장르의 예비스타를 뽑는 <도전자(가제)>를 선보인다.

그렇다면 이렇듯 오디션 프로그램이 러시를 이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디션 프로그램은 최근 몇 년간 예능의 주를 이뤘던 리얼 버라이어티 이후 마땅한 대안이 없어 보이던 예능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에 식상

무수히 방송되는 비슷한 유형의 예능프로들에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한 시청자들은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박진감에 흥미를 느낄 수밖에 없다.

시청자와 같은 일반인들의 꿈을 향한 도전 또한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이끄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도전자들의 개별 스토리까지 더해져 오디션 프로그램이 드라마 못지않은 감동을 안방에 전달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사람의 욕망과 성공, 감동의 스토리가 담겨있다는 점에서 드라마와 오디션 프로그램은 유사한 점이 많다”며 “다만 드라마는 픽션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은 논픽션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실제 이야기처럼 재미있는 건 없다”며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며 앞으로도 한동안 인기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감정이입과 대리만족의 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도전하는 삶을 보면서 공감을 하고, 눈물을 흘리고, 때론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한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TV를 집어삼킨 가장 큰 이유는 공감과 감동이라는 두 가지 코드를 동시에 만족시켰기 때문이다”며 “도전자가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로 하여금 ‘나도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과 대리만족을 심어준다”고 강조했다.

누구에게나 기회 제공

모 대학의 한 심리학과 교수는 “대부분은 노래와 연기를 향한 그들의 뜨거운 열정에 감동하고 그들의 성공을 간절히 바란다”며 “그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진 가장 큰 힘이자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모티브다”고 말했다.

오디션 열풍 현상에는 명과 암이 존재한다.

성별, 학벌 등에 제한 없이 끼와 재능,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기회가 주어진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반면 승자 독식의 구도는 경쟁 심리를 지나치게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경쟁’이라는 구도를 갖기 때문에 상대는 떨어트리고 자신은 살아남아야 하는 게임의 법칙을 지니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주요 시청 연령대인 10~20대에게는 이런 경쟁구조가 당연한 룰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또한 가장 우려하는 부분으로 사생활 침해를 꼽을 수 있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은 오디션 프로를 통해 그들의 모든 것이 만천하에 공개된다. 단순한 콘테스트가 아닌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특성상 참가자들의 사생활 일부가 노출되는 것은 불가피하나 최근 참가자들 대부분이의 사생활이 여과 없이 노출돼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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