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관리지역…내집마련 대책은?

2016.10.24 09:40:48 호수 0호

정부가 10월부터 급증하는 가계부채의 대안으로 아파트 공급 물량 조절을 위한 ‘미분양 관리지역’을 발표했다. 따라서 내집마련을 고려하던 실수요자는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발표한 미분양 관리지역은 공급 물량이 줄고 미분양이 해소되면 가격이 오를 수 있겠지만 반대로 미분양이 줄지 않으면 어렵게 목돈을 들여 마련한 주택가격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최근 수도권 8개, 지방 16개 등 모두 24개 시군구 지역을 제1차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선정했다.

제1차 지역 발표
수도권 8곳 포함

수도권은 인천 중구, 인천 연수구, 고양시, 광주시, 남양주시, 시흥시, 안성시, 평택시가 꼽혔다. 지방은 광주 북구, 울산 북구, 춘천시, 공주시, 아산시, 제천시, 청주시, 군산시, 나주시, 영천시, 예천군, 칠곡군, 포항시, 김해시, 경남 고성군, 창원시가 지정됐다.

앞으로 제1차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선정된 지역에서는 신축 아파트를 분양하는 사업자가 분양보증 예비심사로 사업성을 평가받고, 본심사를 받아야 하는 등 신규 분양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참고로 미분양 관리지역은 최근 미분양이 급격히 증가하거나, 해소 실적이 저조해 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말한다. 이런 기준에 들어 관리지역으로 선정되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보고 3개월간 관리 대상이 된다. 제1차 미분양 관리지역 모니터링 기간은 올해 10월17일부터 내년 1월16일까지다.

미분양 관리지역에 선정된다는 의미는 정부가 아파트 신규 공급을 쉽게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 공급과잉을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분양 관리지역의 공급 물량이 줄면 이들 지역의 미분양 해소로 이어지고 결국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공급이 대거 이뤄진 물량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년부터 이 지역의 미분양 부담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분양 시장 과열이라는 신호를 준 셈인데, 대규모 공급이 예정돼 있거나 미분양 물량이 적체돼 있는 특정 지역에서는 ‘미분양’ 낙인효과로 지역별 쏠림 현상이 심해지는 등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

먼저 미분양관리지역 지정의 순기능을 살펴보면 아파트의 물량 조절은 물론 시장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데 보탬을 줄 수 있다. 미분양관리지역 지정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선정 기준이 나름대로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기 때문이다. 선정기준은 해당 지역의 미분양 주택 수, 인허가 실적, 청약경쟁률, 초기분양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양 시 미분양이 많이 쌓일 것이 우려되는 지역을 선정한다.

세부적 기준을 살펴보면 미분양 주택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 가운데 최근 3개월간 전월보다 미분양 가구 수가 50% 이상 증가한 달이 있는 지역이나 당월 미분양 가구 수가 1년간 월평균 미분양 가구 수의 배 이상인 지역 등을 대상으로 한다. 최근 3개월간 전월보다 인허가 실적이 50% 이상 증가한 달이 있는 지역과 당월 인허가실적이 1년간 월평균 인허가실적의 배 이상인 지역도 대상이다.

10월부터 급증하는 가계부채 대안
아파트 공급 물량 조절 위해 선정

미분양관리지역 지정을 반대하는 입장의 요지는 이렇다.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건설사는 해당 지역의 택지를 매입하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사업수행 능력과 사업성 등을 검증하는 분양보증 예비심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해 분양활동이 위축되고, 이러한 영향으로 주택공급이 축소돼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체도 입장에도 순기능이 있다. 사업성 분석 등 분양상품에 대한 충분한 사업성 고려로 신중을 기할 수 있고, 실수요자 역시 미분양 적체 가능성이 높은 지역 아파트에 대한 ‘묻지마 청약’등을 피해갈 수 있다. 미분양관리지역 지정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현재와 같은 혼탁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미분양 관리지역 선정 이후 내집마련 대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공급과잉, 즉 미분양 증가 위험이 큰 지역은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미분양 관리지역의 선정으로 반사익을 보는 경우도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선정된 지역의 공급중인 미분양 아파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번 규제로 인해 희소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사업을 할 때, 분양보증 예비심사를 받아야 한다. 사업자가 땅을 사들이기 전 단계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사업성 평가를 받는 제도인데 예비심사 단계에서 입지성·지역수요·사업수행능력 등을 평가하고 양호·보통·미흡의 3등급으로 분류해 심사 결과를 사업예정자에게 통지하게 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1차로 수도권은 평택시를 비롯해 고양·안성·시흥시와 충북 제천 등 24개 지역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했다. 미분양 관리 지역의 경우 아파트 분양보증 예비심사제도가 도입돼 신규분양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는 오히려 기존 분양아파트들이나 미분양 아파트들의 희소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긍정적 영향만?
평택이 주목된다


경기도 고양시, 남양주시, 평택시 등은 수도권에서 실수요층들의 선호도가 높은 데다 개발호재들도 풍부해 장기적으로 미래가치까지 겸하고 있다. 당분간 신규 공급이 전무해 기존 분양아파트들의 희소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경기 평택시만 보더라도 연내 수서평택 간 고속철도인 SRT개통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단지, LG전자 산업단지확장, 삼성브레인시티 등의 대규모 개발호재가 예정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평택의 경우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올 한해만도 1만여가구가 또 쏟아질 전망이다. 평택의 미분양률은 지난 6월부터 치솟기 시작했다.

올 1월 2092가구로 시작한 미분양 물량은 4월에 1169가구로 감소했지만, 5월부터 반등하기 시작, 6월 2969가구, 7월 3234 가구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미분양 물량 증가 원인을 공급과잉으로 꼽고 있다. 지난해에만 무려 1만2137가구가 됐다. 올 들어서도 이달까지 1만1991가구가 새로 쏟아졌다. 올해 이 지역의 총 분양물량은 1만5000가구에 육박한다. 특히 지난 5월부터 3개월 동안 각각 2800~4000가구가 쏟아졌고, 시장이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서 물량 적체가 심화됐다.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평택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1324가구, ‘자이 더 익스프레스 3차’는 583가구가 미분양으로 집계됐다. ‘평택 지제역 동문굿모닝힐맘시티’는 2803가구 중 1907가구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여기에 연말까지 4000가구가량이 추가로 공급되는데 변수가 없는 한 미분양 적체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평택지역에서 미분양이 급증한 이유로 단기적으로 공급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장기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게 평가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개발 호재가 예정되면서 짧은 기간 동안 공급 가구 수가 갑자기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평택지역은 전국구 분양시장이라 물량이 일정하게 소진 된다”고 전망했다. 또 “베드타운(Bed Town) 성격이 강한 다른 수도권 신도시와 달리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전혀 없기 때문에 지역에서는 연내 SRT가 개통되고 삼성전자 부지가 본격적으로 착공되면 미분양 물량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분양 해소시 가격 상승
미분양 줄지 않으면 낭패

또 다른 전문가는 “평택에 세교, 소사벌, 용죽 등 소규모 택지지구가 대거 개발되면서 건설사들이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 소화불량이 걸렸는데 미군기지 이전, 고덕신도시 삼성전자 산업단지 등 예상 배후수요로 인해 미분양 소진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한 금융권에 있는 전문가는 “전국에 가장 많은 개발 호재가 있는 것도 평택이지만, 가장 많은 택지개발을 하는 곳도 평택이다. 워낙 택지지구가 많아 도시가 완성된 뒤에도 실수요보다 주택이 더 공급돼 만성적인 미분양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SRT로 수서역까지 15분밖에 안 걸리고 아파트 값이 저렴하다고 하지만 평택으로 이사 가는 서울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고 반문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지정된 미분양 관리지역과 2017년부터 분양이 본격화되는 고덕국제신도시 물량도 평택 분양시장의 변수로 떠올랐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고덕신도시가 분양되기 시작하면 지금까지 쌓인 미분양 물량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신규 공급도 조절되기 때문에 미분양 현상은 금세 해결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총 5만7000여가구가 들어서는 고덕신도시가 하반기 본격적인 분양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 미분양 부담이 계속될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소화불량 건설사
미분양 소진 도움

고덕신도시 물량이 나오기 시작하면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단지에서는 미분양이 늘어날 수 있어 물량이 늘고 개발이 진행될수록 입지에 따라 단지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들 지역에서 9월 이전 분양한 아파트들이 공급 축소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지역에서 공급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주택형에 수요자들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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