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치킨이 맛도 좋다!

2016.10.24 09:33:29 호수 0호

치킨 시장 뉴트렌드는?

치킨시장의 역사는 닭을 통째로 튀겨낸 통닭치킨과 1970년대 후반 최초의 체인형 치킨집 ‘림스치킨’을 시작으로 1980년대 미국 KFC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치킨전문점 시대가 열렸다. 이후 페리카나, 이서방, 처갓집 등 고추장과 케첩, 마늘 등으로 매콤 달콤하게 버무린 한국식 양념치킨이 골목마다 들어서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첨가물 일체 넣지 않는 웰빙치킨 등장
무항생제·무향균제 닭 사용 점포 증가

1990년대 ‘BBQ’가 등장, 후라이드와 양념치킨이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 잡았다. ‘훌랄라숯불바베큐’도 후라이드와 양념의 틈새를 비집고 나타났다. 2000년대 초반에는 ‘교촌치킨’을 필두로 한 간장치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동시에 거센 웰빙 바람으로 2000년대 중반 ‘핫썬치킨’과 ‘굽네치킨’ 등 오븐에 구운 치킨이 등장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프리미엄 치킨카페 트렌드와 소비위축 등으로 두마리치킨이 시장을 주도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웰빙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한동안 기름에 튀기지 않는 구운 치킨이 웰빙 붐을 타고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의 웰빙은 조리 방식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재료 자체를 건강에 좋은 무항생제, 저염, 저당 등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는 개념으로 진화했다. 레드오션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치킨 시장의 웰빙 트렌드를 짚어본다.

밀가루 대신 쌀

서울 지하철 화곡역 근처에 1호점 매장을 연 ‘안심치킨’은 모든 메뉴에 인공첨가물은 전혀 넣지 않고 100% 천연 재료로 만든 웰빙치킨 카페다. 자연 방목해서 키운 무항생제 닭과 밀가루 대신 쌀가루 튀김옷을 사용한다. 기름은 100% 식물성 카놀라유로 조리하는 등 치킨뿐 아니라 커피 및 음료도 모두 천연 재료로 만든다. 반면 가격대는 경쟁 치킨전문점과 비슷해 가성비가 높다.


이 점포는 문을 연지 7개월 됐는데, 주중과 주말 및 휴일을 가리지 않고 연일 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230㎡ 규모에 여름철 매출이 1억2000만원이 넘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 여느 치킨호프집과는 달리 여성 고객이 더 많다. 특히 주말과 휴일에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오는 가족 고객도 상당하다.

안심치킨 김승덕(47) 대표는 “아토피나 알러지가 있는 아이들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도록, 점포에서 취급하는 모든 메뉴를 100% 무(無)첨가물로 개발했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음식은 인공첨가물을 넣지 않으면 맛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안심치킨은 맛도 좋다는 소비자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모든 메뉴를 개발하는 데 3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하나하나 맛을 내기 위해 수없이 실험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이점포가 주목받는 이유는 한두 가지 메뉴가 아닌 모든 메뉴를 천연 재료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천연 발효종 베이글&자연크림치즈, 쌀츄러스, 고구마 스틱, 유기농 커피, 천연 생과일 주스, 천연 에이드 및 기타 음료까지 모든 메뉴의 원부자재를 100% 천연재료로 만든 것은 국내 최초다. 안심치킨은 인공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연구기관 인증마크와 시험성적서를 50여개나 홈페이지에 공개할 정도로 자신감 있게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가맹점 문의도 이어져 벌써 10호점 계약을 체결했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 튀김옷으로 조리한 쌀치킨도 늘고 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쌀민족쌀치킨’이 전국으로 매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내산 신선 닭에 쌀가루 튀김옷으로 식감까지 높인 쌀치킨을 가격까지 낮춘 것이 인기 비결이다. 간판 메뉴인 ‘옛날쌀통닭’ 한 마리 가격이 89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반면 원육의 품질도 높였고, 고추장허브소스 등 천연 재료를 사용하는 등 소비자 건강도 많이 고려했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이유는 본사가 20년간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왔기에 제조와 유통의 원가절감에 대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훌랄라치킨카페’은 역세권의 중대형 상권을 겨냥, 치킨멀티카페를 표방한다. 치킨에 돈가스, 커피, 음료, 칵테일 등을 더해 수요가 한정된 저녁 장사 중심에서 벗어나 낮 시간대 새로운 고객을 창출해낸 것이다. 오후 3시까지는 돈가스와 커피, 오후에는 아메리카노와 에이드음료, 늦은 오후부터 밤까지는 식사와 안주, 늦은 밤에는 1~2차를 마치고 온 손님들이 도수가 낮은 칵테일이나 과일맥주를 찾는다.

치킨도 숯불바베큐치킨에 문어를 통째로 튀겨 올리고 두툼한 감자튀김, 쫄깃한 떡, 주먹밥, 파절이까지 푸짐하게 곁들여 식사와 안주로 손색 없는 ‘문어치킨’이나 치즈, 고구마, 떡 등을 더한 다양한 퓨전메뉴를 선보인다. 매장도 유럽풍 빈티지 카페풍으로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감각적으로 꾸몄다. 무항생제 닭을 사용하는 브랜드도 늘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은 2010년 6만4806톤에서 2015년 15만5631톤으로 5년 만에 2.4배 증가했다.

가격 경쟁력 고려

‘자담치킨’은 항생제, 합성향균제, 호르몬제가 첨가되지 않은 사료를 먹인 무항생제 닭 사용을 비롯, 합성보존료, MSG 등을 첨가하지 않은 치킨무 등을 내세운다. ‘치킨더홈’도 무항생제 닭을 사용하고 농장출하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생산이력시스템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염지제 대신 우유와 천일염을 사용해 짠 맛을 낮춘 ‘노랑통닭’ 등 건강함에 초점을 둔 브랜드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재료의 차별화를 꾀한 웰빙 치킨이 향후 치킨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웰빙 치킨이라도 맛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가격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건강에 좋아도 가격이 너무 높으면 위험하다.

최근 장기불황에 가격파괴 두 마리 치킨이 뜨고 있다. 따라서 창업 희망자는 원가절감에 경쟁력이 있는 웰빙 치킨 브랜드를 잘 골라야 한다. 애매모호한 광고로 식재료의 웰빙을 내세우는 업체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입지는 아이의 건강에 민감한 젊은 엄마들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 밀집지역이 좋다. 홀 매출과 배달 매출 모두 유리하다. 커피 및 음료 등 사이드 메뉴도 친환경 재료로 만들 수 있다면 카페 형태로도 창업해볼 만하다.

창업전문가들은 “친환경 식재료로 만든 웰빙 치킨 트렌드는 머지 않는 장래에 불어 닥칠 메가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제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을 선점하는 브랜드가 치킨시장 지배력을 형성할 것”으로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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