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광고 찍은 스타들 소문과 진실

2015.10.05 11:04:11 호수 0호

최민식도 최수종도 “돈 빌리세요”

[일요시사 사회팀] 박호민 기자 = 지난해 가계대출 규모가 10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스타들의 대부업 대출광고 출연은 많은 논란을 낳는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란 스타가 서민들의 목을 죄는 CF에 출연하는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 일각에서는 이런 스타들을 두고 ‘돈독에 오른 것 아니냐’는 원색적인 비난도 나온다.


 


고소영이 제2금융권 업체인 JT금융그룹과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이 소식이 대중에게 전해지자 고소영은 많은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 했다. JT금융그룹이 과거 대부업을 했던 점도 대중의 뭇매를 맞은 요인으로 작용했다.
 
욕먹어도 고
 
고소영 측은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고소영 측은 “해당 기업에서 광고 제안을 받은 뒤 고금리 상품이나 대부업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제외하고 오로지 기업 광고 이미지 모델로만 계약을 맺었다”며 “대부업 부분에 대한 것과는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의도와 달리 비춰져 안타깝지만 우선 광고 에이전시 측과 이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며 “추가적으로 입장이 정리될 경우 다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중의 시선은 싸늘했다. 배우 이영애가 해당 광고를 거절한 점도 비난의 수위가 더욱 높아지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 네티즌은 “이영애가 서민들의 고통을 생각해서 거절한 것을 고소영이 받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고소영은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을 감수하고 JT금융그룹과의 계약을 해지해야 했다.
 
TV에 고금리 대출광고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 일까. 배우 한채영은 대부업 TV광고에 처음 출연하면서 대부업 대출광고 대중화(?)를 이끌었다. 한채영은 지난 2005년 연예인 최초로 대부업 TV광고 모델로 출연하면서 음지에 있던 대부업계에 밝은 이미지를 덧씌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전 대부업 광고는 지하철이나 생활정보지, 인터넷, 케이블TV 등을 통해 광고를 했다.
 

결과적으로 한채영의 TV대출광고 이후 연예인 대출광고 출연 러시가 시작됐다. 이후 한동안 한채영은 ‘사채영’이라고 네티즌 사이에 회자되기도 했다. 한채영 이후 러시앤캐시 모델로 낙점된 연예인은 배우 김하늘이었다. 광고 속 그는 미소 띈 얼굴로 쉽고 빠른 대출을 강조했다. 당시 대부업 대출 금리는 최대 66%였다. 서민들에게 대출금리가 지나치게 가혹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김하늘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는 대중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대출광고 계약 기간 도중 계약을 해지해야 했다.
 
가계부채 1000조 시대…원색적인 비난
미소 띈 얼굴로 고금리 소개 ‘시선 싸늘’
 
국민배우 최민식도 대출광고에 출연한 바 있다. 최민식은 리드코프 대출광고에 출연해 무방문, 무서류, 무담보 대출을 내세우며 서민들에게 대출 상품을 광고했다. 영화 올드보이로 국민배우에 오른 배우가 서민들 울리는 대부업 광고에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대중들의 배신감은 컸다.
 
배우 명계남도 대출광고 출연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평소 정치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그였기에 대중의 실망감은 컸다. 명계남의 정치적인 성향은 야권 성향이었는데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케하는 광고에 잇달아 출연하면서 비난의 강도는 더욱 세졌다. 광고 내용을 살펴보면 1편에서는 금융계 거물이었던 흑인이 유언을 통해 러시앤캐시 캐릭터인 무과장을 후계자로 지목했으며, 2편에서는 명계남이 무과장에게 유언을 전달한다. 이어 3편에서는 무과장을 도와 열린금융당을 창당한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당시 네티즌들은 “서민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 대출광고에 출연한 것도 불쾌한데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의 주축 멤버인 명계남이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 한 것은 배신감을 넘어 분노스럽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배우 최민수의 경우는 아내와 대부업에 출연했다. 최씨 부부는 2007년 러시앤캐시 지면 광고에 출연해 비판을 받아야했다. 광고 속 최씨 부부는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고 ‘최고의 당신께 11.25% 낮춰드립니다’라는 광고 문구로 소비자들에게 대출을 권했다. 하지만 당시 연예인 대출광고 출연으로 논란이 확대되던 시기라 비난의 화살이 최민수에게 집중됐다.
 
문제는 해명이었다. 최민수는 “(대출광고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지만 허용된 조건 안에서 찍은 광고고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라며 “이를 두고 양심을 운운하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논란을 확대됐다.
 
배우 최수종도 대부업 대출광고 출연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최수종은 2007년 원더풀의 광고 모델로 활동했는데, 논란이 일자 재계약을 포기하고 매니저를 해고하는 등 발빠른 대처를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연예인들이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부업 대출광고에 출연하는 것은 돈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부업 대출광고는 연예인들이 출연을 꺼리는 탓에 광고비가 일반광고에 비해 3배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슬럼프로 작품 활동이 줄어든 A급 연예인이 이미지 훼손에도 불구하고 출연을 강행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돈독 올랐나
 
대부업체 입장에서는 유명 연예인을 자사 모델로 기용할 경우 부정적인 대부업체에 대한 인식을 완화할 수 있어 비싼 대가를 치러서라도 모셔오기 경쟁이 치열하다. 일단 A급 연예인과 광고계약이 체결이 되면 대부업 대출광고 논란이 불거지더라도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아 스타 모시기에 더욱 공을 들인다는 후문이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부업 TV광고 규제는?
 
지난 2005년 대부업 TV광고 논란이 지속되면서 대부업 TV광고에 대한 제재 수준이 높아졌다. 지난 8월부터 대부업·저축은행 TV광고에 대한 규제가 시작된 것. 개정된 대부업법에 따라 대부업체들은 어린이·청소년이 시청 가능한 오전 7∼9시·오후 1∼10시(평일)와 오전 7시∼오후 10시(주말·공휴일)에 TV광고를 할 수 없게 됐다.
 
낮 시간 대부분의 광고가 불가능해졌다. 저축은행도 업권이 마련한 자율규제 규정에 따라 같은 시간에 TV광고를 하지 않는다. 아울러 ‘쉽고 빠르게’, ‘간편하게’ 등 대출을 쉽고 편리하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문구도 사라졌다.
 
휴대폰·인터넷 등의 이미지도 ‘사용금지’ 항목에 포함됐다. 짧은 후렴구가 반복되는 ‘후크송’도 금지되고, 대출이 됐다는 의미로 ‘돈다발’을 보여줄 수 것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호>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