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에 국세청까지…크라운해태 겨냥한 사정 칼날

2022.08.18 13:21:51 호수 1388호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크라운해태그룹이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신임 국세청장 취임 이후 실시된 첫 세무조사라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특수관계인 정보를 누락해 보고한 크라운해태홀딩스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크라운해태홀딩스가 2020년 지주회사 등의 주식소유현황 등 사업내용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특수관계인 윤모씨 4명, 신모씨 2명 등 총 6명을 기재하지 않았다.  

올 게 왔나

공정위는 크라운해태홀딩스가 주주현황에 특수관계인을 기재하지 않은 점은 법 위반에 해당하나 허위로 제출해 얻을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경미한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기업집단이 아닌 크라운해태홀딩스를 공정위가 지목한 점을 예의주시했다. 중견기업이 언제든 사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대두된 것이다. 

실제로 약 석 달 후 크라운해태그룹은 사정기관의 강도 높은 조사를 맞닥뜨리게 됐다. 지난 6월 국세청은 서울시 용산구 소재 크라운해태홀딩스 본사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을 투입해 세무조사를 벌였다. 조사4국이 투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별 세무조사일 가능성이 높다.


조사4국은 탈세 또는 비자금 조성 혐의 등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부서다.

이번 세무조사는 김창기 국세청장 취임 후 처음으로 실시된 비정기 세무조사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김 청장이 악의적 탈세 행위에 대해 강경 대응을 천명한 상태인지라, 국세청의 첫 번 째 타깃이 누가될지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였다.

관련 업계에서는 세무조사 대상에 지주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는 물론이고 사업회사인 해태제과식품, 두라푸드 등이 포함됐다는 것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두라푸드가 주목 대상이다.

세간에서 두라푸드를 눈여겨보는 건, 이 회사가 그룹 지배구조상에서 최상단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크라운해태그룹 지배구조는 전형적인 옥상옥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지주사는 크라운해태홀딩스지만,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두라푸드가 지배구조의 최정점에서 자리 잡고 있다. 

크라운해태그룹은 2016년 10월 윤영달 회장이 크라운제과(현 크라운해태홀딩스) 주식을 오너 일가 가족회사인 ‘두라푸드’에 매각하며 편법승계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윤 회장은 지분 4.07%(60만주)를 두라푸드에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넘겼다.

심상치 않은 최근 분위기
옥상옥 승계 퍼즐 주목?

크라운제과 지분 20.06%를 보유 중이던 두라푸드는 지분 4.07%를 추가 취득하면서 윤 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윤 회장은 지분율이 27.38%에서 20.26%로 낮아져 2대주주로 내려앉았다.

크라운제과가 기업분할을 거치며 크라운해태홀딩스(존속법인·지주사)와 크라운제과(신설법인·사업회사)으로 나뉜 이후 두라푸드의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은 한층 강화됐다. 올해 1분기 기준 두라푸드가 보유한 크라운해태홀딩스 지분은 38.08%(보통주)에 달한다.

반면 윤 회장의 지분율은 10.51%로 낮아졌고, 특수관계인 지분의 총합은 55.02%다. 

두라푸드가 지주사를 지배하는 위치에 올라선 시기에 크라운해태그룹의 승계 작업은 마침표를 찍었다. 윤 회장의 장남인 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가 두라푸드 지분 59.60%를 보유한 최대주주기 때문이다. 두라푸드의 나머지 지분 40.40%는 오너 일가 구성원이 나눠 갖고 있다.


두라푸드가 보유한 지분 38.08%와 윤 대표가 직접 쥐고 있는 4.57%를 더하면, 윤 대표는 사실상 크라운해태홀딩스 지분 42.65%를 휘하에 두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룹 지배구조가 ‘윤 사장→두라푸드→크라운해태홀딩스→크라운제과·해태제과식품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형태를 띠게 된 셈이다. 

크라운해태그룹은 윤 대표를 축으로 하는 승계 구도를 구축하고자, 두라푸드 몸집 키우기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내부거래를 통해 두라푸드가 크라운해태홀딩스 주식을 사들일만한 여력을 갖추게끔 측면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였다.

밀어주기

두라푸드는 2009년 크라운제과로부터 일부 생산설비를 넘겨받아 식품제조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식품을 주요 거래처로 두고 있다. 최근 3년간 두라푸드는 ▲2019년 186억원 중 184억원 ▲2020년 177억원 중 175억원 ▲지난해 184억원 중 181억원 등 매출의 대부분을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올렸다. 해당 기간 동안 내부거래율은 ▲2019년 99.01% ▲2020년 98.52% ▲지난해 98.92% 등이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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