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방콕 재테크 열전

2020.09.07 10:45:48 호수 1287호

장수풍뎅이로 떼돈 번다고?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흔히 재테크를 생각하면 주식, 부동산 등을 떠올리기 쉽다. 최근에는 흔하지 않은 것에 투자해 돈을 버는 방법이 떠오르고 있다. ‘이게 돈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 큰 오산이다. 식물, 곤충 등에 투자해 떼돈을 벌고 있는 이들을 소개한다. 
 

▲ 레고 블럭


다양한 재테크 방법이 있지만, 그중 하나가 수요와 공급을 활용한 재테크 방법이다. 자유경쟁 시장서 수요가 많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게 된다면 품귀현상이 발생한다. 정해진 가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경매처럼 경쟁적으로 판매되다 보니 중고시장에서는 ‘부르는 게 값’이 된다. 

단종 대박

이 점을 활용한 것이 레고를 이용한 재테크다. 완구상품인 레고는 일부 특정상품을 소량만 판매하거나 단종 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희소성이 커져 제품 가격이 오르게 된다. 이를 인터넷 중고거래를 통해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레고 제품 중에서는 마을의 한 부분이 되는 개별 건물 제품 ‘모듈러’의 가격이 높은 축에 속한다. 수십만원 대의 제품이 시간이 지나 단종되면, 수백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인도의 타지마할을 표현한 레고의 경우 출시 당시 가격은 300달러(약 36만원)였지만, 희소성이 커져 3700달러(약 440만원)로 10배 넘게 뛴 사례도 있었다. 물론 제품을 개봉하지 않은 채 보관해야 더 높은 가격에 되팔 수 있다.


귀한 운동화를 통해서 돈을 버는 방법도 있다. 스니커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마니아들 사이서 구하기 힘든 게 있다. 특별한 인물이나 브랜드와 협업한 한정판 같은 게 이에 속한다. 이런 모델들은 단종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몸값이 천정부지로 뛴다. 

실제로 지난해 말 나이키와 지드래곤이 협업해 출시한 ‘나이키 에이포스1 파라노이즈’는 발매 즉시 정가(21만9000원)보다 60배가량 비싼 13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식물·화폐 등 희귀템 인기
아트테크, 진입장벽 낮아져

또 재테크로 뜨고 있는 다육식물은 가격도 저렴하고 키우기도 쉬우며 공기 정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가정서 키우는 식물 중 인기 품목에 꼽힌다. 대표적으로는 선인장과나 국화, 수선화과 등이 있는데 다육식물을 잘 키우기만 해도 훌륭한 재테크가 될 수 있다.

요즘은 특이한 줄무늬나 컬러가 들어간 다육금이라는 식물이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20만∼30만원대에 살 수 있는 어린 다육금을 구입 후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잘 키우면 여러 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금세 오른다.

직접 키워 판매하는 식물 재테크도 떠오르고 있는 인기 재테크 품목 중 하나다. 먼저 씨앗을 묘목으로 키워 판매하거나 묘목을 구입해 중간 묘목이나 성목으로 가치 있게 잘 키워 판매하는 것이다.

물론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인내심이 있어야 하고 좋은 토지와 넓은 장소가 있어야 한다는 게 단점으로 꼽히지만 조경수 재배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성이 매우 밝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 따르면 묘목은 불과 몇천원에 불과하지만 잘 키워낸 나무 한 그루는 수백 배의 상품 가치를 갖는다. 귀농했거나 전원주택에 살고 있다면 도전할만한 재테크 방법이다.
 

▲ 사슴벌레

평소 곤충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키워서 판매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 일본인이 약 8cm 길이의 왕사슴벌레 희귀종을 한 마리에 1억원에 판매한 것이 알려지면서 곤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서도 한 직장인이 투잡으로 장수풍뎅이를 키우다가 연 25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내용이 방영되면서 한때 장수풍뎅이 키우기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장수풍뎅이 유충은 3개월 후 성충이 되고 성충 한 마리당 최대 100마리 정도의 알을 낳는다. 유충에게는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 먹이를 주고 온도와 습도만 잘 조절해주면 되기 때문에 사실 키우는 것이 까다롭지는 않다. 이렇게 잘 키운 성충은 학교나 연구기관, 생태기관 등에 판매할 수 있다.

다육금 식물 고가 거래
74년도 100원 동전 30만원

돈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화폐 재테크도 있다. 1970년 이전에 만들어진 10원짜리 동전 중 상태가 좋은 것은 수십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또 1974년에 만들어진 100원짜리 동전이 약 30만원어치의 가치를 지니고 1998년 한정 수량으로 제작된 500원 동전은 무려 100만원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니 거스름돈을 받는다면 항상 동전의 발행 연도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특정 해에 만들어진 기념화폐를 보관해두는 것도 나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1971년 발행된 반만년 역사 기념주화 12종은 경매서 41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트와 재테크를 합친 아트테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미술품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오랜 시간 동안 예술작품과 관련된 투자는 부자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요즘에는 아트테크에 입문하기 위한 가이드 책이나 유튜브 영상이 나올 만큼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실시한 ‘2019 미술시장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미술시장서 거래된 작품 수는 3만9368점으로 전년 대비 10.2% 늘었다.
 

아트테크가 최근 3040세대를 중신으로 활발해지면서 예술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미술품의 경우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잘만 고르면 수년 후 작품 가치 상승으로 차익을 버는 재미가 쏠쏠하다.

국내에선 2018년 10월 처음 온라인 사이트서 미술품 공동구매가 이뤄졌다.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서 국내 거장인 김환기 화백의 작품 ‘산월(1963)’이 4500만원에 시장에 나왔다. 시작 7분 만에 총 30명이 참여하면서 마감됐다.

구매자 가운데 30∼40대가 12명(63%)으로 가장 많았다. 구매자들은 1개월 후 산월을 5500만원에 매각해 22%의 수익을 얻은 바 있다.


장기적 투자

다만 이 재테크 방법의 경우 단기적 접근 방식은 금물이다. 우선 제품이 단종돼야 하고, 소비자의 수요는 이어져야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 제품의 사용감도 극히 적어야 하고, 미개봉을 요구하는 경우도 다반사라 취급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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