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버거 돌풍, 창업전략은?

2016.10.18 09:16:55 호수 0호

국내 햄버거시장의 변화

지난 7월22일, SPC그룹이 세계의 심장부 뉴욕에서도 유명하다는 수제버거 ‘쉐이크쉑버거’ 강남1호점을 오픈했다. 첫날부터 대박을 터트리더니 아직도 그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햄버거 하나를 먹기 위해 몇 시간씩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다. 향후 국내 햄버거 시장의 트렌드가 수제버거로 옮겨갈 것이라는 명백한 신호라고 볼 수 있다.



1979년 10월 서울 소공동 롯데리아 1호점이 문을 열었다. 그 후 맥도날드가 88서울올림픽과 함께 국내에 들어왔다. 비록 정크푸드라는 오명도 입었지만 햄버거는 국내 외식시장을 깊숙이 파고들어 미국식 라이프스타일을 확산시켰다. 벌써 35년이 지났다. 국내 소비자는 패스트푸드 햄버거의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최근 수제버거를 내세우는 토종 프랜차이즈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간편식, 웰빙, 가성비, 카페형 점포 등 창업시장 키워드에 딱 맞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그 선두 주자는 ‘맘스터치’다. 올해 1000호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맘스터치가 막 성장을 해나가려고 기지개를 켜던 시기인 2010년대 초반 고급 수제 햄버거인 ‘크라제버거’도 한동안 바람을 일으켰다. 매장이 100개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일반 패스트푸드 햄버거보다 두 배나 비싼 가격 저항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실패했다. 브랜드 파워가 미약한 상태에서 고가격 정책은 매우 위험하다. 가격이 높은 만큼 맛과 품질,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도 그만큼 더 까다로워 이를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뜨는 수제버거

맘스터치는 크라제버거와 다른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우선 주메뉴인 ‘싸이버거’의 가격을 3200원으로 잡았다. 패스트푸드 햄버거와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 게다가 양도 푸짐하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가성비가 높은 편이다. 매장도 보증금 및 권리금, 임대료가 낮은 학교앞, 주택가 등 동네상권으로 들어갔다. 소비자와 창업자 모두를 만족시킨 맘스터치는 동네상권의 강자로 부상했고, 브랜드 파워가 생긴 후부터는 중심상권에도 속속 입점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훌랄라’는 지난해 5월 가격 착한 엄마표 버거를 표방한 수제버거 전문점 ‘마미쿡’이라는 신규 브랜드를 내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가성비 높은 수제버거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매장에서 직접 신선한 냉장육으로 만든 치킨과 소고기 패티, 당일 들어온 채소, 수분 함량을 높인 촉촉한 빵 등 고품질 재료로 주문 후 바로 조리해주는 수제버거 단품 주력메뉴를 3000 ~5000원에 판매한다. 간판메뉴 ‘마마통살버거’가 단돈 3200원이다.


토종 프랜차이즈 성장, 동네상권 장악
합리적인 가격대에 맛 또한 일품

김병갑 ㈜훌랄라 회장은 “재료의 대량 현금구매, 직접 생산과 물류로 생산과 유통마진을 줄이고, 골목상권 전략을 채택함으로써 가격거품을 뺀 결과 식사값을 아끼려는 학생과 직장인을 비롯, 좋은 재료로 갓 만든 수제버거를 찾는 아이를 동반한 주부들이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마미쿡은 현재 매장이 70여 개로 늘었다. 작년 12월,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토니버거’도 가성비 높은 수제버거로 입소문을 타며 높은 매장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건강하면서 가격까지 갖춘 ‘후레쉬 버거’가 인기비결이다. 주문과 동시에 치킨패티를 튀기고, 국내산 신선한 채소와 대저 토마토를 넣는다.

부산의 대저 토마토 농장과 직거래를 하면서 대저 토마토 구입 가격을 낮췄다. 가장 인기 있는 ‘터프가이 투빅버거’는 빵보다 훨씬 큰 치킨패티를 자랑한다. 가격은 3400원에 불과하다.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층을 겨냥한 ‘일팔버거’(1800원)와 고급 레스토랑에서 1만원 선의 가격인 두툼한 패티의 ‘함박스테이크버거’(5700원) 등도 다른 점포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인기 메뉴다. 이밖에 브리또, 퀘사디아, 지파이 등을 판매한다. 이국적 메뉴들을 한국인의 입맛에 꼭 맞게 퓨전화해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메뉴 구성을 하고 있다. 토니버거는 현재 40여개 매장을 열었다.

본사 시스템 따져야

수제버거가 햄버거 시장의 차세대 주자로 뜰 가능성이 높다. 가격이 부담없고 취식이 간편해 씀씀이를 줄이고 한끼를 가볍게 해결하려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 건강까지 고려한 콘셉트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제버거 창업자는 몇 가지 주의를 요한다.

먼저 수익성 문제다. 기존 패스트푸드점보다는 높지만, 일반 외식업 평균보다는 낮다. 가성비 높은 업종의 단점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식재료 공급 시스템, 매장 운영 및 관리 시스템을 갖춘 브랜드인지 체크해야 한다. 메뉴는 수제버거의 품질과 다양성에 집중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다. 커피, 음료, 아이스크림, 빙수 등 서브메뉴를 복잡하게 구성하여 창업비용과 인건비 부담을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인기 있는 메뉴는 벤치마킹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프랜차이즈 수제버거의 최대 강점은 기존 프리미엄 버거에 버금가는 품질을 갖추면서도 대형 패스트푸드 햄버거와 비교해 가격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창업자들은 본사가 좋은 재료의 비용과 운영코스트를 낮추면서도 차별화된 메뉴와 객단가를 높이는 메뉴 구성 등을 갖추고 있는지, 이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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