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계사 은신' 한상균 신병확보에 난항

2015.11.27 11:19:01 호수 0호

[일요시사 사회2팀] 박 일 기자 = 조계사에 은신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경찰의 신병확보가 기로에 서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강제 체포 분위기가 흐르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화쟁위의 중재안도 아예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 경찰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경찰청장 면담 요청을 접수한 지 4일이나 지났지만 아직 이렇다할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화쟁위는 지난 24일과 25일,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에 평화적 시위 문화 정착에 힘을 모으자며 대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화쟁위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청은 내부적으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들리는 바에 의하면 27일까지 경찰이 답변을 주겠다고 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화쟁위의 평화 제안에 경찰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 경찰 고위 관계자는 "한 위원장은 불법집회를 주도한 인물이기 때문에 화쟁위가 중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경찰청장의 면담수용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경찰은 한 위원장을 검거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서 "민주노총 위원장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 종교단체에 은신한 채 공권력을 우롱하고 있다"는 강경발언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관계자는 "경찰의 공식적 입장은 아니지만 조계사에 들어가 검거하는 방법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로서는 한 위원장의 도피 가능성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경찰은 현재 조계사 경내외 구분점에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됐으며 약 300명에 달하는 사복경찰과 의경이 감시태세에 있다. 또 한 위원장의 예상 변장 모습이 담긴 수배전단지를 제작해 조계사를 지키는 경찰에 나눠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병력은 내달 5일 예정인 2차 총궐기 집회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체 인력(190여명)에서 75명이 더 투입되는 등 다시 증강됐다.

경찰의 경계가 촘촘해지면서 한 위원장 역시 마냥 조계사에 머물 수는 없는 입장이다. 화쟁위의 중재 제안에 경찰과 정부가 답하지 않아도 입지가 좁아진다.

경찰은 1995년과 2002년 각각 한국통신과 발전노조 간부를 검거하기 위해 조계사로 진입한 적이 있었지만 당시 사회적 지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1995년 이택순 종로경찰서장은 대웅전에 삼배를 하고 사리탑을 도는 탑돌이를 하는가하면 2002년 김운선 종로경찰서장은 참회문을 공개 낭독하고 대웅전 법당에서 108배로 참회했다.

이 같은 전력때문에 조계종 관계자도 "경찰이 공권력을 무모하게 투입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정반대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종교계에서 한 위원장의 신변을 굳이 보호해 줄 필요가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경찰이 법 집행을 하는 데 있어 너무 미온한 자세로 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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