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해외여행, 걸리는 것 한가지는?

2010.07.06 10:15:51 호수 0호

최모(35·여)씨는 미국으로 3박4일 출장을 다녀온 다음 일주일 넘게 밤에 잠이 안 오고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개운하지 않고 피로한 상태가 일주일 이상 지속됐다고 토로했다.

오늘 아침에 한국에 도착했다는 네덜란드 출신의 L모(42·남)씨는 한국에 3박4일간 열리는 한 컨퍼런스에 참석했는데 컨퍼런스가 끝나지 않았지만 피곤하고 잠이 쏟아져 숙소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휴가를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한다면 최씨나 L씨의 얘기는 남 얘기가 아니다. 시차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중국이나 일본 등 가까운 이웃나라를 가더라도 여행을 다니느라 피로가 누적돼 평소보다 많은 잠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물며 피지나 하와이 등 다소 먼 곳으로의 해외여행을 계획한다면 시차증후군에 대한 정보는 시차에 적응하고 숙면을 취하는 데 있어 더 유용할 것이다.

시차증후군은 생체시계가 적응할 시간도 없이 빠르게 시간대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수면과 주간 활동에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통합수면센터장 홍승봉 교수는 “의학적으로 시차 한 시간이 벌어지면 적응하는데 하루가 걸린다”며 “시차가 7~8시간 벌어지면 적응하는 데 일주일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생체리듬은 우리나라 시간에 맞춰져서 여전히 밤인데 잠을 자야할 시간에 미국에 도착하면 해가 내리쬐는 대낮이다.
이어 홍 교수는 “시차 차이로 인해 한밤중에 음식을 섭취하는 꼴이 되어, 속이 쓰리고 소화가 잘 안돼 위장장애를 호소하기도 한다”며 “또한 밤에 잠을 자고 싶어도 잠이 오지 않는 불면상태와 낮 동안에는 졸음이 쏟아지는 신체증상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보니 속도 더부룩해 편치않고 컨디션도 별로 좋지 않아 많은 계획과 기대를 갖고 떠난 해외여행이나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만 하는 출장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종종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오래된 격언처럼 ‘미국에 가면 미국시각을 따르라’는 것이다.
코모키 수면센터 신홍범 원장은 “시차적응을 잘 하기 위해서는 비행기를 타자마자 시계를 미국의 현지 시간으로 맞추고 도착해서도 일상적으로 그 시간대에 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원장은 “예컨대 공항에 도착한 시각이 밤이면 도착해서 정적인 활동을 하다가 잠자리에 들고 도착시각이 낮이면 졸리더라도 가급적 졸음을 참고 스케줄에 따라 활동적으로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차적응을 잘 하기 위해서는 기내에서 수면에 방해가 되는 술이나 커피를 가급적 삼가 생체리듬을 도착시각에 맞추도록 준비하는 게 좋다.

또한 도착지가 밤이라면 실내조명을 어둡게 하고 탄산음료 등 수면에 방해가 되는 것은 차단하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등 수면에 도움이 되도록 편안하게 쉬는 게 좋다.

반대로 도착지가 아침이나 밝은 대낮이라면 커피 등 각성 음료를 섭취하고 가만히 앉아있기 보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카페인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야간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적정량을 마시는 게 중요하다.

이어 신 원장은 “도착한 다음날에는 평소처럼 정해진 아침시간에 일어나 가볍게 산책이나 조깅 등 아침운동을 하는 게 좋다”며 “아침에 일어나 햇볕을 보는 시각을 기준으로 해서 약 14시간 후에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자연적으로 분비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전문의들은 시차로 인한 소화장애를 줄이기 위해서는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되 과식은 피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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