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 임차인의 피눈물

2010.06.29 09:30:07 호수 0호

피땀 흘려 번 돈 자칫하면 난릴 판 “억울하고 힘들다”


‘경남 금융사고 공매 예정 배씨 보증금 받으러…참석 요’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가 또 구설에 올랐다. 경남은행이 공매할 것이라는 말이 돌면서 임차보증금을 받지 못한 임차인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임차인 수는 2600여 명. 받지 못한 임차보증금 금액만도 1250억원이다. 1인당 3000만원부터 7000만원까지다. 반면 소유회사와 임차인연합회는 ‘걱정 말라’는 입장이다. 올해 안에 해결하겠다는 것. 그렇다고 해결방안을 확실히 제시한 것은 없다. 임차인의 불안만 커지는 이유다.


2600여 명 임차보증금 1250억 돌려다오
3년여 간 지루한 공방… 공매냐 매각이냐


케레스타(거평프레야)가 주채무은행인 경남은행의 공매 예정 통지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경남은행은 지난 4월 케레스타 소유회사인 (주)케이디프레야PFV에 공매 예정 통지를 보냈다. 이유는 올해 1/4분기 3200억원의 PF대출 이자를 납부하지 못했다는 것. 분기별 이자는 39억원 정도다. 6월말 현재 2분기 이자와 연체 이자를 포함해 100억원 정도가 미납되어 있다. 7월 중으로 재차 공매 예정 공지가 또 나올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실소유 능인선원, 책임은 모두 배관성?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은 경남은행의 PF대출 금융사고다. 경남은행 서울영업부에 근무하는 장모 부장이 은행 모르게 지급보증을 섰다가 지급보증 이행 요청이 들어온 금액은 확인된 것만 1000억원이 넘는다. 앞으로 이행 요청이 들어올 것까지 포함하면 수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다. 경남은행이 공매를 진행하면 2600여 명의 임차보증금은 공중으로 날아간다. 한동안 잠잠하던 케레스타가 시끄러워진 이유다.

공식적인 케레스타 소유회사는 (주)케이디프레야PFV다. 2007년 설립됐다. 당시 임차인연합위원회 배관성 회장으로부터 임차인 명의의 가등기를 넘겨받아 본등기로 전환하면서 소유주가 됐다. 조건은 임차보증금을 해결해주는 조건이다. 임차인연합위원회와 (주)케이디프레야PFV는 임대차보증금 중 30%는 현금으로, 70%는 금융권 수익증권으로 대체한다고 통지했다.

이때 임차인들은 임차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에 임대차계약 해지 및 30% 보증금수령 동의서 등을 작성했다. (주)케이디프레야PFV는 이를 근거로 경남은행으로부터 PF대출 3200억원(실 수령 2800억원)을 순차적으로 받았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대출금의 사용 용도와 (주)케이디프레야PFV의 실질적인 소유가 누구냐다.

능인선원 관계자는 “2007년 설립 당시 임차인연합위원회 배관성 회장이 대표직을 겸행했다”고 말했다. 능인선원은 25만 신도를 보유한 종교단체다. (주)케이디프레야PFV의 지분 94%를 능인선원 지광스님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케레스타 실소유주는 능인선원이다. 능인선원측은 자신들도 배관성 회장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손실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들어간 자금만 수백억원인데다 지난해 하반기 PF대출 이자 80여억원도 능인선원측이 대신 냈다는 것이다. 또 배 회장이 대표직을 겸행하는 기간 동안인 2009년 초까지 PF대출 사용내역 서류가 미흡해 정확히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따라 능인선원은 6월 케레스타 관리경영권을 (주)프레야로 변경했다. 지금까지는 배 회장이 케레스타 대표직을 맡아 왔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까지 케레스타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이유는 모두 배 회장 때문”이라며 “배 회장이 물러나면 정상화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배 회장이 케레스타 입점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좌우하고 있어 입점을 꺼리는 업체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배 회장이 물러나면 입점이 활성화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부동산투자회사와 외국계회사 등과 매각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임차인들은 케레스타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능인선원이나 배관성, 모두를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박모 임차인은 “종교단체인 능인선원이 배관성씨와 손 잡고 돈을 벌려고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능인선원은 케레스타에서 발생한 수익금으로 불교대학을 건립, 운영할 계획을 세워놓았다. 또한 “70% 수익증권도 애초 약속했던 금융권 수익증권이 아니라 소유회사인 (주)케이디프레야PFV와 임차인연합위원회 명의로 되어 있다”며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이용해 (주)케이디프레야PFV(능인선원)가 미지급된 임차보증금 70%도 지급하지 않으려는 속셈인 것 같다”고 말했다.

3년여 동안 시간을 끌어오면서 임차보증금의 지급도 다양한 형태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캐피탈 관여설도 나온다. 이모 임차인은 “배 회장이 임차보증금의 70%을 보증하는 수익증권에서 20~30% 정도 손해를 볼 마음이 있다면 현금으로 주겠다고 현혹해 100여 명의 임차인이 이에 응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임차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소유회사가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임차인들의 생각이다. 

배 회장의 허위서류 제출로 인한 임차보증금 수령에 대해서도 현재 검찰이 수사중이다. 이모씨 등 임차인 25명은 지난 5월 (주)케이디프레야PFV 박종현 대표와 배관성 회장, 문동성 경남은행장 등을 고소했다.

능인선원·배관성, 모두 나쁘다

임차보증금을 임차인 개별 통장에 입금해야 함에도 임차인들 모르게 임차인연합위원회 통장에 입금했다는 것이다. 당시 입금된 금액은 19억원 상당이다. 피해를 본 임차인만 130여명. 이들은 후에 임차보증금을 수령해 갔지만, 20여 명은 지금까지 한푼도 받지 못했다. 금액으로는 4억여 원에 이른다.

임차인들은 현재 임차보증금의 즉각적인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2007년 이후 3년여 동안 능인선원과 배 회장의 말에 신뢰를 잃었다는 이유다. 동대문 인근 상가에서 어렵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임차인은 “너무 힘들고 억울하다”며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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